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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자유인산악회(☎02-834-1777) 원문보기 글쓴이: 계백
◆ 장재기 마을에서 새벽을 열며 ◆ 배낭에 비상식량(미숫가루)이 3식분이 있지만 맹물에 타먹고 활동하기에는 열량이 모자람은 물론이거니와 혀끝에 느껴지는 미각이 문자 그대로 비상시에 사용해야 적격이여서 그런지 배고픔이 심해 아껴둔 사과를 깎아 조반식사를 대신했지만 무어라고 한마디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먹고 또 먹어도 심경으로 채워지지 않은 허전함으로 좌측에 전망이 트인 바위봉우리에서 내려다보는 골짜기는 엷은 안무에 쌓여 복잡한 세상사를 감싸고 있지만 오랜 시간 머물지 못하고 여기저기 바위들이 박혀있는 능선을 내려서며 싸리나무와 무성한 잡초지대를 지나 빨간 열매로 몸단장한 맹감나무 덩굴을 조심스럽게 피해가며 눈으로 보는 것보다는 발을 더듬이로 활용하며 표시기들이 매달린 봉우리가 방화고지(665.8m)일거라 짐작한다.(10:50) 나무그늘이 없는 땡볕은 깊어가는 가을에도 더위로 온몸이 나른해지며 마음한구석에 숨어있던 게으름이 왕성하게 활동을 시작하며 말을 걸어오지만 대꾸하지 않고 시야가 확보된 고지에서 전방으로 이어나갈 마루금이 59번국도 너머로 펼쳐지고 우측으로는 청암면소재지를 연결하는 지방도로가 지나가고 좌측으로는 임도 비슷한 내리막길이 이어져 좌측임도를 따라 진행하지만 도로가 자꾸만 멀어지고 느낌이 좋지 않아 경사로를 끙끙거리며 올라서는데 한여름처럼 땀이 쏟아져 중간에서 휴식을 취하며 수건으로 땀을 훔치며 삼각점으로 원위치하여 호흡을 고르며 생각하니 계절에 어긋나게 기온이 높아 때 아닌 더위에 시달림도 버거운데 시장기까지 찾아와 몸이 늘어져 나무그늘에 앉아 배낭을 뒤적거려 양갱으로 배고픈 생각을 막는다. ◇산행마감 후 ◇ 찌든 땀 냄새 때문에 승차하기가 미안하여 머뭇거리는데 친절한 운전자는 상관없으니 타기를 권해 뒷좌석에 배낭을 내려놓고 조수석에 탑승해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하동에서 중장비 사업가며 지금은 사찰공사와 여러 곳의 공사장을 갖고 있는 사업가를 만남은 행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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