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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넥스 공법이 있다는 사실은 작년에 알았지만, 이제서야 블로그에 담아본다. 미탈-아르셀로에서 왜 이렇게 포스코에 군침을 삼키고 있는지 알만하다. 하지만, 포스코를 먹을수는 있어도 소화하긴 힘들 것이다. 비록 앞으로 나와 인연이 닿지 않더라도 더욱 더 발전하는 포스코가 되길 바란다.^^; 꼭 인연이 닿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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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넥스 공법으로 철강 역사 새로 쓴다 |
기존 고로 방식 비해 경제적·친환경적 … 세계 철강업계 놀람과 부러움 ‘동시에’ |
“용광로 역사를 다시 쓴다.”
세계 철강업계가 포스코의 최근 행보를 부러움 섞인 눈으로 바라보면서 하는 말이다. 포스코가 1992년부터 자체 기술로 개발해온 신제철 기술 파이넥스 공법의 세계 최초 상용화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2004년 8월17일 착공한 연산 150만t 규모의 포스코 파이넥스 공장은 현재 공정률 약 60%를 보이고 있으며, 올해 말 완공 예정이다.
박태준 명예회장은 파이넥스 1호기 착공식 날 남몰래 감격의 눈물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넥스 기술이야말로 박 명예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아니었으면 탄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박 명예회장은 90년대 초 ‘포스코도 남의 기술로 이만큼 성장했으니 이제는 세계 철강산업에 기여할 때가 됐다. 또 선진 철강사들이 앞으로 포스코 견제 차원에서 기술을 주지 않을 수도 있으니 그때를 대비해야 한다’면서 미래 신기술 개발을 강력히 밀어붙인 결과 오늘의 결실을 맺게 됐다”고 설명했다.
포스코의 파이넥스 기술에 대해 처음 세계 철강업계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 포스코 관계자는 “2003년 5월 상용화 규모에 필적하는 연산 60만t 규모의 파이넥스 데모 플랜트를 가동해 1년여 만에 조업의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하자 믿지 못하겠다는 듯한 분위기였으나 다음 해 150만t 설비 착공식을 하고 2005년엔 파이넥스 기술로 만들어낸 제품의 데이터를 발표하자 그때야 비로소 믿기 시작했다”고 털어놓았다.
철강업계 반신반의하다 2005년 제품 데이터 발표하자 신뢰
파이넥스 기술은 지난 100년간 가장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아온 용광로 공법을 대체할 수 있는 혁신 기술로 주목받아왔다. 이구택 회장은 2004년 11월19일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세계 철강협회 컨퍼런스 ‘Stahl 2004’ 기조 연설을 통해 “자원 고갈, 에너지 및 용수 부족, 환경오염 물질 배출 등 세계 철강산업의 가장 중요한 현안을 해결하는 방법은 끊임없는 기술 개발밖에 없다”면서 “포스코의 고유 기술인 파이넥스 공법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랑했다.
파이넥스 공법이란 어떤 기술이기에 세계 철강업계가 포스코를 주목하는 것일까. 이 공법은 자연 상태의 가루 형태 철광석과 일반 유연탄을 그대로 원료로 사용해 쇳물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고로공법에서는 철광석을 덩어리 형태로 가공하는 소결공장과 유연탄을 코크스로 만드는 화성공장이 필수적인데, 파이넥스 공법은 이런 공장이 필요 없어 설비 투자비가 적게 든다.
현재 세계 철강업계는 고로공법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고급 철강석과 유연탄이 고갈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파이넥스 공법에서 원료로 사용하는 지름 8mm 이하 분(紛)철광석은 전 세계 철광 생산량의 80%가 넘는다. 또 일반 유연탄도 고로에서 사용하는 고급 유연탄보다 매장량이 풍부하다. 당연히 원료의 가격면에서 파이넥스 공법의 경쟁력이 높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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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파이넥스 공법은 원료의 사전 가공 과정이 없기 때문에 고로공법보다 오염물질을 덜 배출한다. 대표적인 환경오염 물질인 황산화물, 질소산화물이 각각 고로공법의 8%와 4% 수준에 불과하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85% 수준이다. 요컨대 파이넥스 공법은 원료 고갈과 환경규제 강화 등 미래 경영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혁신 기술인 셈이다.
포스코는 장기적으로 고로 방식을 파이넥스 공법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올해 말 1호기 준공에 이어 2010년경 포항제철소 1, 2 고로가 노후화하면 파이넥스 설비로 대체한다는 것. 또 이 공법을 해외 시장 공략의 첨병으로 내세울 계획이다. 당장 포스코는 인도 오리사주(州)에 건립하는 일관제철소를 파이넥스 공법으로 짓기로 했다.
77년 기술연구소 설립으로 시작된 기술 자립 노력 ‘결실’
포스코는 73년 조업 개시 이래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 생산성이나 원가 측면에서 세계 최고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론 늘 아쉬운 게 있었다. 바로 기술 자립이었다. 포스코의 기술은 기존의 선진 기술을 도입해 개량하는 수준이었다. 세계 철강업계의 선발 주자들을 따라잡는 ‘캐치 업(catch up)’ 전략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후발주자 포스코의 숙명이기도 했다.
포스코의 기술 자립은 77년 기술연구소 설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선진 철강사들의 견제로 선진 기술 도입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핵심 기술을 자체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포스코 관계자는 “86년 개교한 포항공대도 원천기술 확보와 세계적인 수준의 이공계 대학 육성 차원에서 시작된 프로젝트였다”고 회고했다. 포스코는 87년에는 포항산업과학연구원을 설립했다.
파이넥스 기술 개발 과정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우선 실험실에서 플라스틱 원통을 만들어 실험을 해서 이론적으로 이 기술을 검증했다. 그러나 1일 생산 15t→1일 생산 150t→연산 60만t으로 설비 규모를 확대해가면서 검증할 때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반복해야 했다. 92년 실험실 단계에서부터 기술 개발에 참여한 이후근 파이넥스 그룹장은 “돌이켜보면 ‘콜럼버스의 달걀’이었지만 시간과 싸우면서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했기 때문에 마음 편히 휴가 한번 가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한때는 회사 내부에서도 파이넥스 개발팀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얘기가 들리기도 했다. 기술 개발이 난관에 부닥칠 때마다 “처음부터 후발주자인 포스코가 개발하기에는 벅찬 기술이었다” “거봐라, ‘다른 회사에서 개발해놓으면 사서 쓰면 되지 않느냐’고 말했지 않느냐” 등의 뒷말이 개발팀의 어깨를 짓누르기도 했던 것.
올해 말 파이넥스 1호기가 준공된다고 해서 어려움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빠른 시간 안에 조업 안정도를 달성해야 하는 일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또 상용화 규모를 200만t에서 300만t으로 늘리는 일도 쉬운 것만은 아니다. 이후근 그룹장은 “처음 10만t 규모에서 시작해 오늘날의 400만t 규모로 확대되기까지 100년이 걸린 고로공법과 비교한다면 파이넥스 공법은 10여년 만에 그에 버금가는 규모 확대를 달성했다”면서 “그런 자신감과 도전정신으로 맞서나간다면 못할 일이 뭐가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