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26일 목요일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스테파노 성인은 초대 교회의 사도들이 뽑은 부제이다. 식탁 봉사를 위한 일곱 봉사자의 하나로 뽑힌 그는 가난한 이들에게 식량을 나누어 주는 일뿐 아니라 사도들과 마찬가지로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면서 진리를 증언하는 일도 소홀히 여기지 않았다. 또한 유다인들과 벌인 논쟁에서도 “은총과 능력이 충만한”(사도 6,8) 스테파노는 지혜로운 언변으로 그들을 물리쳤다. 유다인들은 스테파노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음을 알고 그가 하느님을 모독했다는 거짓 소문을 퍼뜨렸다. 결국 그는 돌에 맞아 순교함으로써 교회의 첫 순교자가 되었다. “주 예수님, 제 영을 받아 주십시오. 주님, 이 죄를 저 사람들에게 돌리지 마십시오”(사도 7,59-60).
사람들이 너희를 넘길 때,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그때에 너희에게 일러주실 것이다.
사실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영이시다.
(마태오 10,17-22)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너희는 나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마태 10,22)라고 하신다. 주님을 따른다는 것은 박해를 각오해야 한다. 때로는 부모나 형제로부터 배척을 받고, 친척이나 가까운 이웃으로부터 반대와 박해를 당할 수도 있다. 이처럼 신앙생활이란 결코 쉽지 않다. 주님을 따른다는 것은 이미 박해와 고통을 각오한 삶인 것이다. 왜 신앙인은 박해를 당하는가? 세속적인 인간들에게 그리스도의 진리는 커다란 걸림돌이 된다. 세상이 추구하는 행복과 그리스도의 가르침은 전혀 다른 차원의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도는 세상의 빛이시다. 죄와 어둠의 세력은 빛을 거부하고 미워한다. 어둠의 행위가 빛 안에서 낱낱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이 세상 안에서 신앙의 삶을 충실히 사는 것 자체가 미움과 박해를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순교자는 본래 증인의 의미를 갖고 있다. 신앙의 삶 자체가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길이며 동시에 순교의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