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역에서 한두시간 남았는데, 그 시간동안 주변 구경도 하고 식를 해결하는 것도 꽤나 괜찮을 것입니다.
제가 부산역 주변의 식당을 모두 들어가보지는 않았습니다만, 알려진 곳을 중심으로 소개하겠습니다. 아울러, 그 식당이 있는 거리에 대해서도...
다시 지도를 펼쳐봅시다.
그림의 C에서 시작하는 이면도로를 보시기 바랍니다. 이곳부터 AD라는 풍선이 있는 곳까지는 부산 최대의 외국인 거리입니다. 부산시는 이곳에 '부산외국인상가'라는 아치를 세워놨는데, 외국인들을 비롯한 시민들은 이곳을 일반적으로 텍사스 (Texas Street)라고 합니다.
이 구역을 세분해서 보면, 초량479빌딩에서 사해방까지는 러시아인과 서양인들이 많이 드나드는 곳이고(그래서 이곳만 텍사스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사해방부터 AD, 상해문까지는 '초량상해거리'라는 이름 그대로 화교 거리입니다.
화교거리에는 물론 중국집이 많이 있습니다. 상해문 뒷편에는 홍성방이 있고, 중간에는 사해방이 있는데, 이 중국집들은 부산에서 가장 큰 중국집 축에 듭니다. 홍성방이나 사해방에서 정통 중국 코스요리를 시켜먹을 수 있지만, 짜장면이나 짬뽕 같은 대중 식사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이런 음식값이 일반중국집보다 비싸지도 않습니다. 사해방 앞에는 큰 앵무새가 있는데, 말을 걸면 정말 잘 따라합니다.
홍성방과 사해방에 가면 한국어가 잘 되지 않는 본토 중국인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본토 중국음식 마니아들은 이곳을 피하기도 합니다. 홍성방과 사해방 사이에는 그보다 조금 작은 중국집들이 있는데, 이 가운데는 더 오리지날한 중국음식을 추구하는 식당이 있다고 합니다.
텍사스 거리에는 이밖에도 러시아 식당과 필리핀 식당도 있으니 다른 나라 음식을 맛볼 수 있을 겁니다.
지도에서 사해방 오른편 구역(텍사스 거리)는 밤늦은 시간에 청소년 출입이 금지됩니다. 역설적으로 청소년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구경거리가 있다는 말도 되는데, 거리를 걸어가면 러시아와 필리핀 아가씨들이 호객을 합니다. 그러나 이 사람들이 민망한 옷차림을 하거나, 심각하게 호객을 하는 것은 아니니까 그냥 지나가면 됩니다. 성인 여성들도 이곳을 지나가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림의 E 뒷편으로 올라가면 옛 백제병원이 있는데, 다음과 같은 건물입니다.
(출처: 부산시청 블로그)
별다른 특징이 없는 4층 건물입니다만, 이 건물이 1920년대에 지은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다시 보게 되겠죠? 당시에는 2층집도 거의 없던 시절인데....
백제병원에 관한 설명은 건물 입구에 있으며, 건물 내부를 둘러볼 수도 있습니다.
외국인 거리는 여기까지 하고,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곳을 알아볼까요?
그림의 맨 위의 B 건너편에 유명한 밀면집이 있습니다. 초량밀면이라는 곳인데, 초량 일대의 식당 가운데 대기 손님들 줄이 가장 긴 곳입니다.
초량밀면에서 50미터 정도 더 초량역 방향(그림의 상단쪽)으로 올라가면 좌측으로 길이 둘 나옵니다. 이 가운데 오른편 길을 택하면 많은 식당과 술집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곳은 갈비집 거리로 유명한 곳인데, 특히 일본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 옵니다. 갈비집 거리에는 유명한 돼지국밥집도 몇 있습니다. 이러한 식당들을 지나서 올라가면 6거리가 나오고, 6거리를 지나면 불백식당 거리가 있습니다. 불백집은 대부분 24시간 영업을 하므로 아무 시간이나 찾아가면 됩니다. 불백식당 거리에서 부산역까지는 도보로 10~20분 걸립니다.
첫댓글 부산 처음갔을 때 우연찮게 초량밀면집을 갔습니다. 딱 밥먹을 시간만 있었는데 다행히 손님이 많지 않아서 갔지요. '아~ 이게 밀면이라는 거구나'라고 생각하면서 먹었습니다.
말씀 듣고보니 초량밀면은 부산역 부근에 있다는 지리적 이점 때문에 인기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생각해보니 부산역 부근에 초량밀면 말고는 밀면집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부산에서 유명한 밀면집은 보통 가야밀면을 꼽습니다. 이곳은 부산역에서 좀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mollie 네. 맞는 말씀이네요. 밀면을 한 번쯤 먹어보고 싶었는데 시간은 없고 부산역이니 두리번거리다 가게 된 곳이지요. 그 곳이 유명한 곳이라는 것은 나중에 알았습니다.
@번역인 저녁에 초량밀면을 지나가면서 봤는데, 이 집은 '춘하추동'의 체인점이군요. 그렇다면 이곳은 맛있다고 소문난 밀면집에 속합니다. 제가 아는 한도에서 말씀드리자면, 부산의 밀면집은 가야밀면, 춘하추동, 이상재밀면 등이 체인으로 운영합니다. 제 경험으로는 이 가운데 이 가운데 이상재밀면이 가장 맛있었습니다.
그리고 부산역 부근에서 두어시간 작업할 분에게는 지도 왼쪽 아래 구석, 화교 소학교 뒷편에 있는 COFFEE MESSAGE를 추천합니다. 이곳은 공정무역 커피를 파는 조그만 커피가게인데, 저도 가끔 노트북 들고 가서 일을 합니다. 추천하는 이유는 그냥 이곳이 좋아서 그렇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커피값이 쌉니다. 한잔에 2500원 정도 하는데, 부산역 부근 커피숍 가운데 이런 가격대는 없습니다. 커피 메시지는 오후 7시에 문을 닫고, 일요일은 휴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