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도시철도 3호선 건설 무엇보다 안전 우선
‘부산 4호선 같은 사고 범하지 않도록 만전 기해야’
국내 최초 무인 경전철이라며 주목을 끈 부산도시철도 4호선이 개통 닷새 만에 주행 중 멈추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3일 밤 12시경 ‘텅’하는 소리를 내며 전력이 차단되고 열차 내부는 순식간에 캄캄해졌다. 승객들이 엄청나게 놀란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부산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4호선 차량은 명장역에서 멈춰 섰다. 곧장 고장 차량을 회차시킨 후 대체 차량을 투입시켜 승객 운송을 했다. 그때까지 16분가량의 시간이 흘렀다. 운행 정지로 인해 차량 안에 있던 승객 20여명은 빠져나올 수 없었다. 원인도 모른 채 불안에 떨며 갇혀 있어야 했다.
부산도시철도 4호선의 이 같은 결과는 이미 예견된 사항이라는 지적이다. 시운전 기간 중 38건의 장애 발생이력이 있었으나 철저한 원인 파악에 앞서 개통에 급급한 탓에 결국 화를 불렀다는 것이다.
무인 경전철 운행은 사고 위험성이 높다는 이유로 추진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도입해 운행 경험이 적고 또 무인시스템이어서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이러한 우려에도 운영비 등을 감안, 결정한 사업이기에 건설은 추진됐다. 개통 첫날에는 모든 불안을 씻고 많은 이용객이 찾았다. 1만2천여명이 이용하는 등 호응을 얻었다.
이것으로 그동안의 우려가 잠재워지는 줄 알았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4호선은 정거장이 아닌 곳에 덜컥 서고 말았다. 시운전 당시 부산공사는 지금까지 제기된 문제점을 개통 전까지 최대한 개선해서 개통하겠다고 밝혔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다. 사고 후 부산교통공사는 견인 전동기의 모터절연장치에 과전류가 흐르면서 열차가 멈춘 것으로 추정했다. 향후 정밀 검사를 통해 보다 정확한 사고 원인을 찾아 방도를 찾겠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이용객들의 불안감을 얼마나 해소해주느냐다. 무너진 안전 인식을 곧추세우기 위해서는 죽을힘을 다해 원인을 찾아 해결해야 할 것이다.
현재 한창 건설 중인 대구도시철도 3호선은 부산도시철도 4호선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경전철에 같은 무인시스템이어서 벌써부터 걱정이 크다.
대구 3호선은 북구 동호동~수성구 범물동을 잇는 연장 23.95km 규모다. 지상모노레일 시스템으로 정거장 30개소, 차량기지 1개소, 주박기지 1개소를 건설하고 있다. 오는 2014년 6월 완공 예정인데, 졸속 공사로 이뤄지면 곤란하다. 사업비를 아끼겠다는 일념으로 저급 시스템을 도입하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속담으로 진행될까 염려된다. 만에 하나라도 부산 4호선과 같은 불상사가 발생하면 큰일이다. 소중한 생명을 싣고 달리는 교통수단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안전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할 것이다. 튼튼한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는 심정으로 공사는 물론 운영 계획에 만전을 기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