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수 법사 - 시카고 (1)
이장수 법사는 시카고로 1969년 5월에 현 전북대학교 철학과 강건기교수와 함께 불교로 박사를 하려고 온 사람이다. 강건기 교수는 이해 말 뉴욕으로 떠난 후 지금까지 시카고에서 살면서 미국에 불교를 포교하는 불교계 원로이다.
필자는 미주현대불교 취재를 위하여 그간 수 차례에 걸쳐 시카고를 방문하였다. 그때마다 이 장수 법사는 바쁜 시간에도 시간을 내어 필자를 만나주면서 많은 조언을 하고 격려를 하였다. 만날 때나 헤어질 때 보면 차 안에 항상 경전이나 독송 테이프를 가지고 다니면서 책을 보거나 염불을 하면서 언제나 불교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었다.
큰 키에 당당한 체구를 지닌 이 장수 법사는 1939년 불교신앙이 왕성한 경남 김해에서 7남매 중 네째로 태어나 부산 대신중과 1958년 명문 부산상고를 졸업하였다. 어릴 적 할머니 따라 절에 간 적이 있는 이 법사는 부산 학창시절 불교를 좋아하는 정도였다. 이 시절에 동국대학교에서 금강삼매경 영인본을 출판하였는데 이 법사는 헌 책방에서 이 책을 사서 보고 불교를 공부하고 싶은 마음을 내었다고 한다.
1958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하였는데 당시는 6.25가 끝난 지 몇 년 지나지 않은 때여서 너나없이 어려운 시절이었기에 졸업 후 농촌계몽활동도 하고 고시공부를 하면서 지내 던 중 동국대학교에서 장학생을 뽑는다는 말을 듣고 응시하여 합격하였다. 당시 동국대학교에서는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하여 고등학교 성적이 3년 동안 전교 3등 안에 든 학생들 중에서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하여 4년 동안 전액 장학금과 기숙사를 제공한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전국의 영재들을 모집하였다.
이 법사는 이 특별전형 1기에 합격하였다. 1960년에 입학하였는데 당시 불교학과 정원은 스님과 일반학생 각각 10명씩 합하여 20명이었다. 입학동기로는 권기종교수, 오형근 교수, 태고종 이규범 스님, 조계종 포교원장을 역임한 무진장스님과 인환스님 등이고 대학원에서는 운학스님과도 같이 수학하였다. 선배로는 동국대학교 교수인 이영자, 목정배씨 등이다. 후배로는 박선영교수, 이원명, 동국대부속고등학교 교장을 지낸 이원주씨등이다. 3-4년 후배로는 강건기, 서윤길 교수 등이다. 미주에서 활동하는 선배로는 박성배교수, 김학순 법사, 입적한 정산스님 등이다. 동국대학교 졸업 후 태국유학을 떠날 때까지 동국대학교 불교문화연구소 연구조교로 3년간 있었다.
10여년 전에 동국대학교 이영자 교수가 하바드대학교 교환교수로 왔을 때 뉴욕에 들려 동국대출신 스님들과 이야기 하면서 이장수 법사에 대해 "학창시절부터 항상 주위사람들이 불교학계를 이끌어갈 재목으로 주목하고 있었는데 다른 일에 종사하고 있어 이 장수씨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속>
2004년 3월 16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