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상황에 마음을 맞추다보니 저도 무척 힘이 든 강연이었습니다.
회원들 모두 편치않은 자리였을 줄 압니다.
뒤쪽에 앉은 분들은 무슨 말이지 알아듣지도 못하셨다면서요.
앞쪽에서도 그분이 속삭이듯 혼자 삼키는 말은 다 듣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박기범 선생님이 꿀꺽 꿀꺽 뭔가를 삼키는 것은 다 보았습니다.
그래서 가슴이 많이 아팠습니다.
일반적으로 강연이라고 하면 강연자의 목소리를 통해서 전달을 받는것이겠지만 이번 박기범 강연은 가슴으로 전달받는 것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청중의 대부분이 우리 회원이거나 모임과 관련이 있는 분들이어서 사전에 어느정도의 관심과 이해가 있었을 줄 압니다.
그래도 워낙 불편한 강연이었던 터라 내심 반응이 어쩔까 하는 걱정을 했었는데, 나오면서 모금함에 마음 모아주시는 것 보고 안도의 한숨이 나더군요.
그리고 우리 회원들의 표정이 모두 편안해보여 또 힘이 팔리지 않았구요.
박기범 선생님은 그 길로 곧장 죽변 집으로 가신다고 했습니다.
석창까지 동행하면서 당부 드렸어요.
"언젠가 한번 꼭 여수나들이 오세요."
"예, 여수...바다가 참 좋다던데..."
"힘든 일인 줄 알지만 끝까지 힘을 내세요"
"예, 알겠습니다."
강연장 바깥으로 게시물 정리해주신 문화부장님,
그림책 전시 잘 해주신 그림책분과장님,
슬라이드 담당해주신 빛그림팀원들,
모금 잘 해주신 선복씨와 총무님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편집부장님도 사진 잘 찍어두셨겠지요.
이번엔 제가 디지털로 못 찍었습니다. 경황이 없어서요.
막판에 제 몸뚱이 날라주신 효숙씨께도 감사.
그리고, 행사 진행 잘 해주신 사회자 김미경씨와 민주노동당 여성위원회 관계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또, 벌써부터 가족들을 버리고 모임일에 적극 나서주신 신입회원님들,
제가 일일이 반갑게 못 맞았지만 누가누가 오셨는지 다 파악하고 있습니다.
누구는 강연에 참석할라고 아이들을 언니 시어머니한테다 맡겨두고 왔다는 소리에 한바탕 웃었습니다만, 현장에서 엄청나게 환한 얼굴을 하고 있었던 걸 떠올리니 그저 고맙기 짝이 없습니다.
그리고,
비록 반 실신상태였다고는 하지만, 그 많은 아이들이 긴 시간 전혀 동요하지않고 자리를 지켜주어 대견했습니다.
첨에 걱정을 많이 했거든요. 박기범 선생님도 그랬었구요.
집에서 얼마나 단도리를 해 데려오셨는지 알 만합니다.
현아씨가 대표로 아이들의 반응을 좀 알아다 주었으면 해요.
아이들이 어떻게 들었는지 느낌이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회원들도 강연들은 소감 글로 올려주세요.
강연장에는 순천 모임 식구들이 카니발 한대로 여러~분 오셨었습니다.
미리 준비한 평화기금봉투도 가지고요.
우리 회원들이 내주신 강연료, 당일 모금한 것 등등 해서 여러봉투 박기범선생님께 직접 전달했습니다.
부끄러운 것이지만 이 지역민의 마음이라 생각하고 잘 전달했어요.
그나마 드릴것이라도 있어서 다행이지요.
저녁식사로 막간에 컵라면을 드시게해서 내내 마음이 쓰였네요.
......
저도 그때 같이 컵라면을 먹을걸...
저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쓰러져버렸답니다.
-류현경/ 예. 많이 피곤하시죠? 박기범님은 온 몸으로 강연을 하셨고, 저희들은 온 몸으로 들었으니까요. 이라크가 정상화되었을때 밝은 모습의 박기범님께 싸인을 받고 싶어요. 그땐 식사도 같이하고 문제아에 대해 토론도 하구요. 멀지 않았겠죠? [2003/06/01]
-임선복/ 강연이 끝난지 며칠이 지났는데도 여운은 아직도 계속되나 봅니다. 박기범님의 모습을 떠올리면, 왠지 가슴이 찐해지군요. 하지만 맞아도 맞아도 쓰러지지 않고 일어서서 마침내는 맞아서 이기는 사람! 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