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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의 성지 남원의 유적지를 다녀왔습니다. 2편에서는 다룰 답사지는 운봉 방아치, 류태홍의 묘, 구)남원역, 광한루원(서형칠약방)입니다. 호남 동학의 출발지 남원으로 같이 떠나볼까요?
동학혁명의 꿈이 묻힌 방아치 전투 - 운봉 방아치
남원 산동면에서 관음재와 방아재를 넘으면 곧바로 남원시 운봉면입니다. 지금은 운봉읍이 남원시에 편제되어 있지만, 당시 운봉은 남원 관아와 같은 관아였으며 운봉 관아 또한 집강소 설치를 거부하며 동학군을 끊임없이 위협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이들은 영남지방으로부터 300정의 무기와 화약 등을 지원받아 전투력을 강화했고, 영남지방 보수 세력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는 상태였다고 합니다.
김개남 장군이 제2차 봉기에서 청주성 공격에 나선 뒤 남원에 남은 농민군 1만여 명 중 7,000여 명은 산동방 부동에 진을 치고 운봉 공격 준비를 완료했습니다. 다른 지역 동학 농민군은 이미 악전고투하고 있었지만, 멀리 떨어진 남원에서는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남원에서는 사기는 드높고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방아치 전투지 비문>
주소: 남원시 산동면 부절리 표지석 앞
남원 농민군의 상징 - 류태홍의 묘
남원의 동학과 농민혁명의 역사가 비교적 자세히 남아있는 것은 류태홍선생과 최병헌 선생에 의해서라고 알려졌습니다. 류태홍 선생은 농민혁명 당시 지휘부에서 활동했고 이후 살벌하게 초토화를 시도한 감시망을 피해 연명했습니다.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을 거쳐 해방 시기 남원 건국준비위원장직까지 맡았으며 한국전쟁까지 겪고 난 다음에 돌아가셨습니다.
일생을 반봉건, 반외세와 독립운동에 이어 통일된 조국을 그토록 염원하였으나 전란 속에 영면하셔야 했던 근세조선이 살아있는 역사이고 근대와 현대 역사의 아픔을 그대로 간직한 전설 같은 주인공입니다.
류태홍선생의 제자이며 신도였던 최병헌 선생에게 남원의 동학과 농민혁명과정을 구술하여 「남원군 종사원사 부 남원 동학사」를 쓰게 하여 남원은 동학과 농민혁명의 역사를 되찾게 되었습니다.
<농민군 주둔지 표시 깃대 바위>
농민군 주둔 때 쓰였다는 깃대 바위. 장대한 기둥 아래를 깎아 고정하기 위한 장치로 파놓은 구멍이 있고 크고 작은 기를 달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자리에 고속도로가 만들어지지 않았을 때는 쭉 한 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위치입니다.
<류태홍묘 입구 비석(위)과 방아치 비문(아래)>
동학 농민군 막 내리다 남원성 전투지 - 구)남원역
구)남원역 내에 있는 ‘남원성 북문터’는 통한의 역사를 담고 있는 곳입니다. 원래 남원 성은 정유재란 당시 1만여 명이 순사하고 만인의총을 남긴 전투지역으로 유명합니다. 그 후 일제강점기 시기 이 자리에 있던 성문을 헐어내고 남원역을 만들었는데 이는 정유년 남원성 전투에서 패배한 일본의 보복이었다고 합니다.
이곳은 남원 동학에서도 큰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1894년 갑오년 동학 농민전쟁 당시 전라좌도 농민군을 총지휘하던 김개남 장군이 한양진격을 목표로 떠난 다음에도 남원에는 1만여 명의 농민군이 있었고 이 농민군은 경상도로 진출하는 교두보를 만들기 위하여 운봉으로 진출해야 했는데 이것이 방아치 전투입니다.
방아치 전투에서 참패한 농민군은 남원 성으로 퇴각하여 주둔하였고 승전한 운봉의 민보군은 남원성을 다시 공격했습니다. 이에 다시 패배한 농민군은 마지막으로 남원성을 내주고 도망가야 했는데 이 성문 역시 북문이었습니다.
11월 28일(음)의 패전이었는데 전라좌도 농민군이 막을 내렸다고 해야 할 최후입니다.
<구) 남원역 내에 있는 2012년 발견된 ‘남원성 북문터 추정지’>
주소: 남원시 동충동 795-1
역사의 아이러니! 동학농민군의 교수장 - ‘광한루원’(서형칠약방)
대부분의 동학 농민군은 성밖시장 저잣거리(광한루원 정문을 지나 시작되는 잔디광장)에서 죽임을 당했다고 합니다. 원래 1960년대 광한루원 확장되기 전에는 남원장이 광한루원의 호수 남쪽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1894년 남원성까지 뺏긴 대부분의 동학 농민군은 성 밖 시장에서 저잣거리 죽임을 당하였습니다.
한편 서형칠 약방은 광한루원 내 완왈정 앞 호석 근처로 추측됩니다. 동학을 세운 최제우가 정부의 탄압을 피해 1861년 경주에서 남원으로 거처를 옮겼을 때 처음에는 광한루 오작교 근처의 서형칠의의 약방에 머물렀는데 그 서형칠 약방이 오작교 근처라고 합니다.
<광한루원 동학 기념비> 주소: 남원시 천거동 78 남원 동학 농민혁명기념사업회 방극완 사무국장은 “한국의 근대성 기원에서 동학은 빼놓을 수 없는 주요한 주제입니다. 인간의 주체의식, 사회의 민주성 향상, 민족의식의 각성 등 동학은 여전히 우리의 근대와 함께하는 것입니다.” 라며 말합니다.
호남 동학의 근원이었던 남원은 동학사에서도 경주와 더불어 동학의 2대 성지라고 할 수 있고 이 소중함을 기억하고 남원을 찾아오시는 분들이 꼭 둘러봐 주시길 바란다며 말합니다.
특히 ‘남원 동학농민혁명 순례 벨트’는 기념사업회가 역점을 두어 추진하고 있는 사업 중에 하나로 ‘은적암(최제우 경전집필)-교룡산성(동학 농민군주둔지)-구 남원역(남원성전투지)-구 군청지(대도소설치지)-광한루원(서형칠약방)-요천(동학 농민군훈련장)’을 잇는 1코스와 ‘방아치전투지-쪽뚤-깃대 바위-류태홍묘-여원치-박봉양공적비’ 2코스 등을 관광자원으로 개발해 남원 지역 동학농민혁명사를 널리 알린다는 계획입니다.
호남 동학의 출발지인 남원 유적지를 잘 답사하셨나요? 무심코 지나쳤던 비석, 묘 등은 그냥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아는 것이 힘이다!’처럼 우리의 역사를 자세하게 알아가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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