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미남’ 세븐(19.본명 최동욱)이 알몸(?)을 공개했다. 지난달 28일 오후 일산의 한 찜질방에서 땀나는 인터뷰를 한 직후였다. 세븐이 사우나실 앞에서 자연스레 옷을 벗을 수 있었던 것은 찜질방 손님이 죄다 30~40대 아줌마와 아저씨, 할머니와 할아버지였기 때문이다. 아마 10~20대 여성이 모인 곳에서 인터뷰를 했더라면 야단법석이 났을 게 틀림없다. 가수 데뷔 후 한번도 찜질방에 와보지 못했다는 세븐은 일곱살짜리 소년처럼 좋아라하며 어쩔 줄 몰라했다. 심지어 어린이 놀이방에서 매니저들과 공놀이까지 했으니….(매니저는 솔직히 창피했는데 세븐의 기분을 맞춰주려고 일부러 즐거운 척했다고 귀엣말로 투덜댔다) 요즘 R&B 댄스곡 ‘와줘’로 절정의 인기를 달리고 있는 세븐과 찜질방에서 ‘7자 운율’ 인터뷰를 했다. 3·4 혹은 4·3의 운율에 맞춰 묻고 답하는 형식이라 과감히 존칭과 일부 맞춤법을 포기했으니 독자 여러분도 이해하시길.
―찜질방 얼마 만야?5개월쯤 됐나봐. 그동안 넘 바빴지. 찜질방 첫 경험은 고2(안양예고) 때야. 친구들과 왔는데 사우나랑 같더군. 땀은 좔좔좔좔좔, 배는 꼬르르르륵~. 미치는 줄 알았지.
―인기가 참 많더군.지금도 얼떨떨해. 얼마 전 배화여고 공개방송(MBC FM라디오 ‘옥주현의 별이 빛나는 밤에’) 갔다가 정말로 아찔했어. 난데없이 한 여자가 껴안았지(이 말이 끝나자마자 매니저가 부연설명을 했다. 이날 배화여고 운동장에는 전교생과 일부 열성팬 1500여명이 운집했단다. 한달 전 갓 데뷔했을 때는 얼굴을 알아보고 사인을 부탁하는 정도였는데 지금은 여성팬에게 기습 포옹까지 받을 만큼 인기가 장난이 아니라는 얘기였다). 팬레터(이메일)는 하루 100통. 대부분 다 읽어봐. 가끔씩 답장도 해.
―학교생활은 어때?단국대 생활음악과 뮤지컬 전공인데 입학식 때 간 후 단 한번도 못 갔어. 중간고사, 못 봤지. 교수님과 동료한테 지면을 빌려 죄송, 미안(일곱자로 답하기 정말로 힘드네). 뮤지컬 정말 멋져. 노래 춤 연기 등등 모든 걸 할 수 있잖아.
―(박)한별이랑 잘 지내?한별이는 친구야. 중3 때(성산중) 처음 봤지. 나랑 같이 현 소속사(YG엔터테인먼트)에 가수지망생으로 들어왔지. 안양예고 3학년 때 1년간 같이 다녔어. 한별이가 선화예고에서 전학왔거든. 예쁘고 편안한 진짜 친구일 뿐야.
―어떤 스타일 좋아?김희선 누나 짱야. 이효리 누나도 좋지. 외모는 두 사람을 합치면 금상첨화, 성격은 마음씨가 고와야지. 딱 보면 알잖아, 착한지 안 착한지.
―피부가 깨끗하네. 누굴 닮아 그렇지?코를 기준으로 위는 엄마, 아랜 아빠. 엄마 피부가 정말 좋아. 노래 좋아하는 건 아빠를 닮았어. 어릴 때 아빠가 마이클 잭슨 광 팬. 7살 때 박남정 춤 따라했고, 초등학교 2학년 때 서태지와 아이들 본 뒤 가수가 되리라 결심!
―가족 얘기 더 해봐. 아빠는 뭐 하시나?(이 참에 아빠 가게 홍보 좀 해야지) 광명시에서 식당해. 만추뷔페라 부르지. 위로 누나만 두 명. 큰 누난 호주 유학, 작은 누난 통역사 겸 YTN 리포터. 난 귀염둥이 막내.
―어떻게 가수 됐지?중3 때 안무가인 미애 누나 소개로 양현석 형 만났지. ‘생각보다 잘하네, 내일부터 연습해.’ 근데 매일 청소만 했어. 1주일에 한번씩 음악검사만 하대. 매일 다른 노래로 춤추고 노래하고, ‘언제쯤 데뷔한다’는 기약도 없이. 그만둘까 고민하다 ‘스위티’ 누나들이 조금만 기다려라, 격려해줬지. 참고 또 참고, 4년 고생 끝에 낙(樂)!
―일본을 오간다며?며칠 전에도 갔어. 프로필 사진 찍고 녹음하랴 바빴어. 다음달 20일 빅마마 누나들과 일본에 갈 거야. 쇼케이스할 때 그곳 음악관계자들 앞에서 멋지게 노래해야지. 글레이 소속사인 언리미티드에서 음반 녹음해 데뷔할 거야. 러키 세븐 파이팅.
김용습기자 snoopy@
사진 | 조경호기자 c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