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브릿지콘텐츠와 르메이에르 그리고 스페셜 원의 손효원 작 연출의 이기동 체육관
공연명 이기동 체육관
공연단체 아시아 브릿지 콘텐츠, 르메이에르, 스페셜 원
작·연출 손효원
공연기간 2014년 8월 1일~9월 14일
공연장소 대학로 예술마당 2관
관람일시 9월 2일 오후 8시
대학로 예술마당 2관에서 예술마당의 김수로 프로듀서, 손효원 작·연출의 <이기동 체육관>을 관람했다.
이기동은 코메디언 고(故) 땅딸이 이기동(李起東 1935~1987)이 아니라, 권투선수 이기동 체육관 이야기다.
무대는 권투도장이다. 무대 중앙에 출입문이 있고, 지층으로 내려오는 계단이 있다. 하수 쪽에서부터 샌드백을 매단 기둥과 중앙기둥에는 펀치 볼이 있고, 그옆에 여자선수나 키 작은 선수를 위해 디딤판을 놓아두었다. 배경 왼쪽에 커다란 거울이 보이고, 왼쪽 벽 쪽으로 덤벨, 헤드기어, 복싱 글로브, 보호대, 복싱 화, 그리고 줄넘기 등이 보인다. 오른쪽은 복싱링 크기의 마루, 그리고 천정에는 링을 비출 조명등을 달아놓았다.
오른쪽 벽면에는 누워 잘 수 있는 공간과 담요가 있고, 무대에는 의자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과거에 명 복서로 이름을 날렸던 이기동이 개장한 체육관이다. 이기동은 챔프 결정전에서 패한 후 사랑하는 아들마저 시합에서 잃자, 실의인(失意人)이 되어 복싱체육관 운영에 힘을 기울이지 않는다. 이기동 관장과 형제처럼 지내는 코치 마인하가 대신 도장을 운영하다시피 하지만, 선수 지망생이 거의 없으니, 술로 소일을 한다. 여기에 보험사 직원노릇을 하는 관원 서봉수와 노총각 관원 강근담, 그리고 나이든 여성관원 정애숙이 전부인데, 다른 도장의 여자복서에게 실컷 얻어터진 탁지선이 복수심에 불타 <이기동 체육관>에 들어와 복싱 연습을 할 뿐이다.
이기동 관장은 딸 연희가 권투를 하려해도, 아들을 잃은 데다 딸까지 불상사를 당할까, 적극 말리고 반대를 하지만, 딸은 아버지 몰래 이를 악물고, 홀로 연습을 하면서 시합준비를 한다. 그러면서 마인하 코치에게 도움을 청한다. 그러나 마인하 코치도 친형 같은 이기동 관장의 반대를 알기에, 연희에게 썩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지도를 한다.
이런 <이기동 체육관>에 이기동이라는 청년이 등장한다. 학교선생노릇을 한다는데, 사실은 대학의 시간강사다. 4, 5세 경에 자신과 이름이 똑같은 이기동 권투선수가, 챔프 결정전에서 상대에게 맞은 후, 가드를 내리고 멍하니 서 있다가 패하는 모습을 그의 아버지와 함께 지켜본 어린이 이기동이, 시합이 끝난 후 권투선수 이기동에게 달려가, 왜 가만히 서있었느냐고 울면서 물어보니, 이기동 선수가 아무 말 않고 자신의 복싱글로브를 벗어 어린 이기동에게 주고, 선수생활을 끝낸 일화가 연극의 후반에 알려진다.
청년 이기동, 코치 마인하, 관원 서봉수와 강근담, 그리고 정애숙과 탁지선의 일상이 희극적으로 그려지면서 관장의 딸 연희의 절치부심한 연습장면이 마인하의 코치로 전개된다. 그러나 딸의 연습을 이기동 관장이 알게 되고, 분노가 폭발한 관장은 마인하 코치를 내쫓는다. 시합 날은 다가오고, 딸 연희는 아버지의 참패로 인한 실의나, 오빠의 죽음까지 극복하고, 복싱으로 승화시키겠다는 자신의 의지를 눈물로 호소한다. 그러나 이기동 관장은 요지부동이다. 딸 연희도 포기해 버리려는 심정이 든다. 그 때 이러한 부녀의 갈등장면을 청년 이기동이 묵묵히 지켜본다. 시합이 임박해지고, 청년 이기동이 이관장 이기동 앞에, 20년 전 마지막 챔프전에서 어린이였던 자신에게 준 붉은색 글로브를 내어놓는다. 그리고 딸이 시합에 나가, 아버지가 이루지 못한 꿈을 이르도록 해 줄 것을 권유한다.
드디어 마음이 바뀐 이기동 관장이 딸을 지도하는 장면이 펼쳐진다. 관장은 쫓아낸 마인하 코치를 다시 부르라고 관원에게 이른다.
대단원에서 모든 관원이 심기일전하여 용맹 전진하는 모습으로 권투연마를 하는 장면에서 연극은 관객의 우레와 같은 갈채와 함께 마무리가 된다.
강성진과 김동현이 청년 이기동, 김수로와 유경환이 코치 마인하, 이국호가 관장 이기동, 문진아, 박은미, 길하라가 이기동 관장의 딸, 최영도와 이 원이 관원 강근담, 장혜리가 나이든 여성관원 정애숙, 윤희정, 박지영, 이채원, 정지원이 복수심에 불타는 관원 탁지선으로 출연해, 호연과 열연으로 연극을 이끌어 간다.
필자는 관장 딸 역의 길하라의 열연과 호연을 지켜보면서 그의 부친이자 연극배우였던 고(故) 길영림 선생을 떠올리기도 했다.
총괄 프로듀서 김수로, 제작프로듀서 방 산, 기술감독 조준희, 무대감독 이새봄, 무대디자인 이은경, 무대어시스트 정이든, 조명디자인 김근재, 의상디자인 김미정, 조연출 김지영, 컴퍼니매니저 설민호, 조명오퍼 황현아, 무대제작 이종조, 프로덕션디자인 박승호, 사진 안성진, 영상편집 변혜인 등 제작진의 열정과 기량이 조화를 이루어, 서울무대(대표 이정조) 아시아브릿지(대표 최 진) 스페셜 원 컴퍼니(대표 한현기) 르메이에르(대표 노재환) 공동제작의 손효원 작·연출 <이기동 체육관>을 흥미만점과 감동만점의 걸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9월 2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