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회 회원들이 2004년 해외연수차 호주 멜본에 갔을때 두분의 여선교사님을 뵙기를 원하여 몇차례 연락드렸지만 하국에서 하신 일이 없었다고 그래서 만날만한 인물이 아니라고 극구 사양하신 자매 선교사님이 이제 두분다 하늘나라로 이사 가셨습니다.
아래 글은 멜본한인교회 주현신 목사님의 글을 옮겨 보았습니다.
특히 부산경남지역의 여교역자님들은 기억이 나실것 같습니다.
예수님 사랑으로 한국 여인들과 어린이들을 품은 사람, 매혜란
매혜란 선교사(Helen Pearl Mackenzie)는 1913년 10월 6일 부산에서 태어났다. ‘나환자의 아버지’ 매견시(James Noble Mackenzie) 목사의 장녀인 그녀는 부산과 평양 그리고 멜본의 장로교여자고등학교(PLC)에서 공부했고, 멜본대 의대생 시절에는 학생기독운동(SCM) 회원으로 활동했으며, 선교의 소명을 품은 의사가 되었다. 1946년부터 4년 동안, 간호사인 동생 매혜영(Catherine)과 함께 중국 운남성에서 의료선교를 했으며, 멜본에서의 짧은 휴식 후 1952년 2월, 빅토리아 장로교회 파송을 받아 한국전쟁의 와중에 있는 자신들의 고향 부산으로 달려갔다.
1952년 9월 17일, 두 자매 선교사는 좌천동에 일신부인병원(현재 일신기독병원)을 세우고 사반세기 동안 전쟁과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당하는 여인들과 어린이들을 섬겼다. 두 사람은 호주를 방문하여 전국을 순회하며 병원건축과 의료장비 마련을 위한 모금활동을 하기도 했다. 일신병원은 산부인과와 소아과 외에도 외과와 내과 등을 갖춘 병원으로 발전을 거듭했고, 매혜란 선교사가 한국을 떠나던 1976년에는 한 해 동안 6천명 아기들이 이 병원에서 태어났다.
두 자매 선교사는 아기 분만 전에 항상 축복기도를 했고, 산모와 아기 그리고 병원을 찾는 모든 이들이 예수님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정성껏 치료했다. 치료비 지급능력이 없는 경우에는 기독교인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무료로 진료해주었다. 또한 한국인 의사들과 간호사들의 교육훈련에 힘썼으며, 이를 위해 자체 교재를 개발하기도 했는데, 동생 매혜영 선교사가 쓴 교재 ‘조산 간호학’은 지금도 사용되고 있다. 매혜란 선교사는 당시 한국의 산부인과 분야에서 가장 경험 많고 능력 있는 의사였고, 기독교 의사회와 연세대학교 이사회 등에서도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
매혜란 선교사는 한국정부로부터 여러 차례 표창을 받았고, 1962년에는 여왕으로부터 영국제국메달을 받았으며, 2002년에는 호주 뉴질랜드 산부인과 대학 명예회원 자격을 얻었다. 은퇴 무렵에는 멜본신학대학(Melbourne College of Divinity)에서 신학학사(BD) 과정을 마쳤고, 아버지의 전기 <Man of Mission - A Biography of James Noble Mackenzie>(1995)를 펴냈다.
평생 독신으로 한국선교에 헌신한 매혜란 선교사는 마지막 선교보고서에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보잘 것 없는 의료사역을 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한다. 더 작은 것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기에 감사한다. 수많은 환자들의 감사에 대해, 그리고 감사하지 않는 사람들을 보살필 수 있었던 은총에 대해 감사한다. 일신병원의 증언을 통해 그리스도를 만나 부요한 삶을 살게 된 사람들에 대해 감사한다.”
매혜란 선교사는 지난 9월 18일(금) 저녁 7시경 큐(Kew)에 있는 카라나(Karana) 양로원에서 96세 생일을 18일 앞두고 별세했다. 그녀는 9월 23일(수) 서울에서 열린 한호선교 120주년 기념대회에서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가 수여한 감사패를 직접 받을 수 없었다. 10월에 멜본에서 열리는 기념행사에 참석하고 싶다던 그녀의 소망도 이루어지지 못했다. 매혜란 선교사의 장례식은 10월 9일(금), 그녀와 그녀의 가정이 오랫동안 섬기던 딥딘(Deepdene)연합교회에서 열릴 것이고, 그녀의 육신은 화장되어 멜본 땅에 묻힐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한국 여인들과 어린이들에게 전했던 예수님 사랑은 우리 가슴 속에 영원히 살아 숨 쉴 것이다.
*이 글은 변조은(John Brown) 목사님이 쓰신 <Witnessing Grace>(은혜의 증인들)의 내용을 참조했습니다.
첫댓글 '감사하지 않는 사람들을 보살필 수 있었던 은총에 대해 감사한다'는 마지막 보고의 내용이 가슴을 울립니다. 하나님도 감사를 모르는 이네 목회여정에 대해 그런 긍휼로 지켜보시리라 믿기에 한가위 달조차 마주보기 부끄럽습니다. 명복을 빕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직도 남의 말에 요동치는 자신을 바라보게 하는 고인의 고백이 마음에 고스란히 담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