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흥 김문 모든 종원님,
건강하시고 복된 중추·가을 맞으시기를 기원합니다 >
서흥김문 종원 여러분.
그간도 안녕하시지요.
도동서원의 입구로 들어서면 바로 정문인 수월루(水月樓)가 있고, 그 아래로 외삼문과 환주문(喚主門)이 있습니다. 한수조월(寒水照月), 차가운 강을 비추는 밝은 달, 물(水) 위의 달빛(月)으로 글을 읽는다는 학문하는 선비의 마음 속에 새기는 다짐을 뜻 합니다.
더 없이 밝은 달이 환하게 비추이는 임인년 중추·가을을 맞아 우리 서흥김문 선조들의 뜻을 새겨 보면서, 오늘날 우리 후손들의 삶과 그 자세를 생각해 봅니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코로나 질병의 그림자가 그치지 않고 있으며, 살림살이의 불황도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서흥김문 종원은 자랑스러운 선조의 자세를 새겨서 당당하고 지혜로운 사회생활을 하면서, 후손을 길러야 한다고 봅니다. 차가운 물에 비치는 밝은 달은 모든 사람에게 천리를 비쳐주고, 그 천리를 우리 모두의 마음에 담아야 하는 것입니다.
이 시대 우리 서흥김문 후손들의 삶은 우리 사회의 제반 어려운 사회현상을 두려움 없이 극복하고, 당당하게 생활을 영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탄탄무애(坦坦無礙)한 자세가 요구되는 시대입니다. 불교의 대승불교 수행법인 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지혜의 육바라밀(六波羅密) 중에서도 으뜸인 보시는, 법보시(法布施)·재보시(財布施)·무외보시(無畏布施)로 나누이지만,
그 중에서도 무외보시가 제일입니다. 자신의 두려움을 없애고 당당한 삶을 가면서, 남의 두려움도 줄여 주거나 없애주는 생활입니다. 기독교의 예수님도 그를 따르는 사람들이 갈릴리호수에서 폭풍우를 만나 노를 저을 수도, 돛을 올릴 수도 없어 떠돌고 있을 때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 하지 마라.(Courage. It is I. Don't Fear.)”라고 했습니다.
우선 나의 두려움을 없애고, 그런 다음 남의 두려움도 덜어주고 없애주는 행(行)이 이 시대 최상의 삶이 아니겠습니까. 두려움 없는 당당한 삶에서 우리 모두의 행복이 시작된다고 봅니다.
우리 헌법은 ‘모든 국민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라고 정하고 있습니다. 행복은 직장·건강·가족·주변 등 관계되는 다양한 분야에서 특별한 사단이 없이 편안하고 만족스러운 안녕감을 말합니다. 그래서 행복을 찾는 첫 번째 순서는 긍정적인 마음을 키워서 부정적인 상태를 제거하고 두려움 없는 당당한 마음을 쌓아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행복을 발견할 수는 있지만 정작 스스로 행복해 지는 일은 참으로 쉽지 않습니다. 행복의 추구(pursuit of happiness)는 우리 모두의 자세에 달려 있고, 나날의 삶의 행복, 목적 있는 삶의 행복도 우리 모두에게 달려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행복을 추구하고 행복해지는 희망을 가지고 있는 이 중추·가을에 우리 서흥김문 모든 종원님 두루두루 마음 먹은대로 모든 일이 이루어지시고, 진정한 행복·건강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하는 마음이 가득합니다.
우리 사회 전체가 참으로 어려운 이 시기이지만, 좋은 계절 중추·가을을 맞아 우리 조상님들을 우러러 생각해 보고, 그 후손으로서 당당한 사회 구성원임을 새겨 보면 좋겠습니다. 중추·가을을 맞아 우리 서흥김문 모든 종원님들과 각 가정, 그 소속된 조직에 행복이 가득하시고 건강하시며, 더욱 발전적인 변화가 있으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2년 9월
대종회 회장 희옥(熙玉) 합장
< 현재 ; KBL 총재,
전 ; 헌법재판소 재판관, 동국대 총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