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그릇만 보면 발동 걸리는 그녀. 하지만 끌어안고, 쌓아놓고만 살아 집에선 늘 천덕꾸러기다.
이젠 그릇을 인테리어에 활용해보자. 단 한 개의 그릇으로, 수십 개의 다양한 그릇으로 어엿하게 연출하는 감각적인 방법을 배워본다
크기와 패턴이 불규칙한 그릇, 규칙을 부여하다
스타일이 제각각인 접시들을 한데 모아 거는 것은 쉬워 보이지만 위험 부담이 크다. 자칫 그릇들이 가진 개성이 죽을 수 있기 때문. 무엇이든 서로 다른 것을 뒤섞을 때는 한 가지 규칙을 부여해야 안정감 있다.
“크기와 패턴이 제각각일 때는 셰이프의 모양을 통일하고 컬러 톤이 비슷한 것끼리 모아 걸면 일관성을 줄 수 있어요. 꽃무늬나 지브라 패턴과 같이 보태니컬한 느낌에 모던한 라인이 들어간 접시를 한데 섞으면 오히려 센스 있게 보이죠.”(김소연)
하지만 초보의 경우 의도한 것처럼 보이지 않고 못을 잘 못 박은 것처럼 보이기 쉽다.
“처음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작은 접시부터 걸어야 실패 확률이 적어요. 접시의 여러 패턴 때문에 산만해 보일 수 있으니 벽은 단색이거나 포인트만 있는 것이 좋죠.”(박연경)
▷ 크기와 패턴은 서로 다르지만 주조색인 블루와 화이트 컬러 계열로 통일감을 주어 산만해 보이지 않는다. 간격이 일정하지 않은 랜덤 형식으로 걸면 더욱 스타일리시한 장식을 할 수 있다.
브랜드 시리즈, 배경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다
패턴과 컬러가 같은 브랜드 시리즈는 어디에 놓아도 안정감이 있지만
그만큼 촌스러워 보이기도 쉽다. 옷을 위아래 한 벌로 입었을 때 감각이나 개성이 살아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
“접시에 통일감이 있을 때는 주변 소품이나 배경에 임팩트를 주는 것이 좋아요. 컬러와 패턴이 단순하다면 배경이 약간 화려해야 전체적으로 시선을 끌어 모을 수 있어요.”(김수정)
벽에 걸 때는 접시 크기에 변화를 주면 같은 패턴이라도 지루하지 않고, 벽지배경과 하나의 그림이 되게 배치하면 아트 월로도 손색없다.
“그릇장에 넣을 때는 클래식하거나 골드 라인이 많이 들어간 것은 체리나 브라운 앤티크 장이 어울리고, 심플한 화이트에 조각이 들어간 그릇은 다크 오크 컬러 계열의 모던한 장식장이나 유리장이 잘 어울려요.”(김소연)
그릇장이 아닌 앤티크 사이드 보드나 가구 위에 접시를 디스플레이해도 멋스럽다. 이때 샐러드 접시와 디너 접시를 앞뒤로 세우면 보는 재미가 있다.
▷ 모던한 기하학 패턴의 그레이 컬러 그릇은 오렌지색 화려한 문양의 벽지에 걸어 아트 월 느낌을 살렸다. 그릇의 패턴이 단순하면 배경이 다소 화려해야 시선을 끈다. 그릇 개수만큼 패턴이 들어간 시트지나 필름지를 활용해도 좋다.
포인트 그릇, 조화로운 주변 장식이 관건!
음식을 담는 용도보다 장식용으로 좋은 포인트 그릇은 한 개로도 공간에 데커레이션 효과를 줄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그릇이 눈에 띌 수 있는 주변 장식. 장식이 튀면 그릇 이미지가 묻히고, 장식이 약하면 그릇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으므로 강약을 조절해야 한다.
“그릇 스타일과 어울리는 소품을 곁들여야 그릇의 개성도 살아나고 공간도 아름다워져요.”(박연경)
앤티크 스타일 접시에는 포슬린이나 피겨린 같은 도자기 인형을 놓으면 잘 어울리고, 컨트리풍 접시에는 꽃을 바구니에 꽂아 올려두면 내추럴한 풍경이 된다. 티 트레이 위에 패브릭이나 도일리 페이퍼를 깔고 컵이나 유리병에 꽃을 꽂아 함께 연출해도 좋다. 또한 모던한 스타일의 그릇은 실사 프린트 배경이나 기하학적인 느낌의 소품을 함께 놓으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벽에는 같은 패턴의 그릇 두세 개를 모아 걸면 임팩트 한 공간이 된다.
▷ 현대적인 느낌이 강한 독특한 스타일의 포르나세티 접시가 시선을 집중시킨다. 모던한 그릇 스타일과 어울리도록 심플한 화이트 콘솔 위에 올리고 소품도 절제했다. 그릇이 쌓인 실사 사진으로 배경에 힘을 주어 장식이 힘을 갖는다.
민무늬 그릇, 세우고 쌓는 감각이 필요하다
무늬나 뚜렷한 특징이 없는 일반 그릇도 쌓거나 세우는 등 놓는 방법에 따라 장식 가치가 있는 오브제로 바뀔 수 있다. 그릇장에 넣을 때 한 층마다 비슷한 그릇끼리 놓으면 그릇이 볼품없어도 통일감이 생겨 시선을 끌어들이는 효과가 있다.
“일반 그릇이라도 장식할 때는 재질을 통일하는 게 좋아요. 도기는 도기대로, 목기는 목기대로 놓으면 실패할 확률이 적죠. 특히 화이트 그릇이라도 본차이나는 크림빛이 도는 따뜻한 흰색이지만, 포슬린은 약간 푸른빛이 도는 흰색이 많아요. 그릇의 가짓수가 적을 때 이들을 뒤섞으면 촌스러워 보일 수 있지요.”(박연경)
평범한 그릇으로 장식할 경우 그릇을 놓는 배경에 화려한 색감이나 패턴이 있으면 좋다. 또 그릇의 컬러가 도드라지는 심플한 선반을 활용하면 좁은 공간에서도 장식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릇과 배경 중 어느 한쪽이 복잡하면 다른 쪽은 단순한 것을 놓아야 인테리어가 조화로워요.”(김수정)
▷ 뉴트럴 컬러 플라스틱 그릇과 컬러풀한 일반 도자기 그릇을 선반에 각각 올려 장식한 예. 트로피컬 패턴 벽지와 매치하자 평범했던 그릇이 한결 표정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