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섬목회이야기
이야기 스물여덟 식도교회 50주년 성전 건축 이야기
박영빈목사
2014년 새해에 들어오면서 하나님 앞에 특별히 감사를 드리고 싶다. 섬마을 교회 신축 공사가 기공예배를 드리고 3개월만에 은혜롭게 준공이 되도록 인도해 주신 섭리와 은혜가 놀랍고도 그저 감사할 뿐이다.
그간 이곳에 부임하고 시무 2년이 채 못되었지만 내가 이곳에 부임했을 당시 교회에서는 성전 건축의 비전을 품고 기도중에 있었으며 설계까지 세워져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전임 목회자와 성도들이 수년동안 성전 건축을 품고 기도해오고 있었다는 것과 1억 가까이 건축 헌금을 비축해 놓고 있었으며 건축의 이슈가 있으면 건축 헌금을 약정한 성도님들이 계속 열심을 내리라는 장로님의 말씀도 계셨다.
실제로 교회에는 종탑부분에서 누수가 생겨 비가 많이 오기라도 하면 곳곳에서 낙숫물로 인해 그릇을 받치기도 해야 하고 성전 중2층에 위치한 목양실에는 지붕과 터져있는 천정에서 유입되는 흙먼지와 누수로 컴퓨터며 사무집기를 설치해 둘 수가 없어 사택안 좁은 방에 옮겨야 할 정도였다. 지난 태풍 볼라벤에 의해 복지관 지붕이 날아가고 사택 일부가 뜯기는 수해를 겪고 피해복구를 하면서도 성전 건축의 의지는 불탔지만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성전건축이라는 대 명제 앞에서 정말 골리앗 앞에 서있는 다윗처럼 외소하기만 했다. 교회 주보에는 언제나 성전 건축 역사를 위해 기도제목이 올라 있고 장로님의 기도에는 성전 건축의 사명이 빠짐없이 기도제목으로 떠오르곤 하는데 그대로 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다. 전에 시무했던 대구지방의 한 교회가 전원교회로 아름답고 기능성있게 교회(대덕교회)를 건축하였다는 말을 듣고 장로님과 회계집사님을 대동한 채 그곳까지 견학차 다녀오기도 했다. 그 건축기획팀이 취임예배때 이곳까지 다녀가기도 했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부임한 그 해를 넘기고 말았다.
실제로 30여명이 예배드리고 있는 섬교회에서 성전 건축을 시도한다는 것조차도 예사로운 일이 아니어서 자칫 먼 훗날의 사업이 될 뻔했었는데 건축 계획에 활로가 열리는 계기가 마련되어졌다.
우리 교회 권집사님의 조카가 되는, 여기 식도 출신의 청년이 목회자가 되어 군산에서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목회하고 있는데 그 교회가 귀한 건축업자 집사님을 만나 비용이 적게 들면서도 규모있는 교회를 건축하였으니 한번 가보자는 권유로 그 교회를 방문하게 되었는데 군산에 있는 헤븐교회(정동명목사 시무)였다. 그 교회를 돌아보고 난후 그 건축소장님을 섬에 한번 모시기로 하였다. 그리하여 지난 초여름 건축설계사와 시공업자와 함께 그들 일행이 우리 섬을 방문했다.
지금의 교회 건물이 교회 전용 대지만이 아니라 공공기관의 땅 일부를 점유하고 있어 그간 세를 내고 있는데 교회 건축을 한다해도 지금의 자리에서 기존의 건물을 헐고 새로 짓는 것은 불가하여 1층 벽에 대한 보강을 하고 2층을 덧세우는 쪽으로 공사 계획을 나누고 그 규모를 정해서 사택과 복지관을 겸하는 2층 건물을 세우는 쪽으로 공사비 견적을 의뢰하게 되었다.
그런데 뜻하지않던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건축문제를 놓고 함께 직원회의에서 회의를 하기 직전인데 헤븐교회 견학을 제안했던 권집사님이 문득 자신의 친구가 전에 자기에게 매각을 부탁했던 섬의 산(山)부지 생각이 나서 전화를 해 본것 - 그 산지 300 여평을 10년전 가격 그대로 팔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기존의 현 건물을 헐고 보수하는 기초 비용을 들인다 해도 새로 구입하는 땅보다 더 들어가면 갔지 덜 들어가지는 않는다는 결론에 무조건 구입하기로 하여 비축중인 건축 헌금가운데서 바로 토지값을 송금부터 하기로 했다.
이래서 성전 건축 이야기는 보수 증축이 아니라 새로운 터전에서 신축하는 이야기로 전환되게 되었다. 건축팀에게 새로운 건축 터위에 신축하는 쪽으로 설계를 의뢰했고 건축 경비를 산출하게 되었는데 이것이 또 다른 골리앗이 되어 나타났다.
45평 2층으로 성전 90평, 사택 약 30평으로 120평 공사의 건축 규모 총 6억원가까이 들어가 은행 대출을 받아 3억원을 해결한다 해도 나머지 금액을 충당해야 하는 과제가 있어 당장 시행키 어렵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런데 우리의 성전 건축 의지를 믿었던지 건축을 담당하기로 한 소장님은 우리 건축 일정을 계획에 넣고 군산에서의 다른 건축물 건축 의뢰도 사양하면서 건축 착공 일정을 잡았고 섬이니만치 건축 자재를 단번에 싣고 들어오는 계획에 맞추어 바지선을 예약하고 자재를 주문하는 등 발빠르게 진행하고 있어 이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는 결단을 내리고 건축위원들을 소집하고 해야 했다.
우선 성전 건축을 위한 기초 토목공사를 먼저 해놓고 나서 어느 정도 기금을 준비하고 건축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하에 이 점을 통보하기로 했는데 전화 통화보다도 군산에 직접 나가서 우리의 실제 형편을 말하고 기초 토목공사까지만 추진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전하기로 하여 건축위원 일동이 군산까지 가서 소장님을 만나게 되었다.
그런데 막상 소장님을 만나고 나서는 모든 상황이 역전이 되었다. 우선 교회가 지금 손에 들고 있는 자금을 출발로 하고 건축 기초 자재를 싣고 들어가는 문제는 건축 소장님의 신용으로 외상 거래를 하고 금융권 대출을 받아 진행하기로 하자고 기왕 시작한 것 추진해 보자는 소장님의 제안에 우리 건축위원들이 도리어 설득을 당한 셈이 되었다. 소장님은 그간 관계업체들과 섭외하여 섬의 물때에 맞추어 9월초 군산에서 밤에 출발하여 만조때 섬 신축부지 앞 해변에 새벽에 도착하는 일정을 세우면서 바지선을 섭외하여 자재를 집결하는 계획을 추진중에 있었다.
우리교회 건축위원들은 이 기회가 하나님이 우리에게 성전건축의 절호의 기회로 주신 것을 절감하면서 도리어 설득당한 채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9월초부터 자재가 들어오면 놓아둘 공간을 위해 포크레인이 먼저 들어와 정지 작업을 했고 9월4일 주일날 새벽 4시 기초 자재를 가득 실은 바지선이 물때에 맞추어 현장 바로 앞 해변에 도착하면서 식도교회 성전 건축은 곧 바로 시작이 된 것이다.
이제부터는 자금을 대는 것이 숙제였다. 2금융권 대출을 알아보는 중에 본 식도 출신 직원이 근무하는 전주수협 그리고 지역내 격포 신협을 통해서 대출을 받아 보고자 시도했었는데 결과는 두 은행에서 어렵다는 통보를 받아 자칫 미궁에 빠질 수밖에 없었는데 하나님께서는 뜻밖의 활로를 열어 주고 계셨다.
지난 9월 우리 지방의 교역자회에서는 해마다 가는 교역자 수양회를 여수,남해로 가게 되었는데 이 일정 속에 뜻밖의 인물을 만나게 된 것이다. 지방회 내 포도나무교회 유진영 목사가 옛정읍성결교회 자리를 되찾기로 하여 구입 계획에 나섰는데 여기에 필요한 자금 대출 건을 성사시켜 주신 장로님을 여수 일정 가운데서 만나게 해준 것이다.
여수시에 있는 여서 새마을 금고 감사를 맡고 계신 장로님은 교회 대출 건이라면 발벗고 나서서 책임있게 해결해 주신다는데 지역도 멀고 우리가 섬이라는 취약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해 주시겠다는 말씀이셨다. 그것도 이자율이 저렴하고 중간에라도 대출이 가능한 기성고 대출의 여지가 있는 대출 조건이었다. 공사를 핑계로 교역자 수련회에 따라나서지 않았으면 어찌 되었겠는가?
업무 처리 능력이 뛰어난 장로님의 도움으로 우리가 미처 준비하지 못한 부분의 서류까지도 챙겨 주시는 등 대출 업무를 도와 주셔서 새마을금고 대출건이 해결되었고 나머지 금액 해결에는 교회가 소유하고 있는 기존의 교회 건물과 터를 처분하면 일부 자금 회전에 도움이 되고 봄어장을 시작하면서 섬에 자금이 돌기 시작하면 융통을 해서라도 해결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성전 건축이 진행되는 동안 주민들로부터 격려와 환영의 소리를 많이 들었다. 건축을 위해 구입한 그 땅은 처음에 정지작업을 위해 파면 팔수록 쓰레기와 묻어두었던 퇴적물이 나왔는데 동네 초입이 깨끗이 정리되는 것만으로도 속시원하다는 말씀들을 하셨고 섬에 제대로 건축 공정에 따른 건물 공사가 근자에 처음인지라 관심들도 높았다.
더우기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이르러서는 예전같으면 눈보라에 휩싸이는 계절인데도 건축팀을 긍휼히 여기셨음이신지 눈보라는 커녕 아예 눈이 쌓이지 않는 이상기온으로도 섭리해 주셨다. “금년 겨울에 눈이 안 오는 것은 교회 잘 지으라고 하심이야! 암만 !” 하면서 대견해 하시는 동네 어르신도 계셨다.
교회 건축은 아름다운 자연 환경을 지니고 있고 여름이면 수양회 장소로 활용이 되오던 것을 감안, 팬션 분위기가 나게 예쁜 건물로 기획을 하고 2층 성전을 지으면서 예배실은 2층에 두고 1층은 외부 수련회 팀을 유치할 수 있도록 게스트룸과 집회장을 겸한 식당과 주방, 샤워장등을 겸비하여 40여명 수련회 유치가 가능한 교회로 만들었다. 2층은 100명 집회가 가능한 예배실로 준비되었고 해변쪽으로 10여평 발코니를 만들어 수려한 경치를 품을 수 있도록 했으며 교회 위치는 마침 식도 가막산 등산로 초입에 위치하여 바다와 산을 아우르는 천연의 입지를 갖춘 수양관 교회(?)로 자리매김을 하게 되었다. 적은 수의 성도들과 함께 대출금을 갚고 건축 잔액 자금을 마련하며 새 건물에 알맞게 집기며 비품을 구비하는 일들이 입당을 앞두고 과제로 남아 있지만 이제까지 모든 일을 이루시고 진행을 허락하신 하나님께서 뜻있는 손길을 통해서라도 분명 이루어 주실 것을 믿고 싶다.
식도교회 50주년을 맞는 올해이고 보면 50주년 기념 교회이기도 한 식도교회 성전 건축 이야기가 참으로 감사할 뿐이다. 이제 봄어장이 시작되는 4월 부활절에 즈음하여 입당 예배를 드리기 위해 준비 중인데 우리 교회가 이쪽 위도 지역을 등대처럼 빛을 발하는 교회가 되도록 그리고 교회를 통하여 작은 섬마을 전체가 복음화되도록 중보기도해 주실 것을 감히 부탁드리고 싶다.
(서해노을보다 아름다운 식도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