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산벌>과 <왕의 남자>로 이준익 감독과 호흡을 맞췄던 최석환 작가는 우연히 강원도 여행을
떠났다가 예쁜 방송국을 발견한 뒤, 한물간 가수가 지방 방송국 라디오 DJ로 가게 되는 이야기를
떠올렸다.
최석환 작가에게 초창기 단 세줄밖에 없었던 이야기를 들은 영화사 아침의 정승혜 대표는 디지털
시대에 라디오를 통해 아날로그적인 감수성을 건드리는 영화라고 직감한 뒤, 박중훈과 안성기를
떠올렸다. 두 배우는 대략적인 시놉시스를 읽자마자 곧바로 출연을 결정했고, 시나리오 개발 단계
부터 공동으로 캐릭터 분석 작업을 통해 착실히 준비하는 열성을 보였다.
이렇게 기획된 영화 <라디오 스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따뜻함을 발견하는 이준익
감독 특유의 시선이 감동적으로 표현된 시나리오로 완료되었으며, 안성기는 완성된 시나리오를
보고 눈물을 흘릴 정도로 가슴이 찡했다고 평했다.
명곡 '비와 당신'으로 88년 가수 왕을 차지했던 최곤은 그 후 대마초 사건, 폭행사건 등에 연루돼
이제는 미사리 까페촌에서 기타를 튕기고 있다가 까페 손님과 시비가 붙어 급기야 유치장 신세
까지 지게 되는데…일편단심 매니저 박민수는 합의금을 찾아 다니던 중 지인인 방송국 국장을
만나고, 최곤이 영월에서 DJ를 하면 합의금을 내준다는 약속을 받아낸다.
프로그램 명 '최곤의 오후의 희망곡' 하지만 DJ자리를 우습게 여기는 최곤은 피디(최윤영분)와
사사건건 부딪치면서 선곡 무시는 기본, 막무가내 방송도 모자라 부스 안으로 커피까지 배달시킨다.
피디와 지국장마저 두 손 두발 다 들게 만드는 방송이 계속되던 어느 날, 최곤은 커피 배달 온
청록 다방 김양을 즉석 게스트로 등장시키고 그녀의 사연이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리며 방송은
점차 주민들의 호응을 얻게 되다
'최곤의 오후의 희망곡'은 인터넷을 통해 전국에 알려지게 되고 많은 인기를 얻어 100회 특집
축하콘서트가 펼쳐지게 된다.
영화 라디오스타의 축하공연이 펼쳐진 별마로천문대는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영흥1리 봉래산
정상에 자리잡고 있는데 영월이 내려다보이는 경치는 이곳을 찾는이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별마로천문대는 해발 800m에 설치된 8m 원형돔 안에 800mm 리치크레티앙 반사망원경이 설치
되어 있어 성운, 성단, 은하 등 우주의 실제 모습을 자세히 관측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천문
과학 연구및 교육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그리고 천문대 옆에 위치한 봉래산 전망대는 영월을 내려다보는 아름다운 경관을 볼수 있을 뿐
만 아니라 패러글라이딩 출발장으로도 활용되고 있어 영월 레져스포츠의 새로운 명소로 각광
받고 있는 곳이다.
영화 <라디오 스타>에는 펑크 밴드의 대표주자 ‘노브레인’이 연기에도 도전했다. 노브레인이
맡은 역할은 강원도 영월의 유일한 록 밴드 동강, 일명 ‘이스트 리버’로 최곤의 눈에 띄기
위해서 70, 80년대의 유명 록밴드 지미 핸드릭스, 엘비스 프레슬리, 비틀즈, 키스 등을 코스
프레 하는 등 특이한 복장과 헤어 스타일로 다소 괴짜스럽고 엉뚱한 모습을 연출한다.
<라디오 스타>에서 실제 연주하는 장면과 연기 모두를 소화해야 하는 노브레인은 그들의 실제
대표 곡인 ‘넌 내게 반했어’, ‘미친 듯 놀자’ 이외에도 <라디오 스타> 속 최곤의 유일한
히트곡 ‘비와 당신’과 신중현의 ‘아름다운 강산’ 같은 명곡도 함께 연주 하는 등 노브레인
특유의 흥겨운 음악을 선보이며 스크린에서도 무대 못지않은 매력을 발산한다.
영화 라디오스타에서 박민수가 기타 튕기는 시늉을 하며 부르는 애창곡인 신중현의 ‘미인’은
기쁠 때나 슬플 때 최곤을 향해 부르는 우정의 세레나데이다.
신중현의 또 다른 대표 곡 ‘아름다운 강산’은 영월 유일의 락 밴드 이스트 리버(노브레인)로
인해 다시 불려져, 영월의 눈부신 경치를 어우르며 영월 곳곳을 카메라와 함께 누빈다.
영화 후반부. 서울로 떠나버린 박민수를 찾는 최곤의 눈물 어린 사연과 함께 흐르는 조용필의
‘그대 발길 머무는 곳에’는 지금껏 한번도 영화 음악으로 자신의 곡 사용을 허락한 적이
없던 조용필이 영화 <라디오 스타> 시나리오를 읽고 흔쾌히 승낙했다고 한다.
영화 <라디오 스타>의 주제곡인 ‘비와 당신’은 88년도 최곤을 가수 왕좌에 오르게 해 준 곡
이자, 잊혀진 최곤이 미사리 라이브 카페에서 마지막 자존심을 걸고 리바이벌은 하지 않는 노래이다.
‘비와 당신’은 자신을 떠난 사람이 비가오면 그리워진다는 내용의 곡으로, <라디오 스타>의
음악을 맡은 방준석 감독이 직접 작곡하고 라디오 스타의 시나리오를 쓴 최석환 작가와 한국
최고의 카피라이터 정승혜 대표가 공동으로 작사하여 영화 <라디오 스타>만의 보석 같은 주제곡
으로 탄생하였다.
<비와 당신>
이젠 당신이 그립지 않죠, 보고 싶은 마음도 없죠.
사랑한 것도 잊혀 가네요, 조용하게.
알 수 없는 건 그런 내 맘이 비가 오면 눈물이 나요.
아주 오래 전 당신 떠나던 그날처럼.
이젠 괜찮은데 사랑 따윈 저버렸는데
바보 같은 난 눈물이 날까.
아련해지는 빛 바랜 추억
그 얼마나 사무친 건지
미운 당신을 아직도 나는 그리워하네.
이젠 괜찮은데, 사랑 따윈 저버렸는데
바보 같은 난 눈물이 날까.
다신 안 올 텐데, 잊지 못한 내가 싫은데
언제까지 내 맘 아플까.
2005년 인기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깜찍한 초보 파티셔 역으로 주목 받았던 한여운이
청록다방 김양으로 분해 스크린 데뷔라고 믿기 어려운 정도의 연기로 박수를 받았다.
청록다방은 약간의 보수를 해서 영화 라디오스타의 포스터와 출연진들의 싸인과 사진을 걸어
놓아 영화의 분위기를 만들어내서 이곳을 찾는 이들을 반기고 있다.
커피 한잔에 2,000원하는 청록다방은 영월을 돌아다니다가 잠시 쉬어가기 좋은 휴식공간으로
자리를 잡아가는것 같다.
영화 라디오스타에서 방송국에 배달되는 짜장면을 만들었다는 영빈관도 라디오스타 포스터와
박중훈의 싸인을 벽에 장식하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반기고 있었다.
영빈관을 들려 짜장면을 시켜먹었는데 맛이 담백하긴 한데 약간 싱거웠다.
최석환 작가와 이준익 감독이 시나리오 단계부터 찜 해 놓은 영월의 모습은 영화 속에서 또
하나의 세트로 탄생되었다.
쏟아 질듯한 별을 볼 수 있는 별마로 천문대, 산과 강을 끼고 자리잡은 아름다운 방송국,
정신 없는 5일장 등은 다른 영화에서는 볼 수 없는 이색적인 풍경을 제공한다. 촬영이
진행되면서 스텝들과 정이든 영월 주민들은촬영협조를 하지 않는 가게는 불매운동까지
서슴지 않는 의리를 보여주었다.
영화 한편이 지역경제와 문화에 미치는 영향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던 영월여행이었다.
[관련자료]
http://movie.daum.net/
http://ywtour.com/
첫댓글 이 영화 참 재미있게 보았는데.... 영화 촬영지 찾아 영월에 가보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