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사진 전시회및 시낭송 문학 행사"
장소:에덴요양병원 교회
일시:2012년 2월4일 (토:10시)
작품사진 일부(가 나 다 순)
인생쿠키
김 소희
꿈과 희망의 밀가루에
온유와 겸손을 섞는다
미소의 향기 살짝 넣어
진실과 성실로 반죽하면서
인내의 방망이로 밀어봅니다
지혜와 용기로 만들어진
기다림의 오븐에 넣어
위로와 격려의 그릇에 담아놓는다
고향의 추억 냄새를 맡으며
사랑과 감사로 먹을때
은혜와 평화 충만하리
사랑하는 이여
김소희
하늬바람
우리사이에서 춤 출 수 있게
너무 가까이 다가서지 말자
그리하여 영혼의 언덕에
살랑이는 바람 강물처럼 출렁이게 하자
너무 가까이 다가서지 말자
서로의 그늘에서
꽃잎 지듯 시들지 않게
산수화 같은 여백을 남기고
가슴 한켠 비워두고
때로는 그리움으로
때로는 고요함으로 채워
희망이란 곤한 날개 쉬었다 갈수 있게
아쉬움과 안타까움으로 남을 만남
한구석 쯤은 꿈으로 간직하여
희니바람 넘나드는 향기로운 공간 되게 하자
욕망은 끝이 없으나
영원한 소유 또한 없는 것처럼
본래 인생이란 바람이 아니던가
가을의 기도
김소희
찰랑이는 달빛 하나에도
휘청대던 날이 있었지요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슬픔을 머리에 이고
힘겨워 한 날도 있었지요
낯설던 행복이 이제는 가까이 다가와
정결한 식탁에 소망을 차립니다
이 가을엔
소리없이 익어가는 가을열매처럼
겸허하게 하소서
해저문 들녁에 말없이 엎디어 있는 볏단처럼
온전히 드리게 하소서
산길딸라 피어나는 산국처럼
향기로운 사람 되게 하소서
가슴에 맺힌 응어리 풀어지게 하시어
남의 아픔에 그 아픔을 낳게한 것들에게서
눈돌리게 하소서
걸음마 白雲 김 태 권
白雲 김 태 권
아장아장 걸음마 하자
이아들 손을 잡아주는데
그냥 무너지는 자식을 와락 끌어안는
울 엄마 한숨소리 애간장이 타는구나
세상구경 첫 돌에 어이없는 된서리
삶의 길은 까마득한데
고해 속에 허덕임이 버거워
영면의 나락으로 추락하고파
방황에도 생의 끈은 놓지를 않았던가
보였다 어둠을 밝히는 동녘의 빛이
들렸다 잃은 양을 찾는 부름소리가
그래서 밟았다 동방의 나라 고국 땅을
그래서 섰다 부름이 있는 이곳 에덴에
말씀으로 치유가 됨을 보았고
성령을 옷 입은 뉴스타트로
새 삶을 찾은 이들의 간증을 들었다
반백에 걸음마를 배워가노라
말씀을 전하고 뉴스타트를 펴면서
그 분과 동행하는 인생 걸음마를
악 기
김혜숙
한 그루 소리에 가지들이 문을 닫습니다
줄이 끊어진 악기가 벌판에 서 있어
바람이 열리지 않는 소리를 두드리다 돌아가고
전정한 가지들 빈 틈마다 음표들이 돋는 봄이 오면
푸른 손들이 현에 달라 붙을 것입니다
조만간 날아오르는 소리를 내는 악기가 되겠지요
맞닿은 두 현을 잘라버린 계절
연주가 없는 날, 오히려 탱탱하게 줄을 감아 놓습니다
실음의 기간 동안에도 끊임없이 감고 있습니다
나무와 바람의 공명이 탱탱하게 되지요
현이 돋아나는 날씨
공명이 몰려오는 곳으로 꽃들이 졌습니다
소리가 여럿이 되는 무렵에는
지난 겨울 부러진 가지들 불구의 소리가 있고
단단해진 내부에 물기 가득한 악보가 길어집니다
소리를 모으는 곳이 허공이 제격이지만
가장 높은 음은 가장 먼저 끊어지기도 하여
흩어지는 곳 또한 허공이 제격입니다
두개의 대야
남대극
빌라도가 한 대야에 물을 떠 오게 하였네.
총독은 그 대야에 자신의 손을 씻었네.
구주를 채찍질하여 넘겨주는 악한 손.
그 대야에 아무리 손 문질러 씻어도
주님을 모욕한 죄 씻을 수 있을까?
야속한 면피(免避)의 대야 겉만 괜히 빛난다.
예수님도 한 대야에 물을 담아 오셨지.
스승은 두 손으로 제자의 발 씻겼지.
진토(塵土)를 밟고 쏘다녀 더러운 발, 험한 발.
그 대야에 담긴 물 구정물로 변하고,
제자들 황송하여 할 말 잊고 있는 동안
깊숙한 섬김의 대야 뭇 심금을 울린다.
매 화
인산 박영준
시린 가슴 열어
그대 보노라면
다향의 향기
전신에 도는 것이
어찌 그 많은
추위와 분노
숫하게 사괴며
고요를 딛고 고난 뚫어
푸른 세월 헤이는 꿈
어찌나 붉게 피어
저리도 일찍
정다운 봄을 맞는
웃음이 되었구나
저녁 노을 타고
혈관에 주유하는
너의 모습 보고파
수줍은 별들
모여드는 하루의 고독
음악처럼 일렁이면
나도 기도의 품안에서
조용한 꿈 막다른
하루에 드는 것을 !
외 로 움
서만진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 주고 싶은데
그러지 못할 때마다
그냥 외롭게 일몰을 바라보고 싶어진다.
그런 날이면 저녁 무렵에
비가 내리면 좋겠다.
빗소리라도 들으면서 또 외로워하고 싶다.
우리가 외로운 것은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 주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기 때문일 거다.
피 묻은 애모愛慕
설 영 익
당신을 향한 그리움은 나의 삶의 전부
당신의 외로움은 나를 향한 애모愛慕였음을 나이 들어 알았습니다
인자는 거처할 집도
따스한 이웃도 없이
나를 향한 그리움으로, 갈망 그 자체로 사셨습니다
당신은 홀로 피 묻은 가시받길 짐을 지시고
고독의 외나무다리를 건너갔습니다
내 인생의 키워드는 당신에게 있었지만
난 당신을 멀리하고
파도에 휩쓸려 멀리 떠나가는 난파선처럼
홀로 살려고 발버둥 쳤습니다
멀리 멀리 도망간 둘째아들 탕자처럼, 집 떠 난지 수년
난 아버지를 생각지도 않았건만
그리움에 목이 마른 당신이
대문에 기대어 기다리는, 나의 아버지였음을 나중에 알았습니다
십자가 붉은 피는 마음으로 흐르고
입혀주신 가죽옷은 내 삶을 가려주니
통한痛恨의 눈물로 심장을 씻어내고
생명 버린 당신사랑
뼈마디에 새깁니다
아버지여!
당신은 내 희망의 원천이니
이 마음 변치 않고 따라가게 하옵소서
햇살처럼
양 지 원
햇살 한 짐 등에 지면
따스한 행복 다가오고
햇살 한 줌 눈에 넣으면
마음속 못난 불안 소리 없이 도망친다.
잿빛 하늘 눈 덮인 들판에서
반짝이는 은빛 햇살 고개 내밀면
움츠렸던 내안에 내일의 희망 찾아오지
부드러운 목소리로
외로움 달래 주는 햇살
넌 혼자가 아니야 속삭이네.
누군가에게 나도
햇살처럼 포근한 사람이고 싶다
누군가에게 나도
추억으로 다가서는 아름다운 사람이고 싶다.
겨울 이야기
원귀옥
빈가지 지나온 겨울바람
잠 못 이루는 창문 두드리며
하얀 종이에 길게 적어 온 겨울 이야기
사그락 사그락 읽어 줍니다.
어린 신부처럼 희고 맑은 눈 내린 들판에
찍힌 발자국 마다 고단했던 흔적들 보입니다.
아픈 기억들도 내 것이면 더 얼어붙기 전에
따뜻한 창 안으로 데려올 것입니다
아직도 바깥은 눈발 흩날리는 겨울 아침이지만
십자가의 처방전 받아
고단한 사람들 주머니에 넣어주며
내일도 아름다운 날들이길 빌어 줍니다
빛을 발하라
원준금
내 안에
오래 전부터
들어와 계셨던 빛
그리고
내 안에
항상 있는 어두움
하지만 내가
나타내어야 할 것은
어두움이 아니라 빛
내게 빛만 있어서
빛을 발하는 것이 아니라
어두움도 있되
발해야 할 것은 빛
해의 빛도 아닌
달의 빛도 아닌
빛의 근원이신 빛
사진 한 장
이현숙 고목나무 끌어안고 배시시 웃음 치던 사내아이가 달려 나왔다 헉헉, 풀어헤친 옷자락에 바람이 안겨있다 누나의 볼이 빨간 나뭇잎에 닿아 물들어 있고 긴 드레스가 풀밭 위를 하얗게 덮고 있다 그 날 누나는 멋진 남자의 손에 이끌려 택시를 탔다 먼 나라로 떠난다고 했다 사내아이 눈에서 커다란 눈물샘이 터진 것도 모르고, 며칠 후 사내아이 손에 한 장의 사진이 들려 있었다 손자국에 흐려진 얼굴을 옷깃으로 문지르며 히죽 웃음 짓곤 했었는데 늙은 고목나무 옆에 한 남자가 서 있다 여전히 누나의 볼은 빨갛게 물들어 있고 하얀 드레스도 바람에 펄럭이고 머나먼 나라에서 홀로된 누이가 하얗게 눈감은 저녁
흰눈 내리는 겨울에는
이 해 정
만물에 흰옷을 입히는
이 겨울에는
주님의 넘치는 은총을 기억하는 계절이 되게 하소서
당신의 은혜만이
예술적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깨우치게 하소서
산에 홀로 서있는 나뭇가지들
찬 바람과 냉기冷氣에 파르르 떨면서
고독에 쌓여 지낼 때
흰 눈으로 옷 입히시어
새롭게 만드신
당신만의 능력만을 찬송하는 삼동三冬이 되게 하소서
세상의 온갖 아름답지 못한 것들도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기만 하면
영원히 썩지 않는
아름다운 예술품이 된다는 사실을
흰 눈 소복이 내리는 이 겨울엔
깨닫게 하소서
산이 있기에, 당신이 있기에
표 성 수
팔팔 끓는 아픔을
산에 풀어 놓았다
산에 계신 하나님이
아픔과 함께 놀았다
아픔은
싱싱한 물고기 되어
산을 헤엄쳐 다닌다
산은 하나님이 차려놓은 병원
약봉지가 이 산에도 저 산에도
가득 가득하다
산중에 있는 - 맑은 공기, 잎새들의 해맑은 웃음,
아름다운 꽃, 새들의 노래, 피톤치드 솔 향기, 그 속을
한 걸음, 한 걸음 걷는 기쁨은
나의 보약이다
나의 건강이다
하나님은 또 하늘에 계시니
당신은 치료자
나는 행복자여라
행복한 사람
마석역장 권택원
세상 속 어디론가 떠나는 여정이 있습니다.
아득하게 멀리서 달려오는 기적소리 벗 삼아
기차역이 뿜어내는 향수와 그리움 챙겨
춘하추동 멋진 행복 나들이를 합니다.
시들지 않는 꽃과 같은 사람들이 만나는 곳
그 곳 청솔도 행복하게 합니다.
스스로 가는 길이 다르지만
가슴 따뜻한 정이 한길로 오가는 곳이 보입니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다는 것을 안 뒤로부터
바람 불어 차갑고 비오는 궂은 날에도
고운님들 있는 곳이 내 있을 곳이라 다짐합니다.
구름 흐른 만큼 세월이 흘려 서리가 내려도
서로 바라보며 걸어가는 삶의 길에
마주보며 함께 가는 기찻길처럼
함께 있음만으로도 행복의 기적을 울립니다.
세상이 주는 고단함이 버거워
때로는 지칠 때도 있었지만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그 흔들림조차 나에겐 행복한 동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