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대구 서구청 앞에서 한국만성질환관리협회와 영남대병원 주관으로 '혈관 건강 지키는 빨간 목도리 캠페인'이 열렸다. 이날 캠페인의 목적은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 만성질환의 예방과 관리는 혈관 건강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점을 알리는 것이었다. 주최측은 참가자들에게 혈관 무료검진을 해주는 한편 혈관을 보호하라는 의미로 빨간 목도리를 나눠 주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영남대병원 순환기내과 김영조 교수는 "약 10만㎞에 달하는 우리 몸 속 혈관 가운데 어느 한 곳이라도 막히거나 터지면 심각한 후유증을 겪게 된다"며 "고혈압, 고지혈증, 뇌졸중, 당뇨병 등 혈관과 연관된 질환을 미리 예방해야만 건강한 삶을 꾸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생활습관의 변화는 만성질환 급증이라는 원하지 않은 결과를 불렀다.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생활속에서 조금만 조심하면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최윤식 한국만성질환관리협회 회장(서울대의대 내과 교수)의 도움을 받아 50∼60대에도 30대의 건강한 혈관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6가지 생활습관에 대해 알아본다.
(1) 내장비만 막아야 혈관비만도 막는다= 만병의 근원인 비만은 혈관건강에 있어 '주적'이다. 살이 찌면 남아도는 지방이 혈관에 쌓이면서 혈관이 좁아지게 되고 동맥경화가 유발된다. 내장지방은 유해물질을 분비하거나 혈액에 녹아 동맥경화를 잘 일으키게 하고 당과 지질의 대사 이상을 불러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을 유발한다.
특히 복부비만은 막을 수 있다면 막아야 한다. 가슴, 팔, 엉덩이에 있는 피하지방보다 허리와 복부에 있는 내장지방이 혈관 건강에 훨씬 나쁘기 때문이다.
(2) 운동은 충실한 혈관 청소부= 적절한 운동은 혈관의 청소부 역할을 하는 '좋은 콜레스테롤(HDL)' 수치를 높이고, 혈압과 혈당은 떨어뜨린다. 운동은 또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등 혈관 건강을 지켜준다.
유산소 운동을 하면 혈관 내피에서 산화질소가 분비되며 이는 혈관 확장에 중요한 구실을 한다. 일주일에 3일 이상, 30분 이상 연속적으로 해야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쉽게 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에는 걷기, 조깅, 자전거타기, 수영 등이 있다.
(3) 혀가 즐거우면 혈관이 괴롭다= 트랜스지방과 포화지방은 혈관을 노화시킨다. 특히 트랜스지방은 '좋은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고 심장 및 뇌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나쁜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킨다.
포화지방은 우유나 치즈와 같은 유제품과 육류, 소시지 등에 많으며 트랜스지방은 과자, 패스트푸드, 인스턴트 식품 등에 많다. 설탕, 흰쌀, 밀가루 등은 혈관 벽을 두껍게 만들고 당뇨와 비만을 유발하는 음식인 만큼 피하는 것이 좋다. 과식도 가급적 삼가야 한다. 지나치게 많은 양을 소화시키기 위해선 산화 물질을 많이 발생시킬 수밖에 없으며 이는 혈관을 약하게 하고 동맥경화를 유발한다.
(4) 담배연기에 혈관도 늙는다= 흡연은 혈관의 노화를 촉진시키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실제로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은 물론 심혈관 질환에 걸릴 위험이 60∼70%나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흡연을 하면 담배 속의 유해물질로 인해 혈관 내벽이 손상된다. 또 손상된 혈관벽에 혈관수축제를 분비하는 혈소판이 달라붙어 결국 혈류량이 줄어들게 된다.
(5) 과음도 혈관 건강의 적이다= 평소 술을 좋아하거나 업무상 술 약속이 많은 사람은 혈관건강의 요주의 대상이다. 적당한 음주는 혈액순환을 도와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장기간 과음을 하면 심장근육이 약해지고 심하면 알코올성 심근증에 걸릴 수 있다.
(6) 만성질환은 혈관 노화 촉진= 나이가 들수록 각종 혈관 질환에 노출될 수밖에 없고 이는 혈관 노화의 주된 원인이 된다. 특히 고혈압이 있으면 혈관에 높은 압력이 계속 가해지고 이 현상이 오래 지속되면 혈관 내벽은 손상되며 아무는 과정에서 혈관이 딱딱해지는 동맥경화증이 발생한다.
당뇨병도 혈관을 노화시키는 대표적인 질병으로, 모세혈관에 손상을 주며 결과적으로 혈액순환에 장애를 초래한다. 따라서 이러한 질환이 있거나 고위험군에 속해 있다면 혈관 상태를 정기적으로 체크하고 약물치료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