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우리나라에 오면 정말 당황해 하는 것 중에 화장실이 있다고 하데여...
남녀공용 화장실... 선진국에선 그리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 아니랍니다.
다른 여자들은 좋아하는지 모르겠지만.. (^^) 저는 정말 남녀공용이 시러여...
- 오버랩..(과거 회상 장면) -
학교 다닐 때 울 과의 아그들과 시험 쫑파티를 하러 갔지여.
핑계삼아 술 마시자는 거니까......
\"마셔라!\"
쨍~ 간빠이를 하고 맥주를 꿀꺽꿀꺽 들이켰습니다.
남자 넷, 여자 셋... 이렇게 술 마시고 있었는데... 옆에 앉아 있던 사내아그가 \"줄 게 있어...\" 그러는 겁니당.
제가 원래 이 인간을 시러합니다. 귀찮게 굴거든여..
아무리 나의 미모가 봐 줄만해도 그렇지 이렇게 공개적으로 그러다니..
\"뭔데?\" - 아무 생각없이 손을 내밉니다.
뭘 손에 꼬옥 쥐어 주는데 뜨악... 이거 감촉이 장난이 아님다...
손을 펴 보는데 허걱~!
\"너 오늘 좀 주거바라...!\" 퍽!퍽! 우당탕탕!
이거시 글쎄 내 손을 탁자 밑으로 끌어내려서 먼가를 쥐어 주는 것이 수상하더니만, 안주로 먹고 있던 쏘야를 턱허니 쥐어 주는 거에여... 케챱까지 묻은.. 으....
모 이딴게 다 있어.... 정말 황당합니다.
이 인간의 장난은 정말 황당합니다. 남들은 생각도 안하는 짓을 하니... 이름 확 밝켜 버릴까부다...
혹시 여러분도 맞아죽고 싶으면 한번 해 보세요. 정말 당하는 사람 눈알 돌아갑니다. 옆에서 안 말려있으면 주겄슴당!
손을 씻으러 화장실에 갔쪄....
비실비실...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정말 더럽기 그지 없습니다...
에그... 학교 앞은 왜 이렇까...
물을 틀었는데 찬물 밖에 안 나옵니다.... 그렇게 손을 씻고 있는데.....
잉.... 기겁하는 줄 알았슴다.
세면대에서 열심히 손을 씻고 있는데 갑자기 옆에 웬 남자가 턱허니 서서는 뭔가를 꺼내는 거 아님까... 허걱...!
나도 모르게 눈이 거기를 향하더군여... (헤헤... 남자나 여자나 그런 건 마찬가지인 모양입니다... 잘 안 보이니까 무지 서운하더군여....)
그 남자는 술이 취해서 내가 여잔 줄 모르는 걸까여... 나도 취하긴 했지만 열라 뚜껑 열립니다.
정말 남녀공용화장실은 짱나는군여...
그리고 술자리에 돌아와 찡구에게 그 얘길 했습니다.
내 찡구, 키득거리며 \"고구마 봤어?\"
엥... 웬 고구마? 남자들은 고구마를 가지고 다니는가부당~~
근데 있잖아여...
맥주는 정말 나쁜 게, 마시면 소변이 마렵다는 거지여....
아.. 화장실에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시러라 시러라....
그래도 어쩝니까... 아랫배가 부어오르는데... 찡구가 얘기하다가 잠깐 아랫배를 쳤는데 힉... 찔끔했습니다. 여자는 잘못하면 샙니다.... 케케케...
참을수가 없어서 결국 화장실로 향했습니다. 술도 약한 것이 모할라구 자꾸 마셨을까....
먼저 얼굴만 쓰윽 넣었습니다. 아무도 없더군여....
디디딕.... 굴러들어가서 화장실 칸막이를 닿고 휴~ 한숨을 쉬었습니다.
거거 있져... 화장실도 안크면서 화장실 칸막이 열라 먼대여....
푸세식하고 비슷한 수세식 변기에 쪼그려 앉아 있으면 문까지 손이 잘 안 닿습니다.
조금만 참아라... 아직 나오면 안된다.... 쫌만~~!
바지와 팬티를 내리고 쪼그려 앉았습니다.
워메 시원한 것... 한숨이 다 쉬어 지더라구여...
이제 일 다 봤다... 화장지를 뜯었습니다. 왜냐구여? 닦아야져... 헤헤...
그때였습니다. (헉~!)
밖에서 누가 후닥닥 들어오더니 화장실 문을 쾅쾅 노크하는 거였습니다.
저, 무지 놀랬습니다. 안 그래도 남녀공용 화장실이라 빨리 끝내고 나가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여.
나도 모르게 역시 후닥닥 기어가서 (아까 그랬쪄? 변기하고 문하고 넘 넓어서 손이 잘 안 닿는 데라구...) 안간힘을 써서 똑똑... 답변을 하는 순간!.... 으아.... 난 몰라... 죽고시포~~
문이 휙 열리는 것이 아닙니까...
손잡이 자물쇠가 고장나 있었던 모양입니다.
전 그것도 모르고 급하다고 문을 세게 노크했으니... 내가 미쳤쪄....
상대방은 가만있는데 내가 문을 열어주다니.... ㅠ.ㅠ
눈이 마주쳤습니다. 나도 모르게 \"어맛...!\" 쭈그려 앉았습니다.
아아.. 내꼴 정말 우습습니다.
그 남자가 아래로 시선을 스윽 내리더니.....
\"어... 어.... 미안합니다....\"
얼굴이 벌게지더니 또 밖으로 후닥닥 튀어 나가는 거 아닙니까....
그것도 바깥쪽 문마저 열어 놓고 가버렸습니다. 튀어 나가다가 그 인간이 발걸려 넘어진 모양입니다. 억!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저런 나쁜 시키....
(정말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한 0.5초정도? 그런데 거의 5분은 그랬던 것 같이 느껴집니다.... ㅠ.ㅠ)
아... 정말 절망이었씀다....
밖에서 바로 보이지는 않았지만 여자가 화장실 문 열어 놓고, 거기다 화장실 입구 문까지 벌러덩 열고선 바지 내리고 앉아 있다니...
생전 첨 보는 남자한테 거시기 보여 준 것도 억울하지만 정말 이 상황이 믿겨지질 않더라구여....
그래도 어떻합니까, 누가 오기전에 빨리 문 닫아야져...
다시 벌벌 기어서 화장실 문을 닫았습니다...
저 바보입니다. 바지 올리고 문닫으면 되는 것을 쪼그려 앉아서 벌벌 기어가서 문을 닫더라구여.... (모, 하긴.. 그게 더 빠를지도 모르져... 글구, 아직 뒷처리도 못했구.... 나 시집 다 갔당....)
화난 김에 화장지를 한 5미터는 당겨 끊었을 겁니다. 그동안에도 속으로 무슨발 무슨발 무쟈게 욕을 하면서.... 우쉬... 나쁜 시키....
밖으로 나오니까 아까 그 인간이 얼굴 안 보일려구 1700짜리 피쳐를 들고 퍼 마시고 있네여....
쫓아가서 한대 패고 싶었지만 어쩝니까... 문은 내가 열어준 것을...
자리로 돌아와서 혼자 막 화내니까 찡구들이 왜 그러냐구 묻는데 모라고 할 말이 있어야져...
내가 일보다가 문열어 줬다고 할 수도 없지 않나여.....
찡구들이 얼마나 이상하게 보겠습니까...
화장실이 모 택시인가여.... 합승하자고 문 열어주게....
아직도 그날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거리지만 가만히 생각하면 웃기기도 하구....
누군지 모르겠지만... 그때 내꺼 본 아저씨... 제발 그 때 본 일은 잊어주세여....!! 부탁입니다!!
(내친구 천사 이야기 입니다~~우헤~웃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