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길은 지리산 둘레 3개도(전북, 전남, 경남), 5개시군(남원, 구례, 하동, 산청, 함양) 16개읍면 80여개 마을을 잇는 274km의 장거리 도보길로, 각종 자원 조사와 정비를 통해 지리산 곳곳에 걸쳐 있는 옛길, 고갯길, 숲길, 강변길, 논둑길, 농로길, 마을길 등을 환(環)형으로 연결하여 완성되었다. 총 거리 274km의 이 길을 모두 걸을 경우 1시간에 2.5km, 하루 평균 7시간 걷는다는 전제하에 약 110시간, 16일쯤 소요된다.
우리는,
●2010년 5월 2박 3일 일정으로 지리산 둘레길 1구간(주천-운봉)부터 시작하여 2구간(운봉-인월)을 거쳐 3구간(인월-금계) 그리고 4구간 일부(벽송사-모전)까지 걸었으며,
●2010년 11월엔 4구간 나머지(모전-동강)와 5구간(동강-수철)을 1박 2일 일정으로 걸었다.
●그리고 3차로 2011. 10월 2박 3일로 6구간(수철-어천), 7구간(어천-운리), 8구간(운리-덕산), 9구간(덕산-위태)까지 산청군 구간을 걸었고
●4차로 2013. 5월 2박 3일로 10구간 (위태-하동호), 11구간(하동호-삼화실), 12구간(삼화실-신촌-대축), 13구간 (대축-원부춘)까지 하동구간을 걸었고
●5차로 2013. 10월 2박 3일로 14구간(원부춘-가탄), 15구간(가탄-송정), 16구간(송정-오미), 17구간(오미-난동)까지 하동-구례구간을 걸어 총 14일, 219.3km를 걸었다.
이번 6차는 지리산둘레길 걷기 대단원을 마감하는 마지막 일정으로 제18구간(오미-방광), 19구간(방광-산동), 20구간(산동-주천)까지 구례구간 41.2km를 걸었다. 이로써 총 20개 구간 260.5km을 걷게 된 것이다.
*지선 12-1(하동읍-서당) 구간 7.1km, 15-1(목아재-당재) 구간 7.8km, 계 14.9km 제외
지리산둘레길(18구간/오미-방광)
전라남도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 오미마을과 구례군 광의면 방광리 방광마을을 잇는 12.2km의 지리산둘레길.
오미-방광 구간은 전통마을의 흔적이 가장 많이 남아있는 구간 중 하나이다. 오미, 상사, 하사마을에서는 운조루, 쌍산재, 곡전재 등 고택의 정취와 효와 장수의 고장다운 인정을 느낄 수 있다. 구례분지를 조망하며 농로와 숲길을 주로 걷는 아기자기함이 재미있다.
제1일/2014. 11. 6(목)
참가자 : 김형두 조관휘 송원용 현용태 박완규(5명)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06:30 출발. 구례 도착 09:40.
민박집 쥔장께서 승용차로 픽업. 오미마을까지 태워다 준다. 게다가 우리가 아직 아침도 못먹었다니까 인근 토지리 식당까지 우릴 안내해 준다.
거리 : 12.2km/실제 걸은 시간 5시간
난이도 : 중
♠ 오미-방광 구간 경유지
오미마을(운조루) – 용두갈림길(1.0km) – 하사마을 – 상사마을(1.7km) – 지리산탐방안내소(4.9km) – 당촌마을 – 수한마을(3.2km) – 방광마을(1.2km)
▼민박집 쥔장의 배려로 토지우체국 잎의 식당에서 다슬기 된장국으로 아침 식사.
오미마을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는 본래 오동이라 불리다 조선 중기에 유이주가 이주하면서 오미리라 개칭해 지금에 이른다. 오미는 다섯 가지 아름다움을 담았는데, 월명산. 방장산. 계족산. 오봉산. 섬진강 이 그것이다. 이 곳 오미리는 남한의 3대 명당 중 한 곳으로 꼽히는 길지다. 풍수지리에서는 금환낙지(金環落地)의 형국이라 한다. 즉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곳으로 부귀영화가 샘물처럼 마르지 않는 풍요로운 곳이라는 뜻이다. 조선 중기의 양반가옥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운조루와 조선 후기 건축양식을 담은 곡전재가 유명하다. 이에 맞추어 마을에 한옥민박촌이 형성되어 있어 숙박하기에 좋다.
▼식사 후 다시 오미마을까지 차로 데려다 주고, 우리의 일부 무거운 짐을 방광마을 민박집까지 배달해 주는 쥔장의 인심.
▼덕분에 우리는 가벼운 배낭 차림으로 걷기 시작한다(11:00).
▼뒤에 보이는 기와집들이 전에 우리가 묵었던 한옥마을이다.
▼용두재(배틀재)에서 오미-난동 구간과 길이 나뉜다. 이번 구간은 이 갈림길에서 우측, 하사마을 방향으로 접어든다.
하사마을은 아스팔트길을 따라간다. 이번 우리일행은 모두 5명이다.
▼길가 감나무밭을 지나는데 노부부가 감 수확이 한창이다.
▼감 따는 모습을 구경하는 우리에게 할아버지가 홍시를 하나씩 쥐어준다. 대봉감이 어찌나 크던지 하나만 먹어도 공기밥 한그릇 먹은듯 배가 든든해 진다.
▼시골 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 길에 나락을 널어놓았다. 사람과 차는 알아서 비켜가야 한다.
길 옆으로 하사저수지가 보인다.
▼마을 입구에 작은 샘이 있어 목을 축이고 가기 좋다. 샘물이 펑펑, 방금 홍시먹고 손에 홍시가 잔뜩 묻었는데 손을 씻을 수 있어 금상첨화.
▼하사저수지
하사마을
신라 흥덕왕 때부터 형성된 오래되고 큰 마을이다. 본래 승려 도선에게 이인이 모래 위에 그림을 그려 뜻을 전한 곳이라 하여 사도리라 불렸던 것이 일제 때 윗마을과 아랫마을을 구분해 상사리와 하사리가 되었다. 승려 도선은 이인의 삼국통일을 암시하는 그림을 보고 고려 건국을 도왔다고 전한다. 하사저수지를 품고 넓은 들을 바라보는 마을 정경이 아름답다. 저수지 바로 옆과 마을 앞에 당산과 정자가 있어 쉬어가기 좋다.
▼어딜가나 여성 우대 세상! 하긴 요즘 시골에서 할아버지 보기 힘들지. 혼자 사는 할머니가 아주 많다.
▼추수가 끝난 논. 요즘은 농촌 어딜 가나 기계로 농사를 짓는다.
▼둘레길은 상사마을 산책로와 연결된다.
▼하사마을 주민들은 상사마을 주민을 만나면 경례를 붙일까?
▼소나무 아래 밴취가 놓여있어 다리쉼을 한다.
▼사진 찍다보면 뒤처지게 마련, 저들은 어느새 건너편 산길을 가고있네.
▼노탱이 찍사는 자연히 일행 뒷모습만 찍게된다. 어쩔 수 없다. 만보 같으면 앞질러 갔으련만.
▼솔향기 폴폴 나는 숲길.
▼북한산 산행에서 많이 보던 달걀, 여기서도 보네...
▼지리산둘레길을 우리가 전세 낸 모양. 상사마을길. 상사마을은 전국에서 내로라 하는 장수마을이라고 한다. 장수비결은 '지리산 약초 뿌리가 녹아있다'는 조그만 샘물 '당몰샘'에 있다고 전해진다.
▼이런 길을 걷다보면 절로 명상에 잠기게 된다.
▼징검다리, 장마때 물이 넘치면 어떡하지?
황전마을
화엄사 입구 집단시설지구로 유명하다. 여기서 화엄사까지는 차로 15분 정도 거리로 둘레길에서 벗어나 있다. 지리산 탐방안내소가 있어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민박촌을 포함한 각종 숙박시설과 식당들이 즐비하다. 조선시대 형성되어 황둔마을로 불리다가 일제 때 바로 옆 우전마을과 합쳐져 황전마을이 되었다. 마을 옆을 흐르는 황전계곡에서 발을 담그고 가도 좋겠다.
▼지리산 탐방안내소. 들어가서 둘레길 지도를 구할 수 있으며 화장실은 밖에 있다.
▼화엄사 지구. 전에 관광와서 참게탕 먹었던 기억이 난다.
▼이런 산길이야말로 힐링 코스다.
▼휴식하며 간식도 먹고.
▼이번 들레길 주변에 감나무밭이 유난히 많다. 주렁주렁 가지가 휘어질 정도로 감 풍년!
당촌마을
조선 말기에 전주이씨가 들어와 살면서 마을이 형성됐다. 본래 풍수지리 상 사직형국이라 해서 사직동이라 했다 한자로 바꾸면서 당촌이 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수령이 300년 된 마을 정자나무에서 매년 음력 정월 초삼일에 당산제를 지낸다. 둘레길은 마을 뒷길을 지나는데 길 옆으로 축사가 있어 큰소리를 내거나 소들이 위협을 느낄만한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 당촌마을 바로 옆에는 KT수련원이 있어 둘레길 이정표가 된다.
▼콩타작 하는 농촌 아낙네. 앞모습을 찍기가 미안해서 지나치며 뒷모습을 담았는데 내 발자국 소리가 멀어지자 슬쩍 뒤돌아 본다.
▼울창한 대나무숲
수한마을
조선 선조 25년경에 임진왜란을 피해 남원에서 이주한 경주김씨 3세대가 정착하면서 마을이 형성됐다. 본래 물이 차다하여 물한리로 불리다가 행정구역 개편을 하면서 수한마을이 되었다. 마을에는 520년 수령의 도나무 당산나무 잎이 일시에 피게 되면 풍년이 들고, 2~3회 나누어 피면 흉년이 든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마을 당산에서 매년 당산제를 지내 마을의 평안을 빌고 있다. 마을의 돌담길과 늙은 감나무가 예스런 분위기를 연출한다.
대나무 숲을 지나자 수한마을이 나오는데 가장 먼저 만나는게 우물이다.
▼마을 안길 예쁜 꽃이 핀 정겨운 돌담길
▼담장이 잎도 예쁘고.
▼수령 500년 된 수한마을의 당산나무
방광마을
임진왜란 때 외지인이 피란 와 마을이 형성됐다. 본래 판관이 살았다하여 팡괭이라 불리다 방광으로 변했다. 방광리라는 이름에는 소로 변한 사미승 전설이 전해진다. 지리산 우번대(牛bj臺)라는 암자에 사미스님과 노승이 살았다. 어느 날 사미승이 남의 밭에서 조 세알을 훔치는 것을 본 노승이 ‘3년 간 일해 갚으라’는 벌을 사미승에게 내린다. 이후 사미승은 소로 변했고, 밭주인 집에서 여물대신 밥을 먹고 살았다. 그런데 소가 싼 똥이 땅에 떨어지면 빚을 내면서 곡식이 잘 자랐고, 그래서 마을 이름이 방광리가 되었다는 전설이다. 천은사와 지리산 성삼재 길목 마을이다. 둘레길이 지나지는 않지만 시간이 허락하면 들렀다 가도 좋겠다.
▼방광사거리의 방광마을 돌표지석이 반갑다.
▼산수유 열매가 수확을 기다리고 있다.
▼버스 기다리는 모양새....
▼참새미마을 입구. 아래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내일 걸어갈 구간이다. 우리에게 친절하게 마을길을 알려준 할머니.
▼우리가 묵을 민박집은 참새미 마을에 있다는데, 조금 더 걸어가야 한다.
▼드디어 참새미 마을 황토민박집 도착(16:00)
아직 해가 지려면 더 있어야 하고 저녁 먹을 시간까지 좀 여유가 있어 우린 짐을 풀어놓고 걸어서 인근 천은사를 다녀왔다.
저녁식사는 민박집 바로 옆에 붙어있는 부녀회장이 한다는 식당에서 자연산 버섯탕으로 먹었다. 산에서 직접 채취해오는 버섯이라고 한다. 귀하다는 송이버섯과 능이버섯도 들어있는 버섯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