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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우남
히틀러의 독재가 한창 진행되던 1935년 독일에서는 세계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인종차별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법안이 통과되었다. 히틀러가 총통으로 있는 나치당의 전당대회가 열린 뉘른베르크에서 만들어진 법안이라고 해서 뉘른베르크 법이라고도 한다.
이 법의 주된 내용은 유태인의 혈통이 섞인 국민을 독일인과 차별하는 것이다. 양친이 유태인인 자는 유태인이고, 조부모 4명중에서 세 명이 유태인인 자도 유태인이고, 조부모 중에서 두 명 혹은 양친 가운데서 한 명만이 유태인인 자는 반(半)유태인인데, 그들 중에서 1935년 9월 15일 현재 유태교 신자이거나 유태인과 결혼한 자는 유태인으로 분류되었다.
이 법에 따라 유태인과 입을 맞추거나 손을 잡는 행위도 처벌받았다. 실제로 60세 된 독일 노인이 과거에 자기 집의 하인으로 있던 30세의 유태인 여성에게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가 사형 당한 경우도 있었고, 자기 집에 초대한 유태인에게 "외투를 벗고 편히 앉으라"고 말했다가 처벌당한 독일인도 생겨났다.
‘뉘른베르크 법’과 이에 따른 유태인에 대한 탄압은 형식적 법치주의의 문제점을 잘 보여주는 역사적인 사건이다. 형식적 법치주의에서는 법의 내용이 정의로운지 여부 보다는 법의 형식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가 더 중요하다. 아무리 정의로운 내용이라도 법의 형식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형식적 법치주의에서는 별다른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법의 내용이 비록 정의롭지 않다고 하더라도 법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면 무조건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이 바로 형식적 법치주의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형식적 법치주의는 법의 권위를 살리고 사회질서를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었지만 독재자에 의해 악용될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았다. 이러한 가능성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 바로 히틀러의 제 3제국이다. 히틀러는 독일 국민들의 투표를 통해 총통으로 추대되었으며 위에서 살펴본 것과 같은 뉘른베르크 법 등과 같은 악법을 만들어 독재를 실시하였다. 법을 무시했던 일반적인 독재자들과는 달리 히틀러는 법에 따른 독재를 실시하였지만 그 과정에서 수많은 희생자들이 생겨났다. 형식적 법치주의의 한계가 드러난 것이다.
민현우
‘시골영감 처음 타는 기차놀이에 차표 파는 아가씨와 실갱이 하네.’ 시골영감도 아는 에누리.
차표마저도 가격을 깍아서 구입하여고 하는 모습이 막무가내 같아 보인다고 할지도 모르지만, 이 시골영감이야 말로 진정으로 장사에 대해서 알고 계시는 분인지도 모르는 일.
‘아, 이 세상에 에누리 없는 장사가 어디 있어. 깍아 달라 졸다내니...’ 바로 이런 에누리야 말로 재래시장의 가장 큰 매력일 터. 헌데, 요즘에는 대형마트다 백화점이다 해서 많은 사람들이 재래시장을 찾는 것이 예전 같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물건을 사고파는 것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의사소통으로 이루어지는 것인데, 요즘 대형 마트에는 가격정찰제가 시행되지 않는 곳이 없으니, 이런 에누리도 이제 재래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돼버렸다.
“재래시장 상인중에 물건 안 깍아 주려고 하는 사람은 없어..손님만 와주면 얼마든지 좋은 물건 싸게 줄 수 있는데...이게 재래시장의 장점 아니겠어?”
저렴한 가격에 좋은 제품을 거래하는 것은 물건을 사는 사람만 갖고 있는 바람은 아니다. 물건을 판매하는 상인들 역시 좋은 제품을 고객들이 원하는 가격에 맞춰 제공하길 원하고 있는데. 문제는 요즘엔 이렇게 에누리를 졸라대는 고객들조차 뜸하다는 것.
“아~손님이 오기만 하면야, 좋은 가격에 좋은 제품 주는 거, 그게 뭐 그렇게 어렵겠어~ 몇 십년을 해온 일인데”
이곳 ‘남부건어물’에서 45년 전통을 이어 오신 하현수 사장님. 45년이면 강산이 4번은 변했을 시기인데, 그 세월동안 변치 않는 마음으로 고객들을 기다린다. 사장님이 고집해온 가게 경영방침은 바로 에누리!
“재래시장의 장점이 뭐겠어~ 에누리로 한두 푼 깍은 돈으로 집에 가는 길에 새끼들 줄 오뎅이라도 사가지고 가면 쇼핑이 더 즐거워지는 법인데... 게다가 요즘 마트 건어물들이 좀 비싸?”
산지에서 직접 물건을 구입, 영업시간은 새벽 4시부터. 폐백음식은 직접 만든다고...
백화점의 반짝 세일에서 물건을 조금 저렴하게 구입한 날이면, 그날은 마치 하루 종일 운이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한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하지만 재래시장의 가게들은 1년 365일 세일을 하니, 이젠 대형마트의 세일 행사에 혈안이 돼 달려들 필요 없다. 건어물이나 폐백재료가 필요하다면 지금 바로 남부시장 2동에 위치한 ‘남부건어물’을 찾아가자. 거기서 예상치 못한 바겐세일을 만나게 될지도 모르니. 항상 준비된 마음으로 고객들의 에누리를 기다리는 하현수 사장님을 만나다면 그날은 횡재 아닌 횡재를 하게 되는 날이 아닐까
이선호
[오이소 보이소 사이소]활력 넘치고 정이 많은 시장 ‘ 창원 가음정 시장’
2009-04-01 오전 10:30:12 게재
우리네 재래시장 장터는 옛 조상들 때부터 넉넉히 끌어안고 살아온 삶의 현장이다.
단순한 상거래 외에도 인간적인 정을 나눌 수 있는 만남의 가교 역할도 했다.
특히 경남에는 전국에서도 가장 활기찬 재래시장이 산재한다. 그만큼 지역 특산물이 풍성하고 다양했다는 얘기다. 대형마트가 도시와 농촌구석까지 들어서면서 재래시장이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현실에 ‘전통시장의 재발견’을 통해 우리 시장의 모습을 담아본다.
창원공단 옆 오밀조밀 아파트들 속에 자리한 전통시장, 바로 가음정 시장이다.
‘정이 많은 시장’ 가음정 시장은 창원공단 사원 아파트들이 많은 곳으로 호주머니가 가벼운 직장인들이 저녁에 술 한잔 먹기에 딱 좋은 시장이기도 하다. 횟집이나 족발집, 감자탕집은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인다.
시범시장으로 선정 되기도 해 아케이드로 정비된 깔끔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풍겼다. 아케이드 공사가 한창인 또 다른 동은 공사 소리로 시끌 했지만 횟집·족발집·민속떡집 등 가음정 시장이 자랑하는 품목들이 많고, 저녁시간이라 북적거리는 사람들로 시장은 활기가 넘쳤다. 김해·진해에서도 손님들이 오는 곳이라고 한다.
창원지역에서 가장 먼저 중소 기업청 시범시장으로 선정된 곳답게 간판이나 각종 시설이 깔끔하게 정비돼 있었다. 아케이드 설치로 여름철에는 햇볕을 막고, 비가 오는 날씨에도 쾌적한 쇼핑이 가능해 이용객의 편의 증진으로 고객유입 증대는 물론, 재래시장 경쟁력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저렴한 회와 전통떡집이 자랑 가음정 시장은 주로 공단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거주하는 사원 아파트들이 많은 곳이다 보니 저렴한 회 인기는 식을 줄을 모른다. 직장에서서 땀 흘려 일하고 회 한 접시와 소주로 하루 동안 쌓인 피로를 푸는 사람들이 많단다.
주부 김가연(35)씨는 “즉석에서 회를 썰어주니 어시장까지 갈 필요 없어요. 어시장보다 싱싱하고 값도 저렴해 일주일에 한번은 가족 모두 꼭 회를 먹는단다.” 이렇게 회를 즉석에서 썰어 주는 횟집이 7,8군데는 있는 것 같았다. 가음정 시장이 회 다음으로 자랑하는 것이 떡집이다.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하는 맛있는 떡이다. 전통적인 떡은 물론 다른 시장에서 볼 수 없는 떡집 자체개발 품목이 많다. 고구마가 얇게 저며져 있는 고구마 떡은 케이크처럼 맛도 부드럽다. 왕 찹쌀떡, 머핀 약식, 고구마 떡 등 주인들이 아이디어를 짜낸 특별한 떡들이 많기도 하지만, 전통 방식을 고수한 시루떡도 있어 여느 시장보다 떡집들이 유명하다고 한다. 요즘은 쑥을 이용한 떡들이 한창이다. 편리한 장보기로 활력 넘치는 곳 가음정 시장은 싱싱한 야채와 생선, 즉석 먹거리는 물론 은행, 병원, 한의원, 노래방, 당구장 등이 있어 한곳에서 먹거리, 즐길 거리들이 해결되는 편리한 시장이다. 주로 오후 4~6시 저녁 시간대에 장을 보러 나온 많은 주부로 붐빈다. 또한, 저녁이면 한산한 다른 시장과는 달리 당구장이나 노래방이 많아서 가족단위 손님들이 많단다. 저녁에도 많은 사람이 오가는 곳으로 활력이 넘치는 곳이다.
시장 상인회 전태열 회장 “쾌적한 환경, 편리한 장보기가 되도록 할 터” 다른 곳보다 상인회 단합이 잘된다고 말하는 전태열 회장은 시장이 활성화되려면 정부 지원이 많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를 위해 상인들도 상인의식교육을 통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한다. 상인회는 마무리 공사가 완료되는 대로 시장 노점에서 물건을 구입해도 카드결제가 되도록 할 예정이며 편리한 쇼핑을 위해 주차시설도 갖출 계획이다. 가음정 시장은 상인회 노력이 인정을 받아 지난 2007년에는 중소 기업청에서 주최하는 ''전국 우수시장 박람회''에서 상을 받기도 했다. 상인들은 마무리 공사가 끝나면 정말 좋은 시장으로 거듭날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있다.
가음정 시장 사람들 맛과 모양으로 승부해요 ''풍년 민속 떡방'' 3년 전 문을 열었다는 이정배 사장과 함께 일하는 종업원들의 손길이 바쁘다.
봄 냄새 물씬 풍기는 쑥을 넣어 만든 쑥털털이, 쑥 인절미, 여름철 막걸리로 만드는 기주떡(술떡), 김이 모락모락, 호박 시루떡는 겨울 별미다. 얇게 썬 고구마가 그대로 보이는 고구마떡, 머핀약식, 왕 찹쌀떡 등 매일 40여 가지의 떡들이 손님을 기다린다. 가격도 착한 가격 2천원~6천원이다.
이정배 사장은 “시장에 떡집이 네다섯 군데나 있어 서로 경쟁이 되죠. 매년 서너 가지의 새로운 떡을 개발한다고 한다. 맛과 모양도 중요하지만 이곳에선 무엇보다 청결하고 떡 만드는 과정을 한눈에 지켜볼 수 있는 것이 다른 곳과 차별화 되는 점”이라고 한다.
''풍년민속떡방''은 지난해 중소 기업청 시장 경영 지원센터에서 준 우수점포 인증서를 받기도 했다. 한결같은 맛으로 고객 입맛 사로 잡는 ‘사계절 밀면’ 김희준 부부 가음정 시장 안에서 소문난 밀면 전문집 ‘사계절 밀면’. 번듯한 간판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가게도 좁지만 15년째 밀면만을 고집하며 장사를 해온 김희준 부부. 밀면 전문점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지만, 이 집 밀면 맛을 본 손님들은 다시 발길을 돌려 찾아온단다.
인근 시장 상인들부터 김해, 함안, 부산 등 멀리서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도 많다. 이 집 밀면 맛의 비결은 직접 면을 뽑는다는 것과 육수의 한방재료가 들어간 듯한 맛이 나면서 개운한 맛에 있다. 보기에도 군침이 도는 밀면, 비빔면 한 그릇 5천원(곱빼기 6000원). 여름이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 “손님이 찾아와 먼저 웃어줄 때 가장 고맙죠. 처음 문을 열 때 부터 한결같은 조리법으로 맛을 지키고 있는 부부는 인기가 없을 때까지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김한숙 리포터soksook12@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이재환
무관심과 홀대 가장 무섭습니다
오늘 노인의날 방황하는 황혼
대구시 중구 남산동 김순임(77∙여)씨는 지난 세월이 서러운 듯 눈물을 글썽였다. 김씨는 1평 남짓한 방에서 반신불수 상태로 홀로 힘겨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13년전 남편이 저 세상으로 간 이후부터 자식들과 떨어져 혼자 살고 있다. 12년전 중풍에 걸려 몸이 아프게 된 뒤로 자식들이 서서히 전화 연락을 끊었기 때문.
자식이 있어 기초생활수급대상자가 되지 못한 김씨는 매달 폐품을 모으거나 인근 텃밭에서
부추를 재배하며 얻는 수익 13만원으로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김씨는 “자식을 낳고 길러 준 모정에 돌아온 것은 외로움과 서러움 뿐”이라며 “차라리 자식이 없는 게 낫다”고 말했다.
서구 비산동 반지하 셋방에서 4년째 홀로 살고 있는 이순진(71∙여)씨. 6년전 남편이 죽자 아들집에 들어갔다. 그러나 자식들과 단란한 노후를 보내겠다는 이씨의 기대는 1년도 안돼 무너졌다. 아들의 무관심과 며느리의 홀대로 결국 집을 나와 월세방을 얻어 살고 있다.
대구 노인학대예방센터에는 자식과 사회로부터 외면당한 노인들이 털어놓은 사연이 봇물을 이룬다.
지난해 센터에 접수된 상담건수는 563건, 신고건수는 158건이었으며 올 상반기까지 접수된 상담과 신고건수도 각각 462건, 84건으로 해마다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이들의 사연 대부분은 사회적 무관심과 홀대.
노인들이 가정과 사회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의 65세 이상 노인은 6월 말 현재 각각 20만1천여명, 36만7천여명으로 전체 인구의 7.9%, 13.7%를 차지하고 있다.
대구지역의 경우 이 중 3만6천921명이 홀몸노인으로 전체 노인인구의 18%에 이르고 있으며 기초생활수급자 역시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경북도가 관리하는 홀몸노인도 3천780명인 것으로 집계됐고 기초생활수급자도 2년사이 1천900여명이 늘었다.
이와는 달리 대구∙경북지역의 노인복지 시설 수준은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말 기준 ‘전국 시∙도별 노인인구 대비 노인복지시설 현황’에 따르면 대구지역 노인 1천 명당 노인복지시설 수는 7.1개로, 전남(23.1개), 전북(22.7개), 충북(22개), 충남(19.8개) 등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대구의 전체 노인 가운데 복지시설 입소가능률은 5.4%로 전국 평균(6.3%)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사회복지 전문가들은 이들과 같이 소외받은 노인들을 위한 사회적 장치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노인복지를 가족에게만 맡길 것이 아니라 지자체가 나서 실태를 파악하고, 사회적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는 것.
대구경북연구원 시민복지연구팀 복지정책 엄기복 담당자는 “먼저 노인을 사회구성원으로 존중하는 의식이 국민적으로 확대돼야 하며 노인 스스로 노후를 준비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구대학교 행정대학 지역사회개발 복지학과 김미령 교수는 “노인 일자리 창출과 같은 좋은 대안책을 실행하기에 앞서 먼저 그들이 다시 사회참여를 할 수 있는 사회적 지지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에서 예산만 투입할 것이 아니라 지역 노인들의 실제 삶을 느낄 수 있는 찾아가는 행정서비스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2006. 10. 2
* 대구일보/ 임보연기자 lim@idaegu.com
[출처] 형식적 법치주의-뉘른베르크법 (구미정보고 법과사회) |작성자 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