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법화경
無比스님,봉은사선교율대법회기록(2011.11-20013.11)
부처님은 무엇을 가르쳤는가
(일월등명불은) 이치는 시원하고 말씀은 능숙하고 미묘하며, 순수하고 복잡하지 않았으며, 맑고 깨끗한 범행을 갖추었습니다.
-『법화경』 「서품」 32-
경전을 해석하다 보면 별 뜻도 없는 것을 논리적으로 복잡하고 어렵게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일월등명불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맑고 깨끗한 범행을 갖춘 일월등명불은 어떤 법문을 했는가?
경전에서는 일월등명불의 가르침이라고 했지만, 석가모니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고 우리에게 가르치신 내용들이 그대로 나온다.
성문(聲聞)을 구하는 이에게는 네 가지 진리[四諦法]를 알맞게 말씀하여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을 벗어나서 궁극에는 열반을 이루게 하였습니다.
-『법화경』 「서품」 32-
성문에게 고(苦) 집(集) 멸(滅) 도(道)라고 하는 네가지 진리, 사성제(四聖諦)를 가르쳤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이것은 불교에서 초등학교 정도의 과정이다.
인생은 괴롭다. 괴로움은 원인이 있다. 이것저것 모였기 때문에 괴로움이 있다. 그러면 그 괴로움을 소멸해야 한다. 소멸하려면 방법이 있는데, 8정도(八正道)가 그것이다. 이것이 가장 초보적인 불교의 가르침이다.
그래서 일월등명불은 성문을 구하는 이에게 4성제를 이야기해서 생노병사에서 벗어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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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안에는 그보다 더 낮은 차원으로 인천인과교(人天因果敎)도 있다.
복을 구하고 승진을 구하고 합격을 구하고, 매매성사, 건강을 바라는 사람들도 다 와서 기도를 하면 성취가 된다고 하는 인천인과교는 불교라는 차원에는 들어가지 않지만 또 나름대로 근기나 수준에 따라서 그러한 믿음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기에 불교 안에 펼쳐놓았다.
벽지불을 구하는 이에게는 열 두 가지 인연을 알맞게 말씀하셨고,
-『법화경』 「서품」 32-
①무명(無明: 무지) ②행(行: 잠재적 형성력) ③식(識: 식별작용) ④명색(名色:이름과 형태, 인식 대상) ⑤육입(六入: 눈, 귀, 코,혀, 몸, 뜻, 등의 감각기관) ⑥촉(觸:감관과 대상간의 접촉) ⑦수(受:감수작용) ⑧애(愛: 맹목적 충동, 망집, 갈망에 비유되는 것) ⑨취(取:집착) ⑩유(有:생존) ⑪생(生:태어나는 것) ⑫노사(老死:무상한 모습)가 12인연이다.
이것이 일월등명불이 벽지불인 연각(緣覺)에게 가르친 중학교 수준의 가르침이다. 사성제를 공부해서 조금 차원이 높아진 사람들이 이것을 배운다.
십이인연은 우리 불자들이 잘 외우는 『반야심경』에 근거해서 설명하면 쉽다.
『반야심경』에는 ‘무고집멸도(無苦集滅道)’라고 해서 사성제도 없고, ‘무안이비설신의(無眼耳鼻舌身意) 무무명(無無明) 역무무명진(亦無無明盡) 내지(乃至) 무노사(無老死) 역무노사진(亦無老死盡)’등 해서 십이인연도 없다고 했다.
『법화경』보다 차원이 훨씬 아래인 『반야심경』에도 공(空) 이 나온다. 벽지불에서 공부하는 내용은 인연의 이치인 연각(緣覺)의 이치이고 공의 이치다.
여러 보살들을 위해서는 여섯 가지 바라밀다를 알맞게 말씀하여 최상의 깨달음을 얻어 일체의 지혜를 이루게 하시었습니다.
-『법화경』 「서품」 32-
보살의 길을 가는 사람에게는 6바라밀을 이야기 했다. 이것은 고등학교 수준이다. 6바라밀은 자리이타가 겸해 있다.
보시, 지계, 인욕은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하는 이타(利他)이고 정진, 선정, 지혜는 자신을 이롭게 하는 자리(自利)다.
자기에게 이로운 것을 통해서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하는 것이 자리이타(自利利他)다.
자리이타가 보살의 길이고 덕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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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심경』에서는 공을 이야기 하면서 아직 6바라밀을 이야기 하지 못하고 있다. 연기나 공은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고 그것을 터득하기만 하면 우리 삶에 어마어마한 이익이 있다. 하지만 경전을 앞에 놓고 한치의 오차도 없이 냉정하게 이야기하기로 한다면 사성제는 초등학교 수준의 수행방법이고, 연기의 이치인 12인연과 공(空)은 중등학교 수준의 수행이고, 6바라밀은 고등학생이 수행하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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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법화경』에서 가르치는 차원은 무엇인가.
『법화경』은 서두에도 말했듯이 ‘사람이 그대로 부처님이다’라는 사실을 가르친다. 온갖 탐진치 삼독과 팔만사천 번뇌를 가지고 있는 그 사실 그대로가 부처님이다.
이 차원이 『법화경』의 차원이다.
『법화경』에는 ‘6바라밀을 닦자, 공을 실천해야 한다, 8정도를 닦자’ 이런 이야기가 없다.
‘부처면 다고, 부처면 됐지, 더 이상 다른 이야기가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하는 차원이다.
오직 우리가 있는 그대로 부처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것이 『법화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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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실을 알리기 위해 『법화경』에서는 별별 비유를 다 든다.
예를 들어서 어떤 장자의 아들이 어릴 때 길을 잃고 50년 세월을 거지가 되어 혼자 돌아다녔다. 그러다가 어느날 거부장자가 된 아버지 집에 이르러 50년 전 잃어버린 아버지를 만나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한순간에 그 아버지가 이룩해 놓은 어마어마한 재산을 그대로 자기 재산으로 쓸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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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어떤 거지가 있었는데 어마어마한 부자 친구를 만났다. 부자인 친구는 거지친구를 한 턱 잘 대접했다. 술까지 거나하게 취한 거지친구가 잠든 사이에 부자친구는 공무로 여행을 가야했기 때문에, 잠든 거지친구의 옷주머니에 값으로 헤아릴 수 없는 어마어마한 가치의 무가보(無價寶)의 보석을 넣어주고 떠났다. 그런데 거지 친구는 그 사실을 모르고 오랜 세월을 계속해서 거지로 살았다. 그러다가 어느날 그 부자 친구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이 사람아 내가 그 때 넣어준 보석은 어떻게 하고 아직도 거지로 살고 있는가?”
부자친구가 거지 친구의 주머니를 보니, 무가보의 보석이 주머니 속에 그대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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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인 채로 보석을 가지고 다니고, 거부장자의 아들로서 거지생활을 하고 있다고 하는 이런 이야기는 무슨 뜻인가?
우리가 모르고 있을 뿐, 우리는 현재 이대로, 지금 어떤 상황이든 완전무결한 사람부처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우리는 그대로 사람부처요, 부처사람이라는 사실을 상징한다. 사람부처요, 부처인 사람이라고 하는 이 사실을 명확히 이해하고 깨달으며 사는 것이 『법화경』의 근본취지고 종지다.
그러나 사람의 근기가 각각 다르고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석가모니 부처님도 일월등명 부처님도 사람의 수준에 따라 사성제와 팔정도를 이야기 하고 12인연도 이야기 하고 6바라밀도 이야기 하였다.
-선교율 대법회 법화경 3강-6(2012.1.15)-
첫댓글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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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는 시원하고 말씀은 능숙하고 미묘하며, 순수하고 복잡하지 않았으며, 맑고 깨끗한 범행을 갖추었습니다...
참 편안하고 청량합니다 ^^ _()()()_
_()()()_ 아~ 이 편안함... 살면서 단순함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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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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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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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나무 묘법연화경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