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입주민 중 한 분인 P씨로부터 전화가 왔다
“아 이사장 난데요 손님이 오셨으니 한 번 와보실래요” 라는 것이었다.
전화를 받고 한걸음에 달려간 나는 육십 중반의 잠실에 사시는 K씨와 입주민인 P씨를 함께 만날 수 있었다.
사연인즉
K씨는 도시생활이 너무 싫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건강마저 좋지 않은 상태인데 하루 빨리 벗어나서 전원에 살고 싶은 것이 꿈이라 몇 년 전부터 시간 나는 대로 틈틈이 전국을 돌며 살만한 곳을 찾아다녔다는 것이다.
그러다 우연히 우리 마을을 찾아오게 되었고, 마을을 구경하던 중 P씨를 만나 함께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는 것이다
K씨로부터 마을안내 요청을 받은 나는 성심성의껏 가이드를 했고, 꼭 자기가 살고 싶은 곳이었다며 며칠 후 다시 찾아오겠다는 약속을 하고는 돌아갔던 것이다.
그로부터 3일 후 K씨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아 사장님 전데요 혹시 주택은 제가 아는 곳에 맡겨도 됩니까? 그리고 남은 필지 중 어느 땅을 고를지 몰라 아는 주택시공업체와 함께 가려는데 괜찮겠습니까?” 라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난 흔쾌히 “괜찮습니다 사장님 저 말고 다른 업체가 들어와 다양한 건축이 이뤄진다면 보기에도 좋고 서로 경쟁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라는 말씀을 드리자 K씨는 다음 날 경기도 화성 쪽에 있는 건축시공회사의 사장과 상담실장을 데리고 재방문을 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나와 함께 3인은 마을에 남아 있는 잔여 토지들을 모두 구경하면서 입지여건들을 꼼꼼히 살펴 본 후 마침내 한 필지를 선택하게 되었고, 모두가 함께 한 자리에서 계약서를 작성하게 되었던 것이다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을 지켜보던 건축회사 사장과 상담실장은 자기들도 비용이나 환경면에서 모든 것이 마음에 든다며 혹시 전원주택 부지를 찾는 분이 계시다면 반드시 소개해 드리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계약을 마친 K씨는 돌아가면서 ‘우리 집사람이 전원에 내려와 사는 것을 너무 싫어하는데 잘 설득해 봐야겠다......,’ 며 말끝을 흐리던 것이었다. 그로부터 몇 시간이 흐른 후 K씨로부터 다시 전화가 왔다.
“사장님 계약금을 송금해 드리기 전에 저희 집사람과 한 번 더 방문하고 싶은데 괜찮겠습니까?”
라는 말씀에 흔쾌히 괜찮다고 말씀을 드린 후 며칠 안가서 사모님과 함께 재방문을 했던 것이다.
입주민들의 집과 단지를 모두 구경하신 사모님은, P씨의 집에서 함께 차를 마시는 도중에 진작 본인은 어릴 때 지긋지긋했던 전원생활이 너무 싫고, 친구들이 많은 도시에서 취미생활 하는 것이 낙인데 남편인 K씨가 자꾸 시골만을 고집한다며 불만을 토로 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남편인 K씨는 애써 웃음 지으며
“당신은 그냥 도시에 살아 그리고 주말에 한 두 번씩 내려오면 되잖아 난 도시에 가면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어 불면증으로 인해 이렇게 마른 거 아냐 그러니깐 나를 위해 조금만 양보해줘” 라는 말을 하였던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야기는 전반적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흘러갔고, 사모님은
“저 그래도 거래를 하며 조금 깎아주셔야 되는 것 아니에요” 라며 다시 계약서를 쓰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난 “다른 것을 서비스해드릴 테니깐 깎지 마시라 모든 마을 사람들이 동등한 조건에 들어왔는데 누구 하나 봐드릴 수 없는 상황입니다” 라고 하자
이번엔 K씨가 나서서 우리 집사람 말대로 해달라는 것이었다.
결국 백 단위 우수리 부분인 삼백만원을 제외하고 새로 계약서를 작성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렇게 새로 계약서를 마친 K씨는 올라가시면서 잠실 집에 도착하는 즉시 계약금을 송금하겠다고 했다
계약을 마친 난, 마을 입주민들 4가구와 함께 부부동반으로 인근에 들어선 용문장터를 방문하게 되었고, 필요한 물품들을 구입한 후 집으로 돌아왔으나 저녁때가 되도록 K씨로부터 송금 했다는 연락이 없던 것이다.
그렇게 애를 태우다 오후 10시가 다 돼서 늦어서 죄송하다며 송금을 했으니 이사장님 앞으로 잘 부탁드린다는 K씨의 전화를 받게 되었지만 왠지 석연찮은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왜냐하면 K씨는 절대 표현을 하지 않았지만 도착하는 대로 바로 보내겠다고 했던 시간이 오후 1시 정도이었고, 현장과 서울 집은 불과 1시간거리였는데 이렇게 늦은 시간에 송금을 했다는 것은 뭔가 사연이 있었다는 것인데 사모님이 내내 마음에 걸렸던 것이다.
그로부터 1시간 30분정도 있다가 장문의 글이 내 핸드폰으로 느닷없이 날아들었다.
아! 이놈의 예감은 틀린 적이 없는 것이다.
보내오신 글의 내용은
‘너무 죄송한 말씀드립니다, 다소 예상은 했지만 집사람의 반대가 너무 심해 도저히 계약을 이행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계약금 송금 이후 울고불고 소란을 짓다가 감정에 못 이겨 실신해서 병원 응급실에 실려 와 있습니다. 현장을 보고 오면 집사람이 좀 이해해 줄줄 알았는데, 저도 너무 당황스럽고 안타깝습니다. 모근 것이 저의 신중하지 못한 불찰이지만 사정을 감안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러니 가엽은 제 집사람을 위해 위로가 되도록 선처를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그 문자를 받은 난 잠시 후 전화를 올렸고, 계약금을 내일 오전 중으로 돌려드리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러자 얼마 안 있어 “사장님 무어라 감사드려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저의 불찰을 이해해 주신 은혜 잊지 않겠다‘ 며 계좌번호를 송부 했던 것이다.
그래서 나도 ‘ 걱정하지 마시구요 우선 사모님 건강부터 챙겨주세요 사모님도 나름 서운함이 있으셔서 그러실 거예요. 준비되지 않으신 분들에게 가끔은 멀게만 느껴지는 것이 전원생활이거든요 텔레비전에서 종종 그런 사연들이 나오잖아요 지금 당장은 섭섭하실 수 있으시겠지만 시간을 두고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다 보면 마음 이해해 주시는 날이 오겠지요. 저는 두 분이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사모님께 안부 전해주시고 계약금은 내일 오전 중으로 송금하겠습니다’ 라고 문자를 보냈다.
그러자 또 곧바로 ‘ 따듯한 위로의 말씀 감사드립니다. 밤늦은 시간이신데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고 거듭 감사합니다’ 라고 문자가 왔던 것이다 이때가 새벽 1시경이다
다음 날 그 사연의 전해들은 주변 분들은 그런 게 어디 있냐며 반만 송금해줘라 등 만류했지만 난 계약금 모두를 송금을 하게 되었고, 이 후로도 k씨로부터 감사의 글들을 주고받게 되었던 것이다.
아마도 사모님의 어린 시절 기억 속에 춥고 배고팠던 시골생활이 잠재의식 속에 트라우마가 깊게 남아 있는지 모르겠다. 곱상하신 외모에 오로지 한 평생 남편에게 의지하며 살았던 그 동안의 생활방식이 주말부부마저도 용납되지 않아 결국 한 쪽은 꿈을 접고 그토록 싫은 도시생활을 계속 영위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사견을 말씀드리자면 전원생활의 즐거움을 겪어보지 못한 그녀가 너무 안타까울 뿐이다 물론 나도 때에 따라서 서울로 나가 친구들을 만나고 헤어질 때 다소 술 때문에 불편한 감이 없지는 않으나 나가 있다 보면 얼른 돌아오고 싶은 것이 내 집이다 너무 자주 찾아오는 친구들로 인해 가끔 힘들기도 하지만 그 것도 한 때, 한 사람이라도 더 깊게 만날 수 있는 진실한 공간인 전원주택 그리고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함께 모여 살아 그 누구보다 정겹게만 느껴지는 곳 그 곳엔 정말 남편이나 처만큼 좋은 이웃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 손에서 자라나는 여러 식물과 동물들, 그들 때문에 하루가 짧은 곳이 전원인 것이다.
우리 새터전원마을 사람들이 이제는 이야기 한다. ‘ 다시는 도시로 못 돌아갈 것 같다’고
아니 ‘다시는 돌아가지 않겠다’고
그리고 찾아오시는 분들에게 조언을 한다.
‘나도 이곳으로 오기 전에 수 십 군데 도시락 싸갖고 다녔지만 이곳이 맘에 든다’고
아마도 몇 년 동안 살 곳을 찾아다닌 K씨도 그랬나보다.
앞으로 K씨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좋은 의견 있으시면 댓글 달아 주세요
위 글쓴이 블로그 소초의 깔끔한 전원주택스토리
새터전원마을 분양문의 010-2484-2994
아래 손바닥 한 번 꾹 눌러 주시는 것도 잊지마시구요^^*
첫댓글 부인의 마음도 이해가 가고 남편분 마음도 이해가 가네요
남자가 져야지 어쩌겠어요
계약금 돌려주신 사장님 복받으실거에요^^
음...( 그 다음부터 분양이 안 되더라구요...ㅠㅠ 요상스럽게도...)
복 받을줄 알았어요 착하게 살면!!
꼭 복받으실 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님도 복 많이 받으시길~~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잘 감상합니다.
좋은 정보는요
가슴 쓰라린 애긴데...ㅎㅎ
지금은 표 안나도... 나중에 꼭 복받으실 겁니다....^^ 주변에서 여러번 봤습니다... 다른건으로 돈 많이 벌더군요....
아 그런가요...
주변에서 절?? 누구실까? 궁금해지네요!
아무튼 좋으 하루 되시길 기원합니다. 연락 주세요 010-2484-2994
잘 감상합니다. !!
감사합니다~
멋진 나이스데이~~~^^*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