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일반 가정에선 아이가 태어난 지 한 달이 지나면 삼신할머니께 예를 올리며 아이의 이름을 지어달라고 주문한다. 옛날에는 친척들이 쓰고 있는 이름을 붙여주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일 이었기 때문에 전체 가계도를 작성해 이름이 중복되지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베트남인들의 성명은 우리나라와 같이 그 근원을 한자에 두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름의 대부분은 세글자, 첫 자는 성이고 성 다음의 두자는 이름이다.
성을 앞에 두는 것은 베트남도 개인보다는 가문, 또는 가족의 비중을 더 크게 두기 때문에 성명을 쓸 때는 이름보다 성을 앞에 둔다. 성은 모계사회인 에데족, 짬족, 므농족, 자 아리족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 부계 성을 따른다. 성의 대부분은 외자이지만 일부 소수민족들은 두 자 혹은 그 이상도 있다. 다수의 성은 그 뿌리를 중국에 두고 있다.
성과 이름의 대부분은 한자로 표기가 가능하다. 그러한 성으로 쩐(Tran:陳), 레(Le:黎), 리(Ly:李),씨 등이 있다. 비교적 인구가 많은 성씨는 응우옌(Nguyen:阮), 쩐(Tran:陳), 레(Le:黎), 후잉(Huynh:黃), 팜(Pham:范), 보(Vo:武), 판(Phan:潘), 부이(Bui:裵), 응오(Ngo:吳), 도(Do:杜), 당(Dang:鄧), 호(Ho:胡), 즈엉(Duong:陽)씨 등이 있다.
베트남인들의 대부분 이름은 두 자이지만 레러이(Le Loi:黎利)처럼 가운데 이름이 없이 외자인 경우도 있다. 이름이 두 자일지라도 베트남인들은 두 자를 다 부르지 않고 마지막 끝 자만을 부른다. 중간 이름으로 남자는 반(Van:文), 딩(Dinh:廷), 비엣(Viet:越)자를 많이 쓰고, 여자는 티(Thi:氏)자를 쓴다. 그래서 가운데 이름을 근거로 남녀 구별을 할 수 있다.
갓 태어난 아이의 이름은 탕도(Thang Do), 꼰도(Con Do), 탕꾸(Thang Cu), 꼰디(Con Di), 탕꼰(Thang Con), 꼰힘(Con Him)등과 같이 천하게 지었다. 이는 아이가 태어나면 의료시설이 열악한 농촌지역의 경우 쉽게 죽을 수 있으므로 최대한 천한 이름을 붙여줬다. 그래야만 사신(死神)이 접근하지 못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다행이 이 같은 고비를 넘기고 실제 이름을 지어줄 때는 토속한 이름이나 부모의 이름과 비슷한 음으로 지었다. 예를 들어 부모의 이름이 런(Lan)이면 아이는 턴(Than)으로, 부모가 냥(Nhang)이면 아이는 닛(Nhit)으로 지었다.
학식이 있는 가정에서는 의미가 좋거나 일련의 연관성을 지닌 글자로 지었다. 예를들어 큰 아이의 이름이 쟝(Giang:江)이면 그 밑으로는 하(Ha:河), 한(Han:漢), 하이(Hai:海)등으로 지었다.
베트남인들은 일반적으로 '성'씨가 아닌 '이름'을 부르는 경향이 있다. 즉 우리나라의 경우 '김사장', '이박사' 등과 같이 성을 앞에 부르지만 베트남은 'Minh박사'라 할 때 Minh은 그의 이름인 것이다.
이 밖에 지식인들은 어릴 때부터 사용했던 애칭이나 부모가 작명해 준 이름외에 글을 쓸 때 사용하는 필명이 있었다. 이 외에 사망시에 부르는 이름도 따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