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 양념, 간장의 필수 첨가물
마트 진열대에 웬 간장이 그리 많은지 ,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는 주부들이 많다. 이렇게 된 이유는 제조 회사나 전문가들이 부르는 전문용어와 소비자들이 주로 보게 되는 제품명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우리 간장은 한식간장, 조선간장 혹은 집간장 등의 이름으로 부르는데 이는 전통 방식으로 만드는 간장이다. 콩이 원료인 메주에 들어 있는 자연적인 미생물의 발효 작용을 이용한 간장이다. 콩만을 원료로 하다 보니 진한 맛, 감칠맛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맛이 강하지 않고 깔끔한 국이나 나물무침 등에 주로 사용한다. 산업적으로 대량 생산한 지 오래되지 않은 전통간장이다. 첨가물이라고는 보존을 위한 주정정도로 깔끔한 원재료명을 보여준다. 장식 없이 수수한 선비의 도포 같은 간장이다.
반면 마트 간장의 대부분인 양조간장은 일본식으로 만들어진 간장이다. 일본이 워낙 산업화를 잘 시켜놓다 보니 우린 마트의 공산품 간장도 주로 양조간장이 되었다. 메주를 이용하는 우리 방식과 달리 발효미생물의 먹잇감이 되는 콩에 밀가루를 추가하여 발효하는 방식이다. 콩 외에 밀 등 다른 소재를 원료로 하다 보니 콩을 분해하여 얻은 감칠맛 외에 다양한 맛이 혼합되어 맛이 더 풍부하고 진하다. 찍어 먹는 용도에도 좋을 정도로 다양한 요리에 어울린다. 간장에 맛내기 첨가물인 과당 효모 등을 추가하고 보존성을 높이기 위해 주정, 감초추출물 등 추가적인 첨가물들을 더한 덕분에 양조간장은 그 자체가 맛있다. 조선간장에 비해 염도가 낮기 때문에 보존을 위한 첨가물도 더 많이 들어간다. 알록달록 꽃무늬가 화려한 기모노같이 입을 즐겁게 한다.
이것보다 더 문제는 원가, 발효 시간을 줄이기 위해 자연 발효가 아닌 화학 발효를 선택한 산분해간장이다. 건강이나 안전보다는 생산성, 가격이 더 중요했던 식품공업 초반기 히트 쳤던 제품으로 보통 진간강이란 이름으로 팔리고 있다. 콩을 염산으로 분해하여 발효한 것처럼 아미노산을 얻는 방식인데 모르고 사 먹는 경우가 많고 특히 저렴한 가격이 매력적이다. 그다음 주자인 혼합간장은 이 산분해간장을 양조간장과 섞은 것이다.
국간장, 양조간장, 산분해간장, 혼합간장 중에서 선택한다는 것은 사실 무의미하다. 국간장과 나머지 간장은 요리에서의 용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식 양조간장, 산분해간장이나 혼합간장 중에서는 발효해서 만드는 양조간장이 선택 1순위여야 한다. 화학적 분해에 사용하는 산을 중화하여 제거하고는 있지만 어디까지나 확률의 문제이고 이제 우리는 양조간장 정도는 먹을 수 있을 만큼 살고 있다.
그럼 양조간장 중에서는 어떤 제품을 고를 것인가? 대두, 밀, 소금, 종국, 주정은 기본 원료라고 보면 된다. 대두 밀, 소금의 원산지를 살펴 이왕이면 국산을 선택하는 게 좋겠다. 많은 소비자들이 이제 알다시피 수입산 대두, 밀은 유전자 변형 원료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GMO의 위해성을 따지는 것은 나의 전문성으로는 턱없이 어려운 일이다. 특히 유전자 변형 식품을 먹고 한 세대가 지나지 않은 현상황에서는 더 그렇다. 하지만 찜찜하다면 피하는 것이 현재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간장은 GMO표기 예외 항목이기 때문에 제품에는 적혀 있지 않지만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 정보에 간혹 기재한 경우가 있으니 참고하자. 특히 대두는 탈지대두보다는 그냥 대두가 좋다. 둘 다 수입산 대두하면 탈지 과정을 국내에서 하는 것과 해온 것을 들여오는 차이인데 품질 관리 측면에서는 국내 제조가 더 믿을 만하다.
기타 맛내기 첨가물들이 문제인데 이런 첨가물들이 더 들어간 게 맛은 확실히 있다. 설탕보다는 올리고당, 스테비올배당체, 효소처리스테비아 같은 대체감미료를 사용하고 감칠맛을 위해 효모추출물 등을 더하는데 맛은 덜하더라도 이런 첨가물들이 안 들어간 제품을 추천한다. 요리 부재료에 다양한 첨가물들이 섞여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집에서 밥을 해 먹는 주부가 섭취하는 첨가물의 종류와 양이 외식하는 총각보다 더 많다고 한다.
간장 후면 표기의 식품 유형을 우선 살피자. 양조간장인지 혼합간장인지 거기에 적혀 있다. 맛이 있다는 이야기는 첨가물이 더 들어 있다는 이야기니 가감하여 선택한다.
[출처] 식품첨가물의 숨겨진비밀/황태영 지음/경향B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