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왕실 - 회룡재 - 큰재 - 국수봉 - 용문산 - 작점고개
오늘부터 출발시간이 06:50분으로 많이 늦춰졌다. 백두대간의 최종 종착지인 천왕봉이 그만큼 가까워 졌음이다. 성당 미사에 참석했다 늦은 시간에 집에 온 마누라와 딸내미들이 깰까봐 조심스레 아침을 먹고 도시락을 챙기는데 마누라가 방문을 열고 나오면서 많이 미안해한다. 일요일이라도 푹 자라고 주방문을 닫은 채 조심스럽게 준비했는데 단잠을 깨운 것 같아 미안하다. 배낭 걸머지고 집을 나서는데 생각보다 날씨가 푹한 편이다. 차고지에 도착하니 정대장이 대원한명이 척추수술을 해서 참석하지 못한다고 한다. 늘 가득채운 배낭으로 마지막 배낭털이 할 때 선배들의 허기진 배를 채워주며 힘을 내게 했던 후밴데 카페 댓글을 통해 대략은 알고 있었지만 그 정도를 잘 몰랐었는데 안타깝기만 하다.
1·2차 집결지에서 대원들을 태우고 07:07분 공설운동장을 출발해 합천국도를 달리다 08:00분 고령 톨게이트를 통과하여 중부내륙고속도로 성주휴게소에 들렸는데 휴게소가 완성되지 않아 편의시설과 화장실 시설이 엉망이다. 08:36분 휴게소를 출발한 우리들은 금방 경부고속도로로 진입했다 08:52분 동 김천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4차선으로 시원스레 뚫린 김천-상주 간 국도3호선을 달리다 09:07분 68번 지방도로 접어들더니 큰재를 지나 윗 왕실마을로 향하는 농도로 접어들었다.
09:24분 왕실마을에 도착하여 산행준비를 하고 09:30분 동물이동 통로를 향해 걸음을 옮긴다. 윗 왕실재는 동물이동통로로 연결되어 있어 맥이 끊어지지 않은 것 같아 참 다행스럽다. 시작부터 낙엽길이다. 고도가 낮아져서인지 아님 수종이 다른 것인지 여기의 낙엽은 잎이 넓고 큼지막하다. 길 왼편 무덤을 지나 10여분 이동하니 463m봉이다. 오르막도 내리막도 아닌 낙엽 길을 걷기를 1시간여 효곡리와 봉산리를 넘나드는 개터재다. 이정표 기둥에는 매직으로 옛고개로 표기 해 놓고 개터재는 화살표를 해 놓았는데 초기 백두대간 지도에는 여기가 개터재다. 인증 샷을 하고 서둘러 걸음을 옮기니 사각사각 사그락 낙엽 밟히는 소리가 오늘도 나를 시몬이 되게 한다. 등산로 우측으로 인삼밭이다. 한때 풍기와 금산에서만 재배되는 걸로 알았었는데 기후 변화 때문인지 많은 지역에서 인삼밭이 눈에 띤다. 11:01분 회룡재다. 용이 뒤돌아보는 형국이라는 마을 뒤 회룡산이 인접하여 붙여진 이름일지라.. 원래 이 구간은 고도가 낮은데다 야산 특유의 잡목과 가시넝쿨이 많아 대간꾼들에게 지루하면서도 등산복을 많이 훼손케 했었는데 지금은 잘 정비된 등산로가 여유로움과 안전산행을 하게한다. 통나무를 박아 놓은 야트막한 오르막을 오르니 11:11분 무명봉이다. 심호흡 크게 하고 15분여 이동하니 등산로 좌우에 소나무 군락이다. 진한 솔 내음 맞으며 이동하니 11:22분 광골마실 표시판이 나오고 11:35분 회룡목장 입구다. 한때 이영도목장으로 불렸었고 심한 냄새에 시설도 낙후 됐었는데 지금은 최신식 목장의 모습이다. 콘크리트 임도를 200m 정도 걷다 등산로로 진입할 때쯤 부부로 보이는 2쌍의 중년인이 라면을 끓여 먹고 있다. 승용차 트렁크에 뾰족한 대형 곡괭이랑 여러 기구가 실려 있는 걸로 봐서 순수한 산행인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해 보며 부지런히 걸음을 옮긴다. 배가 고프다.. 무덤을 지나 짧은 오르막을 오르고 나니 거북형상의 바위가 나온다. 가벼운 입맞춤으로 오늘의 안전산행을 기원해 본다. 큰재에 도착하니 11:55분 먼저 도착한 대원들과 합류하여 점심상을 차린다. 오늘도 통영 김수*대원이 꼼장어 탕을 많이도 가져왔다. 정대장이 미리 끓여 놓은지라 배고픔에 허겁지겁 흡입을 했다. 김대* 대원도 김치찌개랑 얼라 발렌타인을 가져왔다. 진수성찬이 따로 없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주변을 둘러보며 큰재의 옛 모습을 추억해 본다. 48년간 597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옥산초교 인성분교는 폐교되어 2011년 “백두대간숲생태원”이 되었고 길 건너 파란 지붕의 할머니 집은 주차공간으로 바뀌었다. 2005년 할머니 집 뒤 켠 에서 눈 맞으며 냉수로 몸 씻었던 젊은 날의 내 추억도 소환된다. 12:30분 작점고개를 향해 출발하니 바람이 불고 잔뜩 흐린 날씨다 촌에 말로 뭔가가 내릴 것 같은 새꼬론한 날씨다. 점심 먹은 직후의 된비알은 산쟁이들을 많이 힘들게 한다. 빗방울이 하나씩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이내 싸락눈으로 변해 얼굴을 찌르듯 때린다. 작점고개에서 출발한 경기부천 대간 팀을 만났다. 서로 힘내라는 덕담을 하며 부지런히 걸으니 13:20분 683봉이다. 돌로, 통나무로 만들어진 계단을 20여분 오르니 13:42분 국수봉이다. 2014년 까지만 해도 조그마한 정상석에 掬水峰이라 적혀 있었는데 언제 부터인지 엄청난 烏石에 웅이봉이라 새겨 놓았다. 상주시의 재정자립도가 얼마나 될까? 부천에서 북진 중인 후미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정상석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긴다. 용문산을 향해 내리막길 빠르게 걷고 있는데 아뿔싸 스틱을 국수봉 정상석 옆에 놓고 왔다. 400m는 족히 내려 온 것 같다. 오르막길을 되돌아 올라가니 스틱도 사람들도 보이지 않는다. 작점고개에 파킹해 놓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정대장이 큰재에 가보겠단다. 참 미안하고 민망한 일이다. 14:15분 용문산을 오르기 위한 가벼운 오름길이 이어지더니 이내 급 오르막이다. 10분여 급 오르막을 오르고 나니 14:43분 용문산 정상이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있던 후미대원들과 조우한다. 여기도 새 정상석으로 바꾸어 놓았다. 옛 것을 소중히 잘 보존을 해야 하거늘..지자체, 시의회의 생각 없음과 무능함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은 나만 일까? 정대장이 스틱을 찾았다고 연락을 해왔다 내 손때 묻은 스틱인데 참 다행이다. 무좌골산 가는 길이 제법 심한 오르막이다. 후배의 아들이 중학교 야구선수란다. 운동을 시키는 부모의 힘듦과 바람 등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3:46분 무좌골산이다. 큰재가 얼마 남지 않았다. 우리는 16:00분 안에 큰재에 도착하기 위해 빠른 걸음으로 이동한다. 16:00분 정확히 큰재에 도착하니 대원들이 백두대간 작점고개 표시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배낭과 등산화를 정리하고 김천시내 “맑고향기로운 사우나”에 도착하니 16:48분 차가운 물에 무릎부터 담가본다. 저녁 예약시간이 18:00분이라 여유를 부려본다. “이모네생선구이정식” 집에서 거한 저녁을 먹고 18:57분 진주로 출발했고, 19:50합천고령국도로 빠져 나와 남정네들의 요구에 따라 국도에서 잠깐 정차했다 진주에 도착하니 20:50분 참 이른 시간이다. 집에 도착하니 21:30분 작은딸이 제주여행 갔다 사온 감귤막걸리 한잔으로 피로를 풀며 오늘 산행을 마감한다.
동물 이동통로로 연결되어 백두대간 맥이 끊어지지 않아 다행이다.
실전 백두대간 지도에 보면 여기가 개터재다.
회룡목장!(구 이영도 목장)
개나리 봇짐! (배낭을 차에 실어 놓은지라..)
2005년도에 담은 옥산초교 인성분교는 모습!
2005년도 길 건너 할머니 집!
2014년 에도 국수봉으로..지금도 이정표엔 국수봉으로 표기되어 있다.
옛 표시석!
1인분 9천원 짜리 밥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