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일씨는 학생운동의 1세대에 해당하는 분으로 1950년대와 60년대에 진보적인 사상으로 군사정권하에서 긴 옥고 (7년반)를
치른 후, 언론계에 투신하여 중앙일보와 조선일보를 거쳐 현재는 한국의 대표적인 논객으로 활동하고 있다.
사실 그가 처음에 가졌던 사상은 자유주의였으며, 민주사회주의에 기울어져 있었으나, 당시의 경직된 사회구조는 그마저도
용납하지 않았고, 용공으로 몰려 결국 옥고를 치르고 말았다. 그는 80년대의 학생운동이 마르크스주의와 북한의 주체사상에
기울여지는 것에 대해 대단히 우려를 표하고 있으며, 그것은 일종의 사상적인 퇴보로 보고 있다. 그에 반해 홍진표씨는
고등학교 시절 이미 고향에서 광주사태를 몸소 겪었고, 그후 학생운동을 하기 위해 대학을 진학하다시피 했고 자연스레
학생운동에 심취해 들어갔다. 그는 군사정권을 타도할 이론적 무기로 마르크스주의를 탐닉했으며 나중에는 북한의 주체사상
마저도 자연스레 수용하였다. 그후 북한의 실정을 알고 난 후 주체사상과 결별하고 커밍아웃하여 지금은 북한의 인권운동과
자유주의 운동에 힘쓰고 있다. 두사람은 27년이라는 터울이 있지만 서울대정치학과 선후배 관계라는 묘한 인연을 가지고 있다.
말하자면 이 땅의 대표적인 엘리트인 셈이다. 두 사람의 대화는 차분하게 이루어졌고, 대담형식이 결국 책으로 엮어져 나온 것이
다. 이 책을 주목하는 이유는 이 땅에 왜 진보의 탈을 쓴 좌파가 그중에서도 마르크스주의와 북한의 주체사상을 신봉하는 자들이
늘어나게 되었는냐 하는데 대하여 그 배경을 명쾌하게 잘 설명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와 아울러 지금의 좌파가 어떠한 문제점
을 아직도 가지고 있는가 하는 점을 잘 분석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홍진표씨는 80년대 학생운동의 계기가 된 광주사태와 그것을
진압하고 정권을 쥐게된 당시의 군사정부의 배후에 미국이 있었다고 생각하고, 반미운동의 이론적 배경으로 적대적 관계에 있는
마르크스주의에 빠져들게 되었고, 그후 소련을 비롯한 동유럽의 공산권이 몰락한 후에도 아직 망하지 않은 북한을 주목하고,
그 이론적 배후로 주체사상에 관심을 가지고 빠져들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것이 80년대 운동권이 주사파가 되게 된 배경이었다.
그후 민주화가 되었지만 상당수의 운동권은 사상적인 전환을 하지 않은 채, 시민단체로, 정치권으로, 방송국으로, 그리고 교사로
진출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홍, 류 두 사람은 올바른 지성을 가지고 연구하게 되면, 마르크스주의나, 주체사상에 심각한 오류가
있다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지만, 그러한 지적인 작업은 게을리 한 채, 하나의 패거리 운동으로 집착한게 오늘날 한국의 좌파운
동의 맹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의 좌파는 북한이 어떠한 비정상적인 행동을 해도 침묵하고 있으며, 비판을 가하면
변절자로 매도하는 비이성적인 행태를 보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기독교적인 관점에서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이 세상의 어떠한 이데올로기도 절대화할 수 없다. 성경은 하나님 한분 외에는 절대적인 진리가 없다고 말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어떠한 사상이나 이데올로기에 맹목적으로 추종하는한 그는 벌써 이념적으로 그것에 노예가 된 것이며. 또 다른 우상숭배
가 되고 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세상의 모든 사상은 하나님의 말씀앞에서 상대화되고 평가되어져야 할 것이다.
반틸이 말했듯이 이 세상에는 하나님중심의 사상과 인간중심의 인본주의 사상 두 가지외에 다른 것이 없다. 다시 말하면
회색지대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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