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미세먼지가 걷힌 날에...
한국어를 배우겠다고 외국서 서울에 와있는 지인 모자(母子)를 서해드라이브 시켜주겠다고 나섰다가,
2주밖에 안된 서울생활이 서럽다고 친구 아들이 울어대는 바람에 스케줄이 어긋났다...
바리바리 바닷가서 지지고 볶을 라고 싸간 음식들을 차안에 둔채로
걍 귀가길 언저리서 늦은 점심을 청해 보았다.
화창한 봄날 잘해볼라꼬 했겄만, 때론 마음과 달리 세상일이 빗겨간다.
두 사람의 뇌리에 한국이 좋은 이미지로 남기지길 고대하면서 어쩔 수 없는 일을 접어 본다.
전라도 일키로 바지락 칼국수
늦은 점심으로 경인교대 부근에서 몇해 전 먹어 보고 바지락의 양에 놀라고,
뭔 칼국수에 파 한톨 없이 간장 찝찌름한 국물맛에다가 면 몇가닥(1인분어치는 됨)으로 치장하고
바다를 고스란히 가득담은 그 푸짐함에 어이 없던 곳, 투박하고 옛스러움 그윽하던 타향식 별미를
떠올리며 찾으니, 2시가 훌쩍 넘었는데도 연신 삼삼오오 등산객들로 가족 동반 외식객들로 발 디딜틈이 없다.
ㅜㅜ 사실 내 입맛엔 파 한톨만 넣어 줬으면 저 많은 바지락이 물리지 않을 텐데 하던 경험으로부터
좀전에 캠핑할라꼬 싸갔던 파를 주머니에 넣어 왔다.
^.-
주인장이 보면 얼마나 밉쌀스러울까...
고향의 맛을 서울식 맛으로 개조해 버리는 나같은 손님!! ㅋㅋ
너무하다!
바지락 값도 안되는 칼국수가격\7,000원... 참 감동스럽다.
매장이 넓지 않아, 4명이상일 경우 대기할 수도 있다.
*사실 이집은 호압사입구로 등산을 시작해서, 경인교대쪽으로 하산하여 관악역으로 귀가하는
산행로에 있어, 오전에 등산을 시작한 이들로 한참 하산중인 초봄등산길들이 제법 많았다.
-경인교대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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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아메리카노
후식으로 바지락 칼국수 윗쪽에 커피전문가의 공들인 매장으로 보이는 '아메리카노'라는
커피볶는 집이 있다. 건물은 '산책'이라는 간판이 붙어 있고, 2층이 그집이다.
제법 향좋은 커피를 내 놓고 주인장의 취향이 느껴지는 다양한 의자와 갓내린 아메리카노에 수제
컵 받침대...어느새 입소문이 났는지 꽤 붐빈다.
카페 창에서 삼성산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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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공설운동장 부근 산마을보리밥
내친 김에 저녁까지 해결하고 들어갑니다.
몸에 좋은 나물푸성귀와 보리밥...
일몰 직후 하늘색은 참 아름답다!
눈이부시도록 푸른 빛이 육안으로는 안보여도 렌즈에는 고스란히 담긴다.
10여년 전부터 가끔 오는 곳인데, 변함이 없다!
반찬 가지수도 상차림도...가격\7,000-
다만, 첨에는 항아리서 익힌 시커먼 된장이 구수하더니 워낙 사람이 많이 오다보니
된장 담그기를 포기한 모양이다.
이 산마을 뒷편으로도 산길이 나 있는데, 삼성산인지 관악산 자락인지 분간이 아직 안간다.
이용해 본적이 없어서...
* 글&사진 : 센세(세상풍경) 2014.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