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화작가의음악감상실

[신애리]

정인화 작가의 음악 감상실에서

2012년 5월 22일 초여름 저녁에 길람 쓰다

그의 날카로운 눈빛과 날렵한 몸피와는 별개로 어눌한 어법과 느릿한 동선은 신비롭다.

음악에 대한 그의 평가는 서정적이며 열정적이다.

그에게 음악은 나날이 쌓아가는 기도이고 침묵이며 휴식이다.

비봉산 자락만큼이나 나지막하면서도 정겨운 손길이다.

방안 여기저기에 버티고 앉은 찻상, 문갑, 책장 어느 것 하나 애써 제 얼굴을 내밀지 않는다.

누렇게 탈색되어가는 낮은 여덟 폭 병풍까지 눈도장 찍는 곳곳에서 일상의 풍경은 자유다.

애쓰지 않음에도 더욱 애써 버틴 그의 음악공간은 내재율이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2번은 영혼의 고향입니다.”

피아노 소나타 32번은 베토벤의 다른 곡들에 비해 더 열정적이지도 않고 서정적이지도 않았다.

꼭 정인화 그 작가처럼 담백하고 명확할 뿐이다.

구름의 여지없이 청명한 할 뿐이다.

가슴 시린 트레몰로로

피아노 시모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