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교과서, 올해 이것만은 꼭 바꿔라!] 〈14〉
이제는 ‘반도사관’을 벗어나야 한다!
박정학/사단법인 한배달 이사장
우리나라 헌법 제3조에는 현재 ‘우리나라의 영토를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되어 있다. 북한이 우리의 영토임을 강조하기 위한 입법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교과서의 고려시대 이후 모든 지도가 이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며, 심지어 구석기, 신석기 시대 유적도 ‘한반도’ 안에서만 찾는다. 이런 착시를 ‘반도사관’이라고 부르는데 현 국사학계의 가장 큰 오류 중의 하나다.
중국은 동북공정을 통해 ‘만주를 고조선 때부터 중국 땅’이라고 주장하려고 우리나라를 한반도, 그것도 남쪽에 묶으려고 하며, 일본이 왜곡한 낙랑군-평양 설을 우리가 스스로 인정해주는 꼴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
교육부의 지침부터 문제다. 사회과 교육과정에서는 ‘한반도와 세계 여러 지역의 선사 시대 문화’라는 말이 37, 39쪽 등 여러 곳에 등장하며, 중학교 역사 교과서 집필 기준에서도 1쪽에 3회 등장한다.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집필 기준 3쪽에서는 ‘우리 민족의 활동 영역을 현재의 강역과 동일시하는 인식을 지양하라’고 하면서도 같은 쪽에서 ‘한반도에 거주하던 구석기 시대, 신석기 시대, 청동기 시대의 주민들’이라고 우리의 선사시대 역사 영역을 한반도로 제한하는 잘못된 지침을 내리고 있다.
이런 지침에 따라 만들어진 교과서의 내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초등학교 사회 5-1』에서는 ‘한반도와 주변 지역에 사람들이 살기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70만 년 전부터’(11쪽)라고 한 후 문교부 지침과 같이 ‘발해의 멸망 이후…우리 민족은 만주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잃게 되었다.’고 하고, ‘후삼국 시대의 영토’라는 지도(62쪽)에서 발해를 제외시키고 청천강 – 원산선 이남만 우리 영토로 표시하고 있다.
비상교육 발행 『중학교 역사1』에서는 ‘한반도의 구석기 시대’(21쪽), ‘한반도의 신석기 시대’(23쪽)라는 소제목 아래 ‘만주와 한반도의 구석기[신석기] 유적지’라는 지도에서 한반도의 유적지를 자세히 표시하고 있으며, ‘이 시기(구석기 시대) 사람들은 한반도 전역에 걸쳐 흔적을…한반도의 자연환경과 그 변화를 추측해 볼 수 있다.’(21쪽)는 등 구석기 시대 때부터 한반도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 민족의 직접적인 조상은 언제 한반도에 출현했을까? 한반도는 빙하기 때까지…한반도와 만주 지역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시기는… ‘구석기 시대에 한반도에 살았던 인류의 모습’(15쪽), ‘한반도에서는 기원전 8000년경부터 신석기 시대가 시작되었다’(16쪽), ‘…기원전 4세기 경 한반도에 철기가 보급되었다.’, ‘4세기 후반 백제가 한반도에서 우위를 차지하게 되었다.’(26쪽)라고 하여 우리 민족의 역사 영역의 중심을 한반도로 축소시키고 있다.
참고로 천재교육 출판 『한국사』교과서의 선사시대의 유적 분포 지도는 아예 한반도의 것만 표시하고 있는데, 이런 역사 인석은 2002년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출판한 『한국사 1』 총설에서 ‘한반도의 산맥’, ‘한반도의 기후’ 등등 모두 한반도만을 취급하고 있으며, 구석기~청동기 유적지(2권)와 철기 시대 유적지(3권)도 한반도 지역만 표기하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모든 교과서에서 후삼국 시대 이후 영토지도는 똑 같이 한반도 안으로만 표시되어 있다.
종합적으로 분석해보면 교과서에서도 어느 정도 표현되었듯이 고조선~발해 때까지 3,000여 년 간 만주, 몽골, 중원 지역까지 경영해왔고, 교육부가 “우리 민족의 활동 영역을 현재의 강역과 동일시하는 인식을 지양하라.” “한국은 현재의 ‘대한민국’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고 지침을 내렸으나 교과서를 편찬하고 심사하는 제도권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구석기 시대부터 한반도만을 우리의 역사 영역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난다. 그러다보니 간도 지방에 있었던 고려의 9성과 조선 고종이 동간도 관찰사를 파견한 기록까지 있는 북간도, 동간도 등 간도지역도 우리의 역사영역에서 제외시킴으로써 우리 국민들의 간도 찾기 운동에 찬물을 끼얹고, 그 지역이 자기들의 역사적 영토라고 주장하는 중국의 동북공정을 도와주고 있는 것이다.
현대는 세계화시대로서 교류사관을 필요로 하므로 기본적으로 한반도 중심 역사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주채혁 등은 소수가 넓은 지역에 걸쳐 활동했음을 밝히고 있으며, 터어키와 우즈베키스탄 등에서는 우리와 연결되는 문화가 많다. 그렇다면 선사시대 유적, 자연환경 등을 무하마드 깐수의 ‘고대 교류의 증거성 벨트’처럼 동아시아 내지 유라시아 전체로 확대해서 표시해야 역사를 보는 시각이 확대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 교육부나 국사편찬위원회 등 제도권 단체들을 구성하고 있는 잘못된 반도사관의 인적자원부터 교체하여 먼저 교육부의 지침을 바꾸고 올해 편찬되는 국정교과서에서부터 고쳐야 한다. 이것은 억지로 영광된 국사를 만들자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바탕으로 미래지향적 역사’를 학생들이 볼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선사시대 유적분포(고교 한국사, 천재교육,13쪽) 초등학교 사회 5-1 62쪽

한반도의 산맥(한국사1, 국사편찬위, 15쪽)

고대 교류의 증거성 벨트, B.C.6000-3000.
(무하마드 깐수, 『고대 문명 교류사』, 사계절, 2002, 7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