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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유문에 이어지는 부분. 소장이 시작되는 부분이며, 해부학에서는 소장의 일부로 취급하고 있지만, 필자는 위장의 일부로 본다. 이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장부와 십이지지에서 밝히기로 하겠다. 라틴어의 해부학명인 duodenum은 12개를 의미하며, 사람의 십이지장은 그 길이가 손가락 12개를 옆으로 나란히 놓은 길이와 같다고 하여 이 명칭이 붙게 되었다. 사람의 십이지장은 길이 약 20∼30㎝이고 전체적으로 오른쪽으로 돌출한 말굽모양을 하고 있다. 가장 만곡된 부분을 십이지장곡(十二指腸曲)이라 부르고, 그 오목한 부분에 췌두(膵頭;췌장의 오른쪽 끝)가 부착되어 있다. 십이지장은 위의 유문판(幽門瓣)을 지난 부분에서 시작되는데, 그 위치는 제 1 요추(第一腰椎)의 조금 오른쪽 높이이고 약 5㎝ 계속된다. 이 부분을 십이지장 상부라고 한다. 십이지장의 기시부(起始部)에서 3㎝ 이내의 부분을 특히 십이지장구부(十二指腸球部)라고 하며, x선사진으로 보면 공모양을 하고 있다. 십이지장구부는 십이지장궤양이 잘 생기는 부위이다. 십이지장은 십이지장곡에서 8㎝ 가량 하행한다(제3∼제 4 요추의 높이). 이 십이지장곡은 후내측벽에 쓸개로부터 나오는 총쓸개관과 이자관이 열려 있다. 개구부(開口部)는 점막면에 원형으로 융기해 있는데, 이곳을 대십이지장유두(大十二指腸乳頭)라고 부른다. 두 관이 합류하여 한 곳으로 개구하는 경우와 따로따로 개구하는 경우도 있다. 개구부는 오디괄약근(括約筋)이라는 민무늬근이 둘러싸고 있다. 십이지장 하행부는 만곡 하부에서 왼쪽 방향으로 구부러지면 거의 수평이 되고(수평부) 약 8㎝ 달리다가 조금 비스듬히 위쪽으로 올라가(상행부) 제 2 요추 좌측까지 뻗은 다음 갑자기 앞쪽을 향하여 구부러져 십이지장공장곡(十二指腸空腸曲)을 형성한다. 십이지장중에서는 수평부가 가장 가늘다. 십이지장공장곡 바로 뒤쪽에는 복대동맥(腹大動脈)과 하대정맥(下大靜脈)이 하행하고 있다. 십이지장은 유문에 이어지는 약 2.5㎝의 부분은 전면만 복막으로 덮이고 후면은 후복벽에 고착되어 있기 때문에 십이지장의 대부분은 복막 뒤쪽에 있게 된다. 십이지장 내면의 점막면에는 다수의 윤상(輪狀) 주름이 돌출해 있다(높이 약 5㎜). 이 점막주름의 표면에는 다시 0.5∼1.5㎜ 가량의 점막돌기가 돌출해 있는데 이것을 융털[絨毛]이라고 한다. 융털은 소장 전체에 돋아 있는데 마치 벨벳의 표면 같은 느낌을 준다. 이 융털 구조가 있기 때문에 소장의 흡수면적은 20m²의 넓이가 된다. 융털의 기부는 소화액을 분비하는 장샘[腸腺]의 개구부가 된다. 또한 십이지장 상부의 점막에서는 융털의 기부에 십이지장샘이라고 하는 점액샘이 열려 있다. 이 점액은 십이지장점막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