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0년 자리를 지켜온 하늘열매 감
하늘아래 상주땅 외남에서 주렁주렁~
12월 둘째주... 경북 상주로 달큰한 곶감향기를 따라 떠난 길입니다.
곶감하면 상주, 상주하면 곶감이 먼저 생각나죠. 상주는 너른 평야에 비옥한 땅을 갖고 있어 많은 특산품이 생산되는데요. 그래서 상주는 삼백의 도시 라고도 불립니다. 삼백은 상주평야에서 나는 쌀, 누에고치, 그리고 하얀분이 덮힌 곶감을 말합니다. 곶감 이전에는 목화였다고 하는데요. 곶감이 그자리를 차지할 정도로 부상한 거겠죠. 상주 곶감은 전국 생산량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뛰어난 품질과 맛을 자랑하고 있다고 해요. 그래서 이달에는상주곶감한우축제도 연다고 합니다. 12월 25일~27일까지라고 하니 상주곶감과 감먹은 한우맛이 궁금하신 분들은 상주로 달려보시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 그렇다면 지금의 상주곶감이 시작된 건 어떤 인연이 있어서 일까요...
상주 외남에는 750년 수령의 감나무가 있습니다.
말이 쉬워 750년이지...그 정도면 하늘아래 첫감나무라는 것이 실감이 납니다. 이 감나무가 누구나 읽어보았을 그 [호랑이와 곶감]에 얽힌 이야기가 시작된 곳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에 관련된 동화책도 있더라구요. 그래서 상주 1박2일 여행중 이튿날 들린 곳이지만 상주곶감이 시작된 곳이라 생각하여 외남면 750년 감나무를 보는 것부터 상주여행을 시작하려합니다.
바로 이 감나무가 하늘아래 첫감나무입니다.
지금은 푸른잎도 다 떨어지고 감도 달려있지 않고 너무나 앙상해 보이는데요..
그 세월만큼이나 여려보이기만 합니다.
수령이 750년 인걸 어떻게 알 수 있을까..참 궁금하죠..
옛 자료를 찾고 감나무의 외피 같은 걸로 식물학자에게 고증을 거쳐 알아낸 것이라고 해요.
감나무는 안이 꽉차 있는 것이 아니라서 나이테 같은 것은 없다고 하네요.
여기 적혀있는 기록은 조선 예종임금께 진상한 기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 곶감의 진상을 상주에 나누어 정하였다" 예종실록 권 2, 즉위년(1468) 11월 13일 조항
올해 이 감나무에서는 3,700개의 감이 열렸다고 합니다. 한 감나무에서 참 많이도 달리죠..
가을동안 주홍빛 감이 주렁주렁 달렸을 이 감나무를 상상하니 저절로 배불러지는 거 같아요..^^
우리가 한참 수령에 놀라 감나무 구경에 빠져있을 때 멀리서 우리를 지켜보고 계시던 할머니가 계셨어요.
이곳에 18살에 시집을 오셨다는 아흔살의 할머니... 시집오셨을 때도 이 감나무는 지금과 같은 모습이었다고 해요.
한평생 외남에서 살아오신 할머니와 할머니가 이곳에서 보내신 시간을 늘 함께해온 감나무가 서로 보기 좋습니다. 이렇게 보잘것 없는 늙은이에 관심을 가져줘서 고맙다고 하시던 할머니의 말씀이 더욱 감사하게 느껴졌어요.
아무래도 갈라진 감나무가 계속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둘을 연결해 놓았네요. 둘인듯 하나고 하나이나 둘같은...감나무입니다.
이런 안타까운 모습을 하고도 가운데를 보면 새로운 가지가 쑥 올라와 자라고 있는 것을 알게 됩니다.
새로 솟는 가지 하나는 따로 심어서 계속 대를 이어야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이 750년 된 감나무에서 딴 감으로 만든 곶감입니다.
상주 호호 곶감. 호랑이와 곶감 이야기가 담긴 곶감으로 이 곶감은 사고 싶다고 아무나 살 수 있는 건 아니라고 하네요. 이것만 따로 사시는 분들이 따로 있다고해요..그래서 농담으로 이 한상자 경매하면 1백만원이 넘을 거라고 했는데요... 실가격은 10만원이라고 들었습니다. 곶감 자체의 상품가치에 750년이란 세월까지 포함된 가치이겠지요.
이제 마을구경을 나섭니다. 하늘아래 첫감나무가 있는 곳 주변의 마을풍경인데요..
길을 걷다보면 쉬 수령이 오래됐겠다 싶은 감나무들을 만나게 됩니다. 집집마다 감나무가 없는 곳이 없구요. 곶감말리는 풍경을 쉬 찾을 수 있어요. 외남의 곶감은 상주곶감의 본거지라고 할 수 있다는데요. 상주 곶감의 10%를 차지한다고 해요. 모두 이지역에서 직접 생산해서 만든 곶감이구요.
마을을 걷고 있으면 시골 우리 마을과는 참 다른 풍경이구나 ... 마을마다 길도 이렇게 다르구나 싶어서 색달라요.
시골이라고 다 같은 모습은 아니라서 이렇게 생소한 길을 걷고 있으면 잠깐 시간을 시공간을 잊어버리게 되요.^^
담장 가득 낀 이끼가 한 몇백년 전쯤으로 돌아간 듯..
이집 감나무엔 감이 왜이렇게 많이 달렸을까요.
감을 따서 곶감을 만들었어도 한참 지났을 때인데....까치밥이라고 하기엔 너무 많죠...
이유를 물어봤더니 요며칠전 갑자기 추워졌을때 얼어버린 감들이라 따도 곶감을 만들 수 없다고 하네요. 그래서 그냥 따지도 못하고 놔둔거라고..
동행하신 분들 이 감을 보고 또 그냥 둘 수가 없어서 따먹느라 조용한 시골길이 잠깐 시끌시끌 했었지요..^^
여느 시골이 그렇겠지만 비워진 집이 꽤 많아요.
사람의 기운이 가신지 오래된 집 담장이 이렇게 이끼가 가득합니다. 폐허의 집과 대비되어 희망차 보이기까지 합니다.
마을담을 보면 이렇게 감나무 하나를 사이에 끼고 옆으로 담을 쌓은 집이 많습니다.
감나무를 담으로...집안으로 들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밖으로 내치지도 않은 모습이죠.
저멀리 빛내림이 이쁘죠.
마을에서 길은 구불구불 앞으로 나아갑니다. 여기까지 구경하고 다시 버스로 돌아갑니다.
마을 할머니께서 우리들에게 대봉감을 아낌없이 나눠주셨어요.
집 한쪽 상자에 얌전하게 담겨진 주먹보다 큰 감이었는데요. 마을을 찾은 우리들에게 아무런 조건없이 마구 건네주시더라구요.
사람을 만나 좋으셨던걸까요. 할머니께서 정성스럽게 말려두신 곶감과 메주가 향기를 뿜고 있었습니다.
저는 다 먹을 자신 없어 받아오진 않았지만 먹는 것처럼 마음까지 든든했답니다. 할머니 고맙습니다.(_ _)
그리고 앞으로 이곳 일대에는 상주곶감테마 숲도 조성할거라고 하네요. 감락원이라고 했던가요. 상주는 이제 명실상부 곶감의 고장으로 자리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요. 그에 맞게 품질좋고 맛도 뛰어난 곶감을 생산하고 널리 알리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겠습니다. 품질로 승부하면 안되는 것이 어디있겠어요. 상주곶감한우축제에도 많은분들이 찾을 수 있었음 좋겠네요.
축제장:상주 북천시민공원일대
기간: 12월 25일~27일
네이버블로그원문 http://blog.naver.com/anndam/100095240604
첫댓글 상주 한우곶감축제 성공리에 마칠것 같습니다
그런데 주최측에서의 홍보는 잘 안보이네요..^^
담사이로 자라난 감나무가 너무 인상적이었답니다.
감나무가 있었는데 담을 새롭게 세웠던 건가요? 그게 정답일수도 있겠군요 ^^
감나무가 먼저이겠지요...^^ 그 옆으로 담을 쌓은 주인댁도 센스있는 분이실듯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