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9. 26 순천 조계산
송광사와 선암사를 끼고 있는 조계산은..
우리나라 최고의 사찰들과 함께 많은 사람들에게 친숙하게 알려져 있다..
예전에 불교에 심취해서 돌아댕길때는 송광사만 찾가갔었는데 그때는 조계산이라는 산은 관심도 없었다..
단지 부처님을 참배하러 송광사에 들르고 송광사 주변의 차분한 경치에 넋을 잃었고..
요사채 옆으로 흐르는 계곡물 소리에 밤잠을 설쳤던 기억만 있었다.
왜 조계산을 낮고 만만하게만 생각했던걸까..
결코 만만하지 않았고 낮지도 않았으며 수월한 산도 아니었다..
조계산 정상은 884m밖에 되지 않는데도
산행시간이 길어서 그런지 내려올때는 파김치가 다되어 있었다.
우리는 차를 갖고 갔으니 원점회귀하는 산행을 택했다.
송광사에서부터 시작해서 장군봉을 거쳐 보리밥집을 돌아 다시 송광사로 하산하는 길을 선택했다.
송광사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송광사 매표소에서 표를 끊었는데..
흠.. 예전에도 이렇게 비쌌었는지 잠시 당황스러웠네..
주차비가 2,000원에 일인당 2,500원씩이니 그것이 좀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어쩌랴..
산행을 하려니 이곳으로 지나갈수밖에 없고.. 또한 송광사길을 걸어보고 싶기도 했고..
정~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면 다른 길을 찾아볼수밖에 없다..
아무튼.. 송광사일주문을 지나쳐서 등산로라고 표시된 곳으로 올라갔다.
송광사 스님들께서 울력으로 지으신 배추밭인가보다..
이 배추밭을 보니 우리집 배추들이 불쌍하다.. 이케 게으른 주인만나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우리 배추들..
송광사의 규모에 비하면 이만큼도 모자를듯 싶다..
나도 예전처럼 송광사 김장담는날 와서 자원봉사나 하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어찌될지~
배추밭 옆으로 길이 갈라지는데..
프린트해간 지도에는 없는 수석정교삼거리라는 곳이 나왔다.
고민하다가 이곳에서 선암사 쪽으로 자리를 잡았다.
다리만 좀 길었으면 내 차지가 되지도 않았을 울 신랑 ㅋㅋ
어스름한 안개속에 기대선 모습이 참 좋다.. ㅎㅎㅎ
이런 호젓한 길을 산책하듯 걸어가니.. 세상만사 시름을 다 잊은듯 한적한 느낌이 들었다.
처음에는 좋았다..
이런 너덜길을 끝없이 오르다 보니 어느새 지치고 있었다..
그러나.. 참 잊지못할 풍경들..
안개자욱한 날이라 사람들도 없고 후덥지근하긴 했지만.. 빽빽한 나무들 사이로 내리쬐는 햇살이 마치..
기독교 영화들 보면 하늘에서 하느님의 계시가 있을때 비치는 광명같은 .. 그런 한줄기 햇빛..
어느듯 안개도 걷히고..
너덜길을 다 올라가보니 ㅋㅋ 그곳은 위험해 폐쇄된 등산로였네^^
손짓으로 가르키는 저곳이 장군봉정상이다.
아직도 한참을 남았는데.. 배는 고파오고..
조계산에서 유명하다는 보리밥을 먹기위해 점심도 안갖고 왔는디. 당췌 언제 도착할지 ㅠㅠ
드디어 장군봉에 도착했다.
장군봉에서도 보리밥집까지 또 2키로가 넘게 남았네.. 헉헉~ 밥은 언제 먹냐....
지치고 지쳐 도착한 조계산보리밥집은 벌써 사람들이 만원이었다.
보리밥 한그릇에 5,000원 동동주 한사발 5,000원 ..
허겁지겁 한그릇 뚝딱~해치우고 동동주 마시니 알딸딸~
대체 여까지 얼마나 걸린겨?
9시부터 산행시작해서 1시반에 보리밥집에 도착했으니 4시간반이나 걸렸네..
휴~ 내가 발걸음이 좀 느리긴 하지만 많이도 걸렸다..
[송광사-토다리-연산사거리-장밭골-장군봉-작은굴목재-보리밥집]까지
쉬엄쉬엄 아줌마 발걸음으로해서 계산하면 되겠다..
이제 하산해야지..
2시반부터 하산 시작~
보리밥집에서 송광사쪽으로 갈려면 또 야트막한 오르막이 이어진다..
이렇게 오르막이 있을줄 알았다면 밥도 조금만 먹을걸.. 에구 후회막심이다..
4시반에 송광사에 도착..
참.. 다리가 아푸다..
생각보다 산행시간이 많이 길어졌네..
결코 만만하지 않았던 조계산 산행..
다음번에는 선암사쪽에서부터 산행을 함 해봐야겠다.
아직 단풍이 들진 않아서 그런지.. 한적하고 조용하고 기분좋은 산행이었다..
첫댓글 욕 봤소 ! ㅎ ㅎ ㅎ 막걸리는 좀 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