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로: 응암역 2번 출구-응암역 신사오거리 버스정류장 승차-(702B번 버스)-[서오릉로 806의무경찰대 하차-서오릉고개 녹지연결로 생태육교-윤동주 시비 쉼터-봉산(209)-은평구 신사동 산새마을-신사동 10번 마을버스 종점]-(10번 마을버스)-새절역-(지하철)-역촌역 4번 출구-물회전문횟집 울릉도[4km, 2시간]
산케들: 元亨, 回山, 새샘(3명)
8월 4번째 산행은 은평둘레길 1코스 봉산해맞이길[증산역에서 서오릉고개 녹지연결 생태육교까지 5.6km 거리] 가운데 일부 구간을 반대 방향으로 걷는 것이다.
1코스 종점인 서오릉고개 녹지연결 생태육교에서 시작하여 남쪽 방향에 있는 1코스 최고봉인 봉산에 오른 다음 증산역을 향해 남쪽으로 계속 내려가다가 왼쪽(동쪽) 갈림길인 은평구 신사동 산새마을로 내려가는 약 4km 코스에 이르는 코스.
이 은평둘레길 1코스는 서울둘레길 7코스에 해당한다.
어젯밤 일기예보는 간밤에 많은 비가 내리며, 오늘 오전에도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비가 제법 내릴 거라고 했다.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니 간밤에 비는 전혀 오지 않았고, 잔뜩 찌푸린 날씨이긴 하지만 비가 오지 않아 다행이다.
하지만 아침과 오후에 비를 뿌릴 것이라는 날씨 예보는 여전하다.
09:35 응암역 2번 출구 앞을 출발하여 신사오거리를 따라 돌면 바로 있는 은평로의 신사오거리 버스정류장에서 09:37 702번 버스에 오른다.
12분 후인 09:49 806 의무경찰대 버스정류장에 내리니, 바로 앞이 우리가 건너갈 서오릉고개 녹지연결로 생태육교다.
09:58 육교 아래서 만반의 산행 준비를 마치고 육교 덱 계단을 올라 생태육교를 건넌다.
여기서부터 봉수대가 있는 봉산 정상까지의 거리는 930m.
09:59 생태육교를 건너면 바로 윤동주 화강암 시비가 서 있는 쉼터가 나온다.
그런데 시의 제목이 '새로운 길'이다.
바로 오늘 산케들이 처음 걸어보는 새 길을 축하하는 시 제목이 아닌가!
그런데 시를 읽어 보니 새로운 길이란 난생 처음 걷는 길이란 의미가 아닌 이 길을 걷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언제나 새로운 마음가짐을 갖자는 내용이다.
정자 앞에는 아주 키가 큰 상수리나무가 한 그루 우뚝 서 있다.
참나무가 많은 이 길은 상수리나무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10:09 야산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수령이 적어도 100년 이상으로 보이는 산사나무 고목 한 그루가 눈에 들어왔다.
지금은 주로 관상용으로 심어기르는 산사나무는 장미과의 작은키나무이며, 산사山査란 산에서 나는 아침의 나무란 뜻을 가지고 있다.
가을이면 아주 빨갛게 익는 작고 둥근 열매를 산사자山査子라고 하며 한방에서 사용하는 훌륭한 생약이다.
또한 열매에서 사과맛이 나므로 산에서 나는 사과나무라는 뜻으로 지은 이름이라고 한다.
소설과 영화 해리 포터에 나오는 해리 포터의 라이벌인 드레이코 말포이가 가진 지팡이가 바로 이 산사나무로 만든 것이며, 해리 포터는 서양호랑가시나무 지팡이를 갖고 있다.
영어로 '5월 나무 May tree'인 산사나무는 5월이면 탐스런 하얀 꽃들이 수북히 모여 피기 때문에 서양에서는 5월을 대표하는 나무로 인기가 높다.
보통의 나뭇잎과는 확연히 다른 모양의 산사나무 잎과 가을이면 빨갛게 익을 열매
인터넷에서 찾은 산사나무의 빨간 열매와 흰 꽃
10:22 봉산 봉수대 올라가는 깔딱계단
10:27 봉수대가 있는 봉산 정상 입구에 팔각정이 서 있다.
10:28 봉산 정상의 2개의 봉수대와 봉수대 옆길이 남쪽으로 내려가는 하산길이다.
봉산의 해발고도는 209m로 네이버 지도에 표기된 반면, 이곳 봉산 안내판에는 207.8m라고 기록.
봉산烽山은 조선시대 서울 무악 봉수로 이어지는 봉수대烽燧臺[봉화를 올리던 둑으로 봉홧둑이라고도 함]가 있던 곳이라 붙여진 이름이며, 봉우리 좌우로 뻗은 산줄기가 마치 봉황이 날개를 펴고 평화로이 앉아 있는 형상으로 봉령산鳳嶺山이라 부르기도 한다.
봉산은 특히 여름에 소나기가 온 후면 뜨는 커다란 봉산 무지개는 아름답기로 유명하며, 3·1 운동 때 이 봉수대에 모여 대한독립만세를 불렀다.
지금의 봉수대와 팔각정은 2011년 봉산 해맞이 공원을 조성하면서 만든 것이다.
봉수대 옆에 서 있는 주변 풍광 사진인 봉산정 포토 아일랜드를 보면 북한산, 북악산, 인왕산, 남산, 안산, 백련산, 청계산 등이 뚜렷이 보인다.
그런데 오늘은 구름이 많이 끼어 멀리 있는 산은 보이지 않는다.
봉산정
10:29 봉산정에 올라가 앉아 쉬면서 복숭아 등 간식 타임.
오늘은 산행 시작할 때 막걸리 준비하지 않는 것으로 하였기에 오랜만에 막걸리 없이 간식만...
봉산정에서 올라 둘러본 주변 풍광
북동쪽의 북한산
동쪽의 인왕산(가운데 나무 바로 뒤 앞쪽에 있는 진하게 보이는 봉우리)
인왕산 약간 오른쪽으로 봉수대 뒤로 보이는 백련산(앞)과 안산(뒤)
10:40 봉산을 내려가면서 봉수대 옆에서 세 산케가 오늘 산행의 인증샷 찰칵!찰칵!
10:43 봉산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는 덱 계단
하산길에는 야생화도 많이 피었을 뿐아니라 꽃밭이 많이 조성되어 있었기에 꽃이 많지 않은 여름산에서 예상외로 꽃을 많이 즐겼던 산행이 되었다.
10:47 등골나물
10:51 달개비
10:51 붉나무
10:52 벌개미취
11:10 한가운데 둥글게 잔디밭이 조성된 쉼터 도착
1113 쉼터에서 조금 내려가면 옥비녀처럼 생긴 크고 하얀 꽃이 핀 옥잠화 꽃밭이 있다.
11:20 진분홍꽃이 활짝 핀 배롱나무가 있는 체육쉼터.
배롱나무는 진분홍꽃이 피는 품종이 가장 많기는 하지만 흰꽃과 보라꽃이 피는 품종도 더러 있다.
11:30 갑자기 시야가 확 트인 조망점을 지난다.
은평구 신사동과 응암동의 아파트단지와 바로 뒤에 백련산, 그 뒤로 안산의 높은 봉우리가 보인다.
위 사진의 왼쪽(북쪽)으로 보이는 북한산
11:32 꽃밭이 있는 또 다른 쉼터.
꽃밭 가운데는 하얀 잎이 특징인 설악초[설악산의 하얀 바위색과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가 우뚝 서있고, 그 양쪽으로 범부채의 주황꽃과 채송화의 새빨간 꽃들이 묘한 대비를 이룬다.
사진이 흐리게 찍혀 대신 1달 전 안동호반자연휴양림에서 찍은 범부채 사진을 올린다.
11:34 봉산 편백나무 치유의 숲을 가로질러 동쪽으로 은평구 신사동 산새마을로 내려간다.
편백나무 군락과 배롱나무
11:36 누리장나무
11:37 편백나무 치유의 숲 덱 계단 주변의 홑왕원추리[겹꽃이 피는 품종이 왕원추리]
11:39 꽃댕강나무
11:40 맥문동
11:43 큰금계국
11:44 미국자리공
11:45 무릇
11:49 산을 벗어나 은평구 신사2동 산새마을 입구 도착
11:52 은평구 신사2동(가좌로 11가길) 산새마을의 마을버스 종점인 보람미니슈퍼 앞에 도착함으로써 약 2시간에 걸친 오늘 산행은 끝났다.
12:00 10번 마을버스에 탑승하여 새절역으로 향한다.
새절역에 내려 지하철 타고 뒤풀이식당이 있는 역촌역으로 갈 것이다.
그런데 버스를 타고 새절역으로 가는데 그동안 전혀 오지 않았던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새절역에 가까워지면서 쏟아지는게 아닌가!
다행스러운 것은 마을버스 정류장이 새절역 입구 바로 앞이라서(아님 운전기사가 일부러 세워줬을지도??) 우산을 꺼내지 않아도 되었다.
12:24 역촌역에서 내려 밖으로 나오니 비는 많이 그쳐 가랑비 수준이지만 우산을 쓰고 이동하여 오늘의 뒤풀이식당 물회전문점인 횟집 울릉도로 향한다.
횟집으로 들어가려는데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기 시작!
저번에 왔을 땐 출근부에 기록하여 30분 정도 기다렸기 때문에 적을려고 보니 출근부가 뒤집어져 있다.
웬일인가 싶어 식당 안을 흘끔 들여다보니 의자 테이블 2~3개에만 손님이 있을 뿐 방의 테이블은 텅텅 비었다.
비+코로나19의 영향이지 않을까 싶다.
가장 좋은 위치의 의자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12:35 세 산케가 4인분의 물회를 먹고 또 먹었다.
12:36 푸짐한 물회를 가운데 놓고 흐뭇하게 뒤풀이 건배하는 세 산케
13:35 약 1시간 정도 뒤풀이를 즐긴 다음 자리에서 일어나 역촌역으로...
역촌역 4번 출구 앞 은평평화공원 내 평화의 소녀상이 있다. 그래서 이름이 평화공원인 모양.
역촌역에서 회산과 새샘은 상행선, 원형은 하행선을 타고 각자 갈 길로...
오늘 산행에서 특별했던 것은 비가 세 산케를 피해 갔다는 사실!
2020. 8. 23 새샘
첫댓글 물회 집에 갔네!
그럴줄 알았으면 따라 붙이는건데ㅡ
후기가 웬만한 고교 교과서에 올려도 손색이 없겠다. 너무 잘썼다.
고맙소 서산. 왔더라면 더 재밌는 산행이었을텐데...
토요일마다 나가는 곳은 끝났소?
여름 꽃과 나무가 풍성한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식물원에 다녀온 느낌!
새샘 고맙고 수고하셨소.
회산대장의 초간단 후기 몇번 보고나니 주필의 후기는 장편소설 같소 ㅎㅎ.
나무와 꽃 이름 잊을만 하면 올려주니 고맙구랴.
멋드러진 후기. 고품위 후기이다.
이런 멋진 후기 읽는 재미를 당분간 접어야 하는 것이 아쉽다.
새샘 주필 수고하셨소.
새로운 코스를 소개하고 안내해 주신 원형! 수고했소. 이번에 원형 얼굴 한번 볼 기회를 놓쳐 아쉽구려.
회산대장님! 명품후기를 낳게한 산행계획 멋졌소. 감사.
은평구 신사동?
79년도에 현대건설 신입사원일때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에 1년 정도 살았습니다.
그당시 아파트가 분양이 잘 안되어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65동이 현대건설 독신자숙소로 사용되었거던요.
압구정동 아파트 근처에는 밥 먹고 술 마실 곳이 없어서
바로 옆동네 신사동까지 가곤 했는데...
1979년 말에 해외로 발령나서 퇴거했었었습니다마는
차라리 퇴사하여 아파트 앞 나대지 한 백평 정도 사두었으면
그 옛날 사우디 무더위 고생 안하고 지금쯤 씨19 걱정 안하고
편하게 앉아서 냉장 수박 먹으며 새샘후기 읽고
강남 사거리를 쓰레빠 신고 다니고 있을텐데
아무리 인생에 가정법이 없다 하지만 참 아쉽네요. ^^
서울에는 신사동이 두 군데 있습니까?
덕분에 40년전 추억에 잠깁니다.
나도 79년 현대아파트 65동 독신자아파트 첫번째 입주자로 1년 넘게 살았는데!
그때 서로 연락했으면 소재회장과 재밌게 지낼수 있지 않았을까?
지금도 독신자 아파트생활 생각하면 절로 입가에 미소거 떠오른다.
밤에 술마시고 택시타고서 들어가면서 기사에게 현대아파트 갑시다라고만 해도 65동 앞에 내려주었는데..
독신자 아파트 동메이트 소재 반갑소!
세 산케가 조건이 안 좋은 상황에서도 여유 있는 코스 즐산 하셨네~
꽃,나무박사 새샘의 후기를 보니 완전 여름식물원 같구려.수고하셨소.
새샘 덕분에 꽃과 나무들이 자기를 알아주니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
요 몇주간 궂은 날씨와 코로나 때문이지만 산행에 삼 명이 계속 등장인물...이어지는 산케의 전통이 대단하며, 대장의 공이 크네요.
코로나가 무섭긴 무서운 모양이다. 예약도 안받고 줄을 길게 서던 물회집이 잠잠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