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황윤채
그대를 채기 위해
수평선 끝까지 바다그물을 쳐두었네
솟구치는 고래 한 마리 미끼 삼아
그러나 이루어질 수 없다면
오오 비로소
흘러갈 수밖에 없다면
목을 베어버리리
차마
나의 심장을 찌르리
검은 피 가득
우주를 품은 새벽 바다여
삶과 죽음이란
얼마나 순하고 얼마나 박한지
이별과 만남이란
또 얼마나 납작하게 엎드려
온 몸으로 멀리 더 멀리 기어가야 닿는 것인지
굴참나무 털거위벌레의 침묵처럼
상처를 더듬어 간 가시 끝 탱자의 향기처럼
소름 돋는 바람이여
몰아치는 구름이여 비여
해변에 밀려오는 어제여, 무장무장
젖은 담배 깨진 술병 덮는 물보라가 맨발을 어루만질 때
알겠네 제 몸을 둥글게 갈아낸 저 달빛이
나를 품었던 엄마의 뱃속이라는 것을, 그리하여
있는 힘껏 발기된 이 달밤
온통 눈 뜨고 귀 쫑긋한 것들이
굴러 떨어지거나
무너진 것들을 자꾸만 들쑤시고 킁킁거리며 핥아대는
오오, 생명이란
나를 찾아 떠도는 줄기찬 여행인 것을
첫댓글 잘 감상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