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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행기 19편 시작하겠습니다.
전편에서 리쿠우사이선 쾌속 모가미가와를 이용, 신죠역에 도착했는데요, 여기에서 한 숨 돌리다가(사실은 열차 출발시간이 늦어서^^) 아키타까지 올라갑니다.
아키타로 가는 열차의 출발시각은 16시 18분, 출발까지 대략 1시간 20분 정도 남았는데요, 그동안 뭐하겠누. 덕질이나 합니다.
[사진 620]
오른편에는 전편에서 타고 왔던 키하110형이, 왼편에는 앞으로 타게 될 701계가 있습니다. 다만 701계 열차는 여기에서 딱 3역 떨어져있는 마무로가와역까지만 가는지라 패스^^;
[사진 621]
신죠역 플랫폼 사진을 찾아보았는데 보이질 않더군요 ㅠ.ㅠ 아무래도 열차사진 찍느라 정신이 팔려서 그랬던 듯..;;;
간략히 설명을 하면 야마갸타 방면의 남쪽방향 1, 2번 선과 아키타 방면의 북쪽방향 3, 4번 선이 끊어져있고 그 사이로 통로가 있는 구조입니다.
얼마 전 주인장님께서 올려주신 여행기 사진을 보시면 금방 이해가 되실 듯^^ → http://cafe.daum.net/jtrain/rqZ/428
이렇게 역 구조가 특이해진 것은 야마가타신칸센이 개통하면서부터입니다. 신칸센은 표준궤를 사용하는 반면, 신칸센이 운행하지 않는 북쪽구간은 여전히 협궤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나저나 리쿠우사이선 열차 역시 간격이 그리 좋지만은 않은 모양입니다. 제가 탈 열차와 출발시간이 거의 비슷하군요.
[사진 622]
1번 선에 있는 열차는 E3계 2000번대입니다. 400계를 대체할 목적으로 2008년부터 등장했지요. 15시 27분에 출발하는 도쿄행 츠바사 260호(동일본대지진 임시시각표)로 운행합니다.
[사진 623]
츠바사 하면 날개를 형상화한 로고가 떠오르는데요, 사실 츠바사라는 단어 자체가 날개를 뜻합니다.
신칸센을 이리 가까이에서 보는 것은 처음인지라 아무래도 눈길 한 번 더 주게 되더군요. 확실히 로컬선과는 다른 무언가가 ㅎㅎ;;;
[사진 624]
야마가타신칸센의 개통으로 새롭게 등장한 701계 5500번대입니다. 신칸센의 개통으로 기존 구간이 모두 표준궤로 바뀌게 되면서 보통열차 역시 새 신이 필요했던 거죠.
때문에 표준궤 구간인 후쿠시마~신죠 구간만 운행하며, 이외에도 719계 5000번대가 있습니다.
[사진 625]
마침 특이해 보이는 열차가 출발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요, 바로 리쿠토우선을 운행하는 홀리데이쾌속 미도리입니다.
리쿠토우선은 여기 신조역과 도호쿠본선의 코고타역을 잇는 노선으로, ‘오쿠노호소마치 유케무리라인(奥の細道湯けむりライン)’이라는 애칭을 갖고 있습니다.
오쿠노호소마치는 전편에서 설명했으니 패스. 모르시는 분들은 전편을 참고하시길~ ^^;
유케무리라인은 이름에서 대강 짐작하셨겠지만, 주변에 온천이 많은 것에서 유래하였다고 합니다. 실제로 전체 27개 역 중 5개 역이 역명에 온천이 들어가 있지요.
이렇게 온천을 비롯한 관광지와 더불어 연선 주변으로는 모가미가와와 협곡이 어우러져 멋진 자연경관을 드러내는데요,
쾌속 미노리는 이러한 노선을 좀 더 쉽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신죠역에서 반대쪽 기종점인 코고타역에서 좀 더 나아가 센다이까지 운행합니다.
이런 열차가 있는 줄 알았더라면 진작에 일정에도 넣고, 예약도 했겠지만 당시엔 전혀 모르고 있다가 집에 돌아오고 나서야 알았네요. ㅜㅜ
[동영상 36]
아쉬움에 동영상이라도... ^^; 쾌속 미노리의 출발 영상입니다.
[사진 626]
리쿠토우선을 운행하는 열차로 보이는데요, 운행을 마치고 검수고로 들어갈 채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사진 627]
기동차 검수고의 반대편에는 신칸센 차량기지도 같이 있는 모양입니다. 차량은 역시 E3계 2000번대로 첫 번째 편성인 L61편성입니다.
[사진 628]
때마침 뒤쪽에서 701계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청춘18이나 HHP 이용객이라면 치를 떤다는(...) 그 유명한 열차인데요, 체험은 잠시 후에 ㅎㅎ
아직까지도 출발 시간이 꽤 남았던지라 바람이라도 쐬러 역 밖으로 나가봅니다.
[사진 629]
패스를 보여주고 대합실로 나왔습니다.
그리 큰 규모는 아니지만 천장이 상당히 높아 꽤 시원시원해 보이는 구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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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신칸센이 들어오기는 하지만 워낙 주변이 첩첩산중으로 둘러싸여있어 인구가 적다보니 열차편이 그리 자주 있지는 않습니다.
야마가타선, 오우본선은 열차가 시간당 한 편씩 꾸준히 있는 편이지만, 리쿠토우선, 리쿠사이선은 열차간격이 제법 벌어집니다.
[사진 631]
신죠마츠리에 쓰이는 소품으로 보입니다.
마츠리는 아직까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데요, 어느 지역이든 언젠가는 꼭 가보고픈 생각이 듭니다.
해외 어느 곳을 가든 축제에 참여하는 것만큼 그 지역만의 특색을 만끽할 수 있는 것도 없으니까요.
[사진 632]
잠시 역 밖으로 나와봅니다.
작지만 세련되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모습의 외관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개인적으로 으리으리한 유리궁전식 건물보다는 이렇게 깔끔하고 실용적인 디자인이 더 이쁘게 보이더군요. ^^;
[사진 633]
[사진 634]
좁은 길을 따라 낮은 건물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 모습 또한 제법 정갈하게 느껴집니다.
일요일 오후여서 그런지 원체 인구가 적은 도시여서 그런지 길거리는 사람 하나 없이 무척이나 조용했습니다.
[사진 635]
신죠와 센다이 간을 잇는 고속버스인 듯 합니다.
리쿠토우선을 이용하면 센다이는 물론 코고타까지 운행하는 열차편도 거의 없어(하루 1회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나루코온센까지 운행) 철도에 비해 경쟁력이 제법 높을 것 같습니다.
[사진 636]
역 밖에서 시가지를 둘러본 시간은 얼마 안 되었지만, 그 잠깐 동안의 느낌은 제법 포근하였습니다.
아기자기한 역 건물과 조형물의 조화, 정갈한 시가지의 모습, 이따금씩 들려오는 새소리 같은 횡단보도 신호음(일본 가보신 분들은 다들 아실 거예요. 띵똥- 띵띵똥 하는 그 소리^^;)
여기에 맑은 하늘까지 어우러진 시가지의 모습은 나른하지만 마냥 나쁘지만은 않은 휴일의 오후를 연상케 합니다.
[사진 637]
오래 지나지 않아 다시 역으로 들어왔습니다.
자동개집표기가 아직 마련되지 않았기에 직원에게 일일이 표를 보여주고 지나가야 합니다.
[사진 638]
앞서 말씀드린 홀리데이쾌속 미노리의 운행스케줄입니다.
단풍이 어우러진 리쿠토우선의 가을여행이라니 제법 괜찮을 것 같네요. ^^;
[사진 639]
사실 이렇게 일찍 들어온 게 식사 때문이었습니다.
시간상 간단히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려는데 먹을 만한 장소가 마땅치 않더군요.
그래서 열차시각보다 30분 쯤 일찍 들어가 아무도 없는 조용한 대합실에서 식사를 ㅎㅎㅎ
[사진 640]
여기서부터 아키타까지 근 3시간을 타게 될 701계입니다.
예전 기관차-객차 구조의 비효율적인 완행열차를 전량 대체함으로써 코스트를 획기적으로 절감하였지만, 롱시트만 깔려있는 실내 때문에 편의성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많은 차량입니다.
[사진 641]
^^;
[동영상 37]
윗 사진의 열차를 탈 줄 알았는데 아니었습니다. ^^; 이 편 첫 번째 사진(사진620)의 N22편성이 수고해주겠습니다.
약 한 시간 전 여기에서 세 역 거리인 마무로가와행으로 출발했었는데 운행거리가 짧으니 금세 돌아오는군요. 행선지도 미리 아키타역으로 바뀌어있고, 약 10분가량 휴식 후 아키타까지 긴 여정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사진 642]
롱시트로만 되어있는 701계의 실내입니다.
다만 이때까지만해도 전날 탔던 홀리데이쾌속 뷰 야마나시의 좁디좁은 크로스시트에 크게 데인 나머지 차라리 다리를 쭉 뻗는 크로스시트가 낫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그동안 탔던 여타 열차들도 크로스시트가 있었음에도 굳이 롱시트를 이용했는데요, 그래서인지 701계에 대한 첫 인상은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습니다. 뭐 나름대로 탈만은 하다 정도?
[사진 643]
신죠에서 아키타까지 총 27개의 역을 거칩니다. 역 수는 생각보다 많지는 않지만 아키타까지 3시간 가까이 걸리는 만큼 역간거리는 물론, 운임도 어마어마할 것 같네요. ^^;
또한 운임 안내도 기존의 LED에서 화면으로 바뀌었는데요, 신죠-아키타 구간은 물론, 더 나아가 아오모리까지, 그리고 우에츠본선까지도 들어가는 등 운용범위가 상당히 넓은 상황에서 매우 유옹할 듯 합니다.
[사진 644]
9월 중순이기는 하지만 나름 북쪽동네이다보니 슬슬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모습입니다. 확실히 단풍철이 되면 훨씬 장관일 것 같은데요~
그리고 이 사진을 마지막으로 정신 놓고 신나게 잤습니다. ㅋㅋㅋ 요런 풍경이 두 세 역정도 쭈욱 이어지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산악노선이 된 것 까지는 기억나는데 그 다음은 잘... ㅎㅎ;;;
이 부분도 주인장님의 여행기를 참고하시길~ → http://cafe.daum.net/jtrain/rqZ/423
항상 드는 생각이지만, 각역정차가 정말이지 상당한 체력을 요구하는 것 같습니다. 이를 소화해내시는 회원 분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
여튼 신나게 자다가 눈을 떠보니 열차는 아키타신칸센과 만나는 오오마가리역에 도착하였습니다. 시간은 이제 6시인데 밖은 이미 어두컴컴해져있더군요...
신칸센과 만났으니 이제 다 왔구나 싶었는데 1시간 정도를 더 가더랍니다. -_-;;;; 한참을 멍 때리고 가끔 졸기도 하다가 저녁 7시, 드디어 아키타에 도착했습니다.
[사진 645]
오전 7시에 출발해서 꼭 12시간만인 저녁 7시에야 도착했습니다.
도쿄에서의 7시라면 이제 시작일 시간인데(응??) 지금은 무슨 밤 11시라도 된 것 같은 느낌. 그만큼 무척이나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
[사진 646]
하지만 눈앞에 짤로만 보아오던 열차가 떡하니 서있으니 잠시나마 눈이 떠지더랍니다. ㅡㅡㅋㅋㅋ
당시만 해도 아키타의 간판열차였던 E3계인데요, 지금은 E6계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지요. 사진 속 열차는 R3편성으로 E3계 중에서는 거의 은퇴 직전까지 운행했습니다.
도쿄행 막차였던걸로 기억하는데 도쿄까지 660여 km에 달하는 장거리임에도 불구하고 도쿄에는 11시 정도에 도착하더군요.
그만큼 신칸센의 등장은–특히 선로개량만으로 운행이 가능한 미니신칸센이라면 더더욱- 지역 주민들에게 숙원이자 일종의 혁명으로 다가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사진 647]
시선을 돌려보니 특급 츠가루로 운행하는 E751계의 모습도 보입니다.
당초 모리오카~아오모리 구간을 운행하는 특급 하츠카리로 데뷔하였으나 신칸센이 연장됨에 따라 운행구간도 점차 오우본선 쪽으로 옮겨갔고, 현재는 아오모리~아키타 구간 운행으로 완전히 바뀌었지요.
또한 교류전용이다보니 애초에 운용범위도 넓지 않아 소량만 생산된 데다, 특급 운용이 바뀌는 과정에서 당초 6량 편성이었던 것이 4량 편성으로 단축되는 등 동일본 특급형 열차 중에서는 다소 안습한(...) 상황입니다.
그나저나 신죠역에서 출발할 때만해도 제법 맑았는데 언제부터 이렇게 비가 쏟아졌는지;;;;;
[사진 648]
바로 위의 701계 사진과 비교해보면 뭔가 다른 점이 한 가지 보이실 텐데요, 바로 전면부의 LED 여부입니다.
기기갱신의 일종인데요, 열차의 일부 기기를 교체하면서 기존의 롤지 또한 LED로 바꾸었습니다. 기왕 고칠 거면 겸사겸사 롱시트도 좀 바꿔주지
또한 기기갱신을 하면서 소자도 IGBT로 바꾸었는데요, 때문에 이러한 기기갱신차에서는 정겨운(?) BVE 구동음을 들으실 수 없습니다.
제가 신죠에서 타고 온 701계도 기기갱신차량이었는데, 열차가 참 조용하더군요. ^^;;;
이번에 묵게 될 호텔은 역에서 제법 거리가 있었습니다. 자란넷 왈 도보로 대략 15분 정도 거리라고 소개를 하더군요.
그럼에도 여기를 선택한 게 가격 때문이었는데, 역 근처는 죄다 5000엔을 훌쩍 넘기는데 이곳만 3800엔으로 꽤 저렴했거든요.
당시에는 뭐 산책하는 기분으로 걸으면 되겠지 하고 덥썩 예약부터 했는데 아주 중요한 사실을 깜빡했습니다. 여행기간 내내 이민가방 같은 캐리어와 함께할 거라는 거
가뜩이나 제정신이 아니었는데 바람을 동반한 장대비라니, 한 발짝 내딛을 때마다 온몸이 휘청거리더랍니다. 그리고 실제로 빗길에서 자빠졌었지
때마침 제 바로 옆에 말끝마다 ‘아아앙?’을 붙일 것 같은(...) 거칠게 생긴 고등학생 무리가 있었는데요,
자빠지던 순간 달겨들면서 오겡끼데스까!!! 하고 외치던데 고맙기도 고마웠지만 어흐 개쪽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애써 태연해하면서 괜찮다고 손사래를 치며 일어섰는데 그러고 열 발짝도 못가서 또 자빠졌음 으엌ㅋㅋㅋㅋㅋㅋ 당시 일본여행을 회상하다가 이불킥을 하게 되는 장면 중 하나입니다. -_-ㅋ
[사진 649]
에... 어찌어찌해서 간신히 호텔에 도착했습니다. 역에서 15분은 개뿔 ㅠㅠㅠ 30분 가까이 걸렸습니다. ㅠㅠㅠㅠㅠ
그래도 가격 대비 호텔 시설은 제법 마음에 들었습니다. 신축한지 얼마 안 되어서 전반적으로 매우 깔끔하였고, 방도 크게 좁은 편은 아니었으니까요.
도쿄의 다다미방에 천 엔 정도 보탰을 뿐인데 이정도 퀄리티라니 확실히 지방의 호텔이 많이 저렴한 것 같네요. ^^;
[사진 650]
그리고 이건 좀 신기방기했습니다. 뭔가 하고 틀어봤더니 브금이 흘러나오네요 ㅎㅎㅎㅎ 잔잔한 클래식음악 위주로 흘러나왔던 것 같습니다.
샤워를 마치고 약간 몽롱한 기분으로 나와 다소 낮은 볼륨으로 클래식을 켜고 누우니 이렇게 꿀맛 같은 휴식도 또 없습니다. 덕분에 이날은 그 어떤 날보다도 푹 잤습니다.
다음 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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