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겨울 세일이 시시하다고?사실 싱가포르는 쇼핑이 아니라 화보 촬영 때문에 갔다. 낮에는 촬영 장소를 물색하며 돌아다니다 밤에 호텔 방에 콕 박혀 시안을 정리하고 있는데 포토그래퍼가 바람 좀 쐬자며 달달 볶는다. 마침 호텔이 싱가포르의 중심지인 오차드 로드 옆에 위치한 까닭에 선물이나 사자는 생각으로 밖으로 나갔다.
그런데 이게 웬일? 오차드 로드 서쪽끝 탕린 쇼핑몰에서부터 MRT 역 3개를 지나 3km가 넘는 거리에 20여 개의 대형 백화점이 들어서 있다. ‘BIG SALE’이라는 황홀한 문구를 건물 전면에 턱 걸친 채 말이다. 물론 싱가포르와 쇼핑은 바늘과 실처럼 뗄 수 없는 관계이지만 겨울에는 공식적인 세일을 하지 않는 싱가포르에서 빅 세일을 만난다는 것은 길 가다 돈을 주운 것처럼 횡재한 기분이다.
게다가 크리스마스 세일을 기념하기 위해 보통 저녁 9시면 문을 닫는 백화점들이 밤 11시까지 문을 연다니. 일단 주머니에 신용카드 2장이 잘 있는지 확인해본다. 다카시마와 파라곤 백화점, 힐튼 쇼핑 갤러리, 마리마 쇼핑몰 등을 돌아보는데 환호와 비명이 동시에 터져 나온다.
갖가지 핑곗거리를 만들어 묶음 세일을 하는 상품들이 줄을 이었기 때문. 크리스마스 세일, 시즌 세일, 신년 세일 등 참 핑계도 많다. 마리나 쇼핑몰에 있는 갭에서 30%세일하는 원피스와 노세일인 티셔츠를 함
께 샀더니 40%를 추가로 할인해 총 70%를 깎아주겠다고 유혹하는 것 아닌가.
파라곤 백화점에 있는 바나나리퍼블릭도 마찬가지. 크리스마스 할인 40%에 연말 세일 20%를 더해 60% 세일이 진행되었다. 누가 싱가포르의 겨울 쇼핑이 인색하다고 하는가. 기온이 20℃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계절 특성상 겨울옷이 사이즈별로 가득하고 세일에 세일을 더해 팍팍 인심을 쓰는 싱가포르는 역시 멋쟁이다.
Editor’s Advice싱가포르의 세일은 1년 연중이나 마찬가지다. 왜냐하면 물가가 저렴해 세일 기간이 아니라도 한국이나 홍콩에 비해 20% 정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의 세일 풍경은 상상하는 것처럼 아수라장은 아니다. 오히려 물건이 너무나 많아 물건들의 아수라장이라고 해야 맞겠다.
쇼핑몰에 들를 때마다 물건이 산처럼 쌓여 있어 물건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개장한 지 1년이 채 안 된 센토사 섬 근처의 비보시티는 자라, 톱숍, GAP, 포에버21을 비롯한 인터내셔널 브랜드와 내셔널 브랜드가 뒤섞인 대형 쇼핑몰로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다.
캐주얼 룩보다 시크한 드레스 룩을 선호는 싱가포리언의 기호에 맞추어 40% 세일이 진행 중인 자라가 정장 위주로 디스플레이 되어있는 것도 인상적.
특히 아르마니 스타일의 펜슬 정장이 120SGD 이하, 100%실크 표범 무늬 블라우스는 90SGD, 스웨이드 옥스퍼드 구두 825SGD, 흰색 캔버스 운동화 51SGD가 탐났다. 싱가포르는 차 제품도 유명한데 특히 오차드 로드의 탕스 백화점에서 50% 세일을 하고 있는 호주 T2사의 차는 포장이 예뻐서 식탁이나 찬장에 놓아두기만 해도 좋은 인테리어 소품이다.
부처의 눈물 등 독특한 이름을 가진 차 3가지가 3단 원통에 담겨 나오는 스택 세트는 53.60SGD, 푸른 꽃잎이 섞인 블루마운틴 향차를 16.6SGD에 판매하며 뉴헤리티지 매장에서는 차 제품을 마우쩌둥 흉상 저금통 사이즈에 따라 각각 19.9SGD, 39.9SGD에 판매한다.
쇼핑하고 환급받기면세국가 싱가포르에서는 물품 원금에 5%의 GST가 부과되며 이 세금을 출국시에 환급받을 수 있다. 환급을 받기 위해서는 싱가포르 내 2500여 개가 넘는 택스 프리 스티커가 붙어 있는 상점에서 쇼핑하고 100SGD 이상의 가격이 적힌 글로벌 체크카드를 받아야 한다. 창이공항 출국시 터미널 1/2 지점 카운터에서 물품과 면세 쇼핑표를 보여주고, 확인 도장을 받아 공항 내 글로벌 환급 카운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