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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합니다. 사람이 죽으면 땅에서 제왕의 부귀영화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모두 사라집니다. 어느 순간에 사라지는 부귀영화는 진정한 부귀영화가 아닙니다. 해와 달이 백년 천년, 일만 년 만에 사라지던가요?”
“그러진 않았지만 언젠가는 사라질지도 모르죠.”
“그래요. 눈에 보이는 해와 달은 언젠가 없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들이 상징하는 하늘의 부귀영화는 없어지지 않습니다. 그것은 썩지도 않고 쇠하지도 않으며, 줄어들지 않는 영원한 영광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부귀영화가 진짜 부귀영화입니다. 죽어가는 사람에게 억만금을 준다 해도 그 자신에게는 아무 쓸모가 없습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
“저 세상으로 땅위의 부귀영화를 가져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루비가 계속 침묵을 지킨다.
“저 세상에서도 영원히 누릴 수 있는 영화가 진짜 부귀영화입니다. 무덤 속에 금은보화를 합장한다고 해서 그것이 저 세상으로 가겠습니까? 땅 속에 아방궁을 만들고, 호위무사를 만들고, 보물을 넣는 것은 미친 짓이죠.”
“네, 진시황릉 같은 거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들이 그런 호화 장례를 받은 것은, 부귀영화를 저 세상으로 가져갈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라기보다, 가져갔으면 하는 극심한 갈망의 발로였습니다. 그들이 이 세상 부귀를 저 세상으로 가져갈 수 있다고 믿을 만큼 그렇게 어리석은 자들은 아니었으니까요.”
“그렇다면 저세상으로 가져갈 수 있는 부귀영화가 있다는 뜻인가요?”
“왜 그렇게 어리석은 질문을 하십니까?”
김이한이 루비 운에게 핀잔을 주었다.
“이 세상의 부귀영화를 누가 저 세상으로 가져갈 수 있단 말입니까? 그곳은 우리와 차원이 다른 세계인데요. 아가씨는 ‘그림의 떡’이라는 속담도 모르십니까? 제아무리 배가 고파도, 이차원 면 위에 있는 그림의 떡을 어떻게 삼차원의 공간 안으로 꺼내 먹을 수 있습니까?”
루비 운은 자칭 김이한이라는 젊은이에게 구박을 받고 얼굴이 붉어진다. 김이한이 그녀의 낯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그처럼, 본질적으로 삼차원에 속한 이 세상 부귀영화는 4차원이 넘는 저 세상으로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루비 운뿐만 아니라 관중들도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다면 저 세상에 맞는 부귀영화도 있다는 뜻이군요.”
“잘 말씀하셨습니다. 이 물질계와 차원이 다른 세계에도 당연히 부귀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그 부귀영화가 영원한 부귀영화이고, 인간의 전존재 중에서 삼사차원에 속한 물질계를 벗어버린 후, 즉 죽음 이후 5차원 이상에 존재하는 영혼이 누릴 부귀영화입니다.”
“생전 처음 듣는 말씀입니다. 공자님은 대단히 박학다식하거나 아니면 대단한 몽상가이거나 둘 중 하나 같습니다.”
“부인하지 않겠습니다.”
자칭 김이한이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그런데 처음 제가 약속한 것은 지켜져야 하겠죠?”
“네, 참된 부귀영화가 하늘에 있다면, 그것이 사실인지를 실험해 보아야 해요.”
“그게 이 땅에는 없다는 사실을 증명했으니, 이제 제 말을 잘 들으세요.”
김이한은 자세를 가다듬고 헛기침을 한 다음 말을 잇는다.
“우리 지상에 있는 사람이 5차원 이상의 저 세상에 들어갔다가 나올 수 있습니까, 없습니까?”
“···?”
“우리가 죽어서 그것을 실험해 본 후 그 결과를 가지고 이 세상으로 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설사 그런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아무도 그것을 믿지 않을 것입니다. 자신들이 직접 그렇게 해볼 수 없으니까요. 따라서 이 세상에 살면서 많은 사람이 납득할 만한 방법으로 실험해보는 수 밖에 없습니다.”
루비는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실험이란 과학적인 방법입니다. 자연과학은 물질계를 연구하는 학문이지 5차원 이상의 영계灵界를 탐험하는 학문이 아닙니다. 제 말이 맞나요?”
“네.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현대과학으로 그것을 실험하기는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특수 실험이 필요하죠.”
“특수실험이요?”
“우리인간은 영적 존재입니다. 5차원 이상의 영혼이 3,4차원의 몸을 감싼 채 그 몸에 침투해, 몸과 연합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는, 불 속에 쇠를 넣을 때 쇠가 불에 달구어져 벌겋게 되는 것과 비교될 수 있습니다. 불이 쇠 밖에서 쇠 안으로 들어가 쇠를 감싸듯이, 영혼이 육체 밖에서 육체 안으로 들어가 육체를 감싸고 있습니다.”
“영혼이 정말로 존재하는가요?”
“귀신이나 유령이나 천사가 존재합니까?”
“글쎄요. 눈이나 심령의 착각이 아닐까요?”
“눈이나 심령의 착각으로 귀신, 유령, 천사 등의 개념이 생겨났다는 말은, 그들을 실제로 목격하고 그들과 대화한 수많은 인류를 미친 사람으로 치부해 그들을 모독하는 발언입니다.”
“저도 성경에서 예수님이 귀신을 쫓아내었다거나 천사들을 언급하신 것으로 들은 적이 있는 것 같은데요?”
“맞습니다. 조상의 영혼이 없다면, 조상제사는 왜 지내고 차례는 왜 지내는 겁니까? 답변해보세요.”
루비 운이 아무런 답변도 하지 못한다.
“우리의 영혼이 실제로 존재하므로, 그 영혼이 내세에 과연 부귀를 누릴 수 있는지에 관해서는, 과학적 실험이 불가능하고 초과학적 입증이 필요한데요, 그 문제는 제가 자세히 설명하지 않으면 오해할 우려가 다분합니다. 제게 설명할 시간을 주시겠습니까?”
“네, 최대한 간략히 말씀해 주십시오.”
“첫째, 제가 그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영으로 직접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저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영의 상태로 그 사실을 목격했습니다. 천국의 부귀영화를.”
“어떻게 인간이 영으로 그것을 목격할 수 있습니까?”
“영의 세계는 인간이 느끼기에 매우 신비한 차원입니다. 우리 같은 사람에게는 그다지 신비스럽지 않지만요. 영의 세계는 5차원 이상의 세계이므로, 5차원 이상에 속한 우리의 영으로만 그곳을 여행할 수 있습니다.”
“육신과 연합한 영이 어떻게 그곳으로 여행할 수 있나요?”
“바로 그 질문이 물질계에 속한 인간들의 한계를 극명하게 드러내주는 우문愚問입니다.”
루비가 침묵한다.
“물질계는 우리가 걸어가거나 차를 타고 가야만 하는 공간 속에 있습니다. 시간도, 공간도 하나의 물질이라는 것이 오래 전에 밝혀졌지만요. 그래서 과거로의 시간 여행도 가능하다고 하죠?”
루비가 고개를 끄덕인다.
“공간도 3차원에 속한 물질입니다. 그러나 5차원 이상의 저 세상에는 물질계와 같은 공간이라는 게 없습니다.”
“어머나! 그러면 거긴 아주 좁아서 존재하지도 않겠네요?”
“하하하! 바로 그것도 물질적 사고의 한계입니다. 물질 공간이 없다고 해서 영적 공간조차 없는 것은 아닙니다. 5차원 이상의 저쪽 세상에도 영적 공간이라는 게 있습니다. 눈으로 보기에 분명히 그것은 공간입니다.”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군요.”
“그래서 제가 이런 말은 아무에게나 하지 않는데, 마침 문제가 나와서 제가 대답하지 않으면 안 될 입장이므로 어쩔 수 없이 토로하는 겁니다.”
김이한은 잠시 생각을 가다듬는 듯 하더니 계속해서 이어갔다.
“귀신이 걸어 다니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까?”
“···?”
“유령이나 귀신은 영적 존재이므로 지상 물질계에서 보일 때, 우리처럼 걸어 다니지 않습니다. 순간이동을 합니다. 그들은 영계에 존재하는 영이므로, 우리 물질계의 공간 속에 나타나는 것처럼 보여도 사실은 물질계 속으로 들어온 게 아닙니다. 공간도 물질이라는 게 오래 전에 이미 밝혀졌다고 했죠?”
“귀신 이야기를 하니 좀 으스스한데요?”
“전혀 그럴 필요 없습니다. 그것들은 아무것도 아니니까요. 인간들이 밤중에 캄캄한 숲 속에서 귀신을 무서워하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짓입니다. 흔히 말하잖아요?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고.”
“뭐, 그렇다고 해요.”
“귀신이라는 단어가 무섭다면, 그럼 인간 영혼으로 바꿔보죠. 인간 영혼이 육체를 떠나면 바로 물질계를 초월한 5차원 이상의 영적 존재가 됩니다. 따라서 인간 영혼 자신은 자기 몸이 잘 보여도···.”
“잠깐만요! 영혼에도 몸이 있나요?”
“그 질문 잘하셨습니다. 영혼은 어떤 에테르나 구름이나 흐릿한 안개 같은 것이 아닙니다. 인간의 육안에는 보이지 않죠. 우리와 차원이 다른 세계니까요. 그럼에도 영혼은 인간의 육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요소를 다 지니고 있습니다.”
“정말이에요?”
“그렇습니다. 저는 그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영혼도 이 육체처럼 머리, 몸, 팔다리, 머리털, 이목구비 다 갖추고 있습니다. 완전한 사람의 모습입니다.”
루비뿐만 아니라 많은 관중도 놀랍다는 표정을 짓고, 일부는 의혹이 잔뜩 깃들거나 멸시하는 듯한 시선을 던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들은 육체 안에 육체와 동일한 영체靈體를 가지고 있는 건가요?”
“육체 안에 있는 게 아니라, 육체 밖에서 육체에 침투해 육체를 감싸고 있다고 했죠? 바로 그겁니다. 그리스도의 사도 바울이 ‘육의 몸이 있은즉 영의 몸도 있다’고 말했거든요.”
“그럼 궁금해요. 육체를 벗어난 영혼들은 우리 사람들을 볼 수 있나요?”
“물론입니다. 우리 물질계와 겹친 영계를 아직 떠나지 않았을 때는 그 영들이 우리들을 목격합니다. 당연히 우리 물질계의 사람들은 물질인 육안으로 그 영들을 볼 수 없죠. 그래서 온갖 어리석은 상상과 억측이 나오는 겁니다.”
“물질계와 영계가 차원이 다르다면 사람이 귀신을 때로 보는 것은 무엇 때문이죠?”
“하하하! 귀신의 존재를 시인하신 건가요? 그것은 우리의 영체에 붙은 영의 눈이 순간적으로 열리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의 지식에는 이것이 아무것도 아니나, 보통사람들에게는 참으로 어려운 개념입니다.”
“물질계와 영계가 차원이 다른데, 어째서 죽음으로 육체를 떠난 영혼이나 귀신이 우리 물질계에서 보일 수 있죠?”
“네. 우리 육체를 영이 감싸고 있듯이, 말하자면 물질계 밖에도 물질계와 겹치고 물질계에 침투하면서도 물질 그 자체와 서로 혼합되지 않는 영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해하셨나요?”
루비가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영과 영계가 육체와 물질계를 감싸며 침투해 있다고요?”
“육체를 떠난 영혼이 지상에 남은 사람들을 볼 수 있는 것은 영계가 물질계에 침투해 물질계를 포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마치 삼사차원의 시공간이 2차원의 면을 포괄하고 2차원이 1차원의 선을 포괄하는 것과 같으며, 방금 전에도 말했듯이, 불이 쇠에 침투해 있는 것과 흡사합니다. 불과 쇠가 서로 혼합되지 않듯이, 영계는 물질계 속에 침투해있지만 물질계와 혼합되지 않습니다.”
“아, 그렇군요. 그렇다면 5차원 이상의 영계는 결국 물질계를 포함하며 물질계보다 더 넓은 세계라는 뜻이군요?”
“대충 그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제가 한 가지 여쭙겠습니다.”
“손으로 그림의 떡을 만질 수 있습니까?”
루비가 잠깐 생각하다가 대답한다.
“아니오, 만질 수 없습니다.”
“예, 만지는 것은 그림의 종이일 뿐 떡이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영계의 영혼은 우리 육체를 손으로 만질 수가 없고, 육체도 역시 영을 만질 수가 없습니다.”
“공자님은 어떻게 그런 일을 잘 아시나요?”
“귀하의 질문이 제게는 마치, 구구단을 외우는 대학생에게 어떻게 그렇게 잘 외우냐고 묻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니, 공자님은 우리와 전혀 다른 부류의 인간 같습니다.”
김이한이 빙그레 웃으며 말한다.
“제가 어느 날 한 사람이 죽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그 사람의 영혼이 육체에서 빠져나왔는데요, 결혼한 지 몇 달 되지 않은 젊은 남자였습니다. 그의 숨이 끊어지자 그의 아내가 그의 시신을 붙들고 통곡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연하겠죠. 더구나 신혼부부라면요.”
“그러자 육체와 방금 분리된 그녀의 남편의 영혼이, 그녀 곁에 서서 손으로 그녀를 말렸습니다. ‘여보, 나 여기 있으니 울지 말라’고 말하면서.”
“···?!”
“하지만 그 부인이 그 사실을 알아차렸을까요? 전혀요. 그 남편의 영혼도 손으로 부인을 만지려고 하는데, 손이 그 부인의 육체를 통과해 쑥 지나가는 겁니다. 만져지질 않아요. 그러자 그 남편의 영혼이 소스라치게 놀라는 걸 제가 봤습니다.”
루비가 멍한 표정을 짓는다. 청중도 모두 숨을 모으고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듯하다.
“자신이 죽은 것 같지 않고 멀쩡히 살아있는 거예요. 손발, 몸 다 있고. 그런데 그 손으로 아내를 만져도 쑥 지나가고 만져지지 않으니 얼마나 놀랐겠어요? 그 때 그는 비로소 자신이 육체를 떠난 영혼이라는 걸 깨닫는 듯 했습니다.”
“정말 신기하네요.”
“제가 말하려는 요점은, 영계는 물질계가 아니므로 물질계와 같은 공간이 없으며, 그 공간은 단지 하나의 상태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영들은 물질계 밖에 있으므로 귀신들이 움직일 때, 우리 눈에는 귀신이 물질계의 공간을 순간 이동하는 것처럼 보이는 겁니다.”
“좀 구체적인 예를 든다면요?”
“그러니까, 어떤 영이 지금 여기에 나타났다가 순간적으로 저 남쪽의 서울에 출현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순간적으로 물질계 공간을 이동해 간 게 아니라, 그냥 상념想念의 변화, 즉 상태의 변화일 뿐입니다. 잘 납득되지 않죠?”
“네.”
“예수님이 부활하셨을 때 육체로 부활하셨는데요, 그 육체는 물질계에 제한된 육체가 아니라, 물질계의 성질을 입으면서도 물질계를 초월한 5차원 이상의 신비로운 육체였습니다. 그러므로 제자들이 모두 문을 닫고 방안에 있을 때 문이 열리지도 않고 부활하신 예수님이 그 방안에 출현하셨던 겁니다.”
“성경 어디에 그런 게 있나요?”
“신약성경 누가복음 24장에 적혀있습니다. 그것도 예수님의 육체가 물질계를 순간 이동한 게 아니라, 그냥 영계에서 상념의 변화, 위치 변화를 보이신 겁니다.”
김이한의 말은 아리수 대하처럼 도도했다.
“문도 열리지 않았는데, 예수님이 느닷없이 방안에 출현하시자, 제자들은 그가 유령인 줄 알고 대경실색했습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손과 발을 보이시며, 자신이 육체로 부활하셨음을 증명하고자 구운 생선까지 그들이 보는 눈앞에서 잡수셨습니다.”
“···?”
루비 운의 표정에 의문이 가득 서려있다. 김이한은 그녀의 의문이 무엇인지를 알아차린 듯 간략히 덧붙인다.
“예수님의 부활체는 물질의 육체인데도 지상의 물질계를 초월해 영靈과 흡사한 특별한 육체였습니다. 말하자면 육체와 영체의 요소를 둘 다 지니고 계셨던 거죠. 이제 이해하시나요?”
루비가 고개를 끄덕이며 시간을 의식한 듯 말한다.
“하늘에 부귀영화가 있음을 입증한다고 하셨는데, 말이 엉뚱하게도 여기까지 왔어요.”
“영계는 물질계 밖에 있고, 물질계를 포괄하며, 영들은 우리가 물질계의 공간을 이동하듯 그런 식으로 물질계에서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씀드리고자 한 것이 좀 길어졌습니다. 죄송합니다.”
“네, 계속 말씀하세요. 시간이 없으니 간략하게요.”
“우리 인간의 영은 천국의 부귀영화를 볼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그것을 목격했고요, 예수님도 그렇게 말씀하셨을 뿐만 아니라, 사도바울도 지상에 있을 때 천국의 부귀영화를 목격하고 그 사실을 책에 기록했습니다. 이제 증명되었나요?”
“결론이 너무 싱겁군요. 어떻게 그들이 육체를 빠져나가 저세상의 부귀영화를 목격했다는 말씀이죠?”
“지금까지 제 말을 헛들으셨습니다. 영이 육체를 빠져나가는 게 아닙니다. 영은 물질계의 공간을 이동하는 게 아니라고 누누이 말씀 드렸잖아요? 단지 상념과 상태의 변화만 있을 뿐이라고. 그러나 천국의 부귀영화를 구경한 이들의 영 자신은 공간을 이동하는 것처럼 느끼죠. 왜냐하면 인간들은 공간적 사고방식에 익숙해 있으므로 영계도 그런 식으로 경험되는 겁니다.”
“그렇다면 사람이 죽어서 천국에 간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렇게 가는 것은 공간 이동이 아니고 뭐죠?”
“그것도 영의 상태위치의 변화입니다. 이것은 인간들이 납득하기 심히 어렵고 오해하기 쉬운 문제입니다. 그래서 제가 이런 말을 잘 꺼내지 않습니다. 곡해하니까요. 그러나 실제로 죽어서 영계에 들어간 사람들, - 제가 편의상, 통상적 표현방식으로 ‘들어갔다’고 할게요. 실제로는 영계로 ‘나갔다’고 하는 게 더 적절하지만요. - 그들을 영인靈人들이라고 지칭해 봅시다. 영인들은 영적인 머리가 열려서 곧 바로 그 원리를 아주 쉽게 이해합니다. 마치 미적분이 유치원생에게는 무척 어려워도 수학의 천재에게는 쉽게 납득되듯이 말이죠.”
“그럼, 영계에 들어가, 아니 영계 천국의 부요를 그렇게 본 사람들이 있다는 말씀인가요?”
“제가 이미 말씀 드렸듯이 무수히 많은 사람이 그것을 영으로 보았습니다. 영의 상태가 영계에 적합할 경우, 비유하자면, 천국영계의 주파수에 자신의 영을 맞출 경우 천국 영계가 영안에 보이는 겁니다. 방송시청도 주파수를 맞추어야 가능하듯이 말이죠.”
“그럼 누구나 원하기만 하면 천국의 부귀영화를 볼 수 있나요?”
“아닙니다. 이 땅에서 텔레비전을 시청할 수 있는 것은 전파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건 비유적인 표현이니, 새겨들으셔야지 곡해하시면 안 됩니다. 마찬가지로 천국에서 어떤 사람에게 파장을 보내야만, 그 사람의 영이 그 주파수를 맞추어 천국의 부귀를 일별할 수 있는 거죠.”
김이한은 두 눈을 크게 뜨고 루비 운을 바라보며 힘주어 강조했다.
“다시 말씀드리건대, 이건 비유라고 했습니다. 텔레비전을 보게 하는 전파처럼 천국 파장이 실제로 있다는 게 아니라, 제 말은, 천국에서 빛을 보내 그 사람의 영안을 열어주어야 그가 천국의 부귀영화를 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제 이해하시겠습니까?”
루비가 고개를 끄덕인다.
“섭선의 시문을 해석하다가 여기까지 얘기가 진전되었군요.”
“결국, 참된 부귀영화는 하늘에 있고, 그것을 밝혀주는 것은 하늘의 빛 즉 천국에서 쏘아 보내는 전파 같은 빛입니다. 그 빛을 받아 영안이 열린 사람만 그 부귀영화를 볼 수 있습니다. 자연계에서도 빛이 없으면 사물을 볼 수 없듯이, 영계에서도 영적 빛을 받아야 천국을 볼 수 있죠.”
“그럼 이 시문 전체가 나타내고자 하는 뜻은 무엇이죠?”
“먼저 요약하지만 이렇습니다. 미모에 미혹되지 말라. 세상의 거짓 부귀영화에도 속지 말라. 진정하고 영원한 부귀영화는 하늘에 있다. 그것을 알려면 하늘에서 오는 신령한 빛을 받아 영안이 열려야 한다.”
“네, 그런 것 같습니다.”
(다음 회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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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롬.
2026. 5. 15. 스승의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