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치 낚시
요즘 시드니 전역의 바다에서 한치 낚시가 성황리에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가 흔히 한치라고 부르고 있으나, 사실은 한치가 아니고 정확한 명칭은 ‘무늬 오징어’라고 불러야 맞는다.
아마도 회를 떠 놓았을 때 색갈이 순백색에 가깝고 씹히는 맛, 그리고 생김새가 한치를 확대해 놓은 것 같아 통상적으로 한치라고 부르는 것 같다.
이 ‘무늬 오징어’는 시드니에서는 일년 내내 잡을 수 있으나 산란기가 시작되는 5월부터 6월말 까지가 마리수와 크기에서 연중 가장 좋은 조황을 보인다.
아울러 무늬 오징어 낚시를 하다 보면 가끔씩 엄청난 크기의 ‘갑 오징어’도 만날 수 있다.
이 또한 무늬 오징어 낚시를 즐기다가 발생하는 재미난 에피소드라고 할 수 있겠다.
이 무늬 오징어를 낚는 방법은 매우 많고도 다양하다.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은 낚시점에서 시판되는 금속 재질의 오징어 낚시 전용 바늘에 미끼로 아지(전갱이)나 정어리 혹은 화이팅을 입부터 꼬리까지 통째로 꿰어서 쓰는 방법이다.
요즘 낚이는 한치의 무게를 감당하고 가끔씩 덤벼드는 갑오징어에 맞서 싸우기 위해서는 역시 찌 낚싯대 보다는 2절 12피트(3.6 미터)정도의 호주식 낚싯대가 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오징어 전용 루어인 ‘에기(Eggy)”를 찌 낚싯대에 달아 전자 찌를 장착한 후, 입질을 보고 낚아내는 방법이 있다.
이때는 에기를 달아 놓은 후, 마냥 내버려 두지 말고 가끔씩 낚싯대를 들었다 놓았다 해 주는 식의 움직임을 연출해 주는 것이 좋다.
이 경우 반드시 뜰채가 필요하다.
작은 사이즈의 무늬 오징어는 들어 뽕이 가능하지만 어느 정도의 사이즈가 넘으면 자칫 낚싯대가 부러지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찌 낚싯대를 사용해 무늬 오징어 낚시를 즐기기 위해서는 수면과 갯바위의 높이의 차이가 많이나는곳은 피하는 것이 좋다.
위의 두 가지 방법이 현재 시드니에서 가장 많이 행해지는 무늬 오징어 낚시 방법이다.
그러나 이 무늬 오징어 낚시를 위에서 말씀 드린 오징어 전용 루어인 ‘에기’를 사용해 루어 낚시로 즐기는 분은 의외로 많지 않은 것 같다.
루어 낚시로 오징어 낚시를 즐겨보면 의외로 재미가 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는 루어의 캐스팅 거리가 10~ 20 미터 정도로 짧기 때문에 ‘과연 이 루어를 오징어가 물어줄까?’ 하는 의구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루어낚시는 간단한 채비로 썩 괜찮은 조과를 거둘 수 있는 낚시방법이기에 필자는 독자 분들께 강력히 추천을 하고 싶다.
우선 낚싯대는 일반 찌 낚싯대나 6~7피트 정도의 미디움 액션 정도의 도미 낚싯대면 충분하다.
릴 역시 흔히 쓰는 찌 낚시용 릴을 써도 좋고 조금 걱정이 된다면 3000번이나 4000번 정도의 릴을 써도 좋다.
물론 베이트 캐스팅 전용대와 릴을 사용하면 더욱 좋지만, 사용해 보지 않은 사람들은 그 사용법이 손에 익을 때 까지는 캐스팅이 힘들기 때문에 그에 대한 설명은 생략하겠다.
낚시방법은 아주 간단하며 다음과 같다.
일단 오징어 루어를 원 줄에 달고서 본인이 던질 수 있는 최대 거리까지 캐스팅을 한 후, 루어가 가라앉기를 기다린다.
이때 루어가 바닥까지 완전히 가라앉아 밑 걸림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루어가 착수 후, 마음속으로 대략 하나, 둘, 셋까지 세어준 다음 루어를 천천히 회수해 주면 된다.
이때 중요한 점은 일정한 속도로 감아 들이지 말고 감아 들이는 속도의 변화를 주고 낚싯대를 이용한 액션을 가미해 루어가 마치 살아있는 듯한 동작을 연출해 주어야 한다.
이 동작 중 하나가 홉핑(Hopping)인데 낚싯대를 들었다 놓았다 해주며 여유 줄을 감아 들이는 방법이고, 또 다른 방법은 저킹(Jerking)인데 낚싯대의 끝 부분을 탁탁 튕겨주어 루어가 물속에서 지그재그로 움직이게 해주는 방법이다.
이 동작을 하다 보면 갑자기 무엇인가 툭! 하고 걸리는 느낌이 드는데 이때부터는 즉시 대를 세우고 천천히 감아 들이면 된다.
오징어 루어 낚시는 찌를 보고 잡는 찌 낚시와는 다르게 한 마리를 잡아도 그 성취감과 기쁨이 몇 갑절 더하다.
필자가 일전에 강조했듯이 천편일률적인 낚시방법 보다는 무언가 색다른 시도를 해서 한 마리의 대상어를 낚아내면 그 기쁨이 더욱 크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란다.
또한 주로 야간에 행해지는 낚시이니만큼 무엇보다도 안전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