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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5.09
되먹임 고리(feedback loo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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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산화탄소가 많아지면 이를 먹고 성장하는 식물도 빨리 자라요. 빠르게 커진 식물은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고, 그만큼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있게 됩니다. 이는 대표적인 음의 되먹임 사례예요. /고운호 기자
저개발국에 사는 국민들은 소득이 낮아서 저축할 돈이 없죠. 국민들이 저축을 못 하니 은행에 돈이 모이지 않고, 은행은 공장 짓고 싶은 기업에 대출을 해줄 수 없어요. 일자리가 늘어나지 못하게 되는 거죠. 또 소득이 낮아서 국민들이 물건 살 돈도 부족해요. 물건이 잘 안 팔리니 기업은 돈을 벌 수 없고 직원들 월급을 올려주기 어려워요. 결국 저개발국 국민들은 더 가난해지게 돼요. 경제학에서는 이를 '빈곤의 악순환'이라고 불러요. 이런 악순환과 유사한 현상을 기후에서도 살펴볼 수 있어요. 바로 '되먹임 고리(feedback loops)'라고 하는 것이죠. 되먹임 고리는 하나의 기후 현상이 다른 기후 현상을 부르고, 이것이 또 다른 기후 현상을 야기하는 식으로 돌고 돌아 최초의 기후 현상이 증폭되거나 감소하는 연쇄 반응을 의미해요.
되먹임 고리에는 '양의 되먹임'과 '음의 되먹임'이 있어요. 양의 되먹임은 기후를 정상 수준에서 벗어나게 하는 연쇄 반응들을 말해요. 음의 되먹임은 반대로 기후를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게 하는 연쇄 반응들을 말하죠. 햇빛 반사 감소로 기온이 상승하는 것이 대표적인 양의 되먹임 사례예요. 지구로 오는 햇빛의 30% 정도는 구름, 빙하, 눈 등에 반사돼 지구 대기권 밖으로 나가요. 그런데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상승해 빙하와 눈이 녹으면 그만큼 햇빛이 반사되지 못하고 지구 지표에 다 흡수됩니다. 그러면 결국 기온은 더 높아져 지구온난화가 강화돼요.
대표적인 음의 되먹임 사례로는 식물 성장을 통한 기온 하강이 있어요. 식물은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먹고 성장해요. 이산화탄소가 많아지면 식물도 그만큼 많은 이산화탄소를 먹게 돼 빨리 성장하죠. 그리고 빠르게 커진 식물은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게 돼요. 식물이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량만큼 온실가스는 줄어들게 되고, 기온도 낮아지죠. 지구온난화가 약해지는 겁니다. 이처럼 음의 되먹임은 기후변화를 막아주는 역할을 해요.
미국 오리건주립대 등 국제 공동 연구진이 되먹임 고리 목록을 만들어 지난해 발표했어요. 양의 되먹임 고리는 27가지였고, 음의 되먹임 고리는 7개뿐이었어요. 연구진은 지금처럼 양의 되먹임 고리가 훨씬 많으면 지구온난화가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죠.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양의 되먹임 고리들이 더욱 빠르게 진행되면 기후변화가 임계점에 다다르게 될 것이라고 말해요. 임계점을 넘으면 기상이변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기후 재난이 일상화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우리 모두 양의 되먹임 고리를 줄이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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