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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만들어진 ENIAC은 배선반의 회로를 배선하여 놓고 부착된 스위치를 조작하여 계산을 수행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하였습니다. 따라서 한 가지 계산을 하다가 다른 계산으로 바꾸려면 배선을 뜯어 일일이 다시 연결시키고 스위치를 조정하지 않으면 안되었습니다.
헝가리 출신의 미국 수학자 존 폰 노이만(John von Neumann, 1903~1957)은 현재의 컴퓨터처럼 컴퓨터 내부의 기억장치에 소프트웨어 방식의 프로그램을 내장, 소프트웨어만 바꾸면 여러 가지 작업에 대응할 수 있는 프로그램 내장방식 컴퓨터의 개념을 발표했습니다.
주기억장치의 도입
폰 노이만의 프로그램 내장방식의 원리를 기초로 EDVAC(펜실베이니아대학교), IAS(프린스턴대학교), EDSAC(케임브리지대학교) 등의 개발이 시작되어, 1949년 최초로 프로그램 내장방식 컴퓨터로 EDSAC이 완성되었고, EDVAC은 1951년에 완성되었습니다.
이들 컴퓨터가 자료 및 명령어를 저장하는 기억장치로 사용한 것은 수은지연회로(mercury delay line memory)였는데, EDSAC은 256 단어의 기억용량을 가지고 있었으며 EDVAC은 1,024 단어의 기억용량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1951년에 출시된 최초의 상업용 컴퓨터 UNIVAC-I은 주기억용량이 2,000 단어로서 수은지연회로의 기억장치를 가지고 있고, 자기테이프(磁氣 tape)를 입출력장치로 한 것이었습니다.
윌리엄-킬 관(左), 수은지연회로(中), nickel delay line register(右)
초기의 컴퓨터에서 주기억장치로 사용된 장치로는 수은지연회로 이외에 진공관의 일종인 윌리엄-킬 관(Williams-Kilburn tube)과 Selectron 관, 자기 드럼 장치(magnetic drum unit) 등의 다양한 장치들이 쓰였습니다.
자기 드럼[magnetic drum]은 금속제의 원통 표면에 자성물질을 입혀서, 그것을 회전시킴으로써 정보를 기억시키고 읽어낼 수 있는 장치입니다.
북처럼 생긴 원통의 표면에 자화물질을 발라서 자화시키도록 하고 고정된 헤드가 회전하는 드럼의 표면에 데이터를 기록하거나 기록된 내용을 읽어냅니다. 처음 개발되었을 때에는 처리 속도가 비교적 빠르기 때문에 컴퓨터의 주기억 장치로 사용되기도 했으며 이후 보조기억장치로도 사용되기도 하였으나 부피가 크고 기억용량이 매우 작아서 자기디스크가 개량됨에 따라 사용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미 해군의 폭격기 조종사를 위한 비행 훈련 시뮬레이터를 제어하는 컴퓨터로 1951년 MIT에서 개발하였던 훨윈드(Whirlwind) 컴퓨터는 NORAD(북미 방공 사령부)의 SAGE(Semi Automatic Ground Environment, 반자동 방공관제 조직) 프로젝트에 도입이 되면서 빠른속도의 메모리가 요구되었습니다. 이 컴퓨터는 실시간 처리를 염두에 둔 세계 최초의 컴퓨터였으며, 출력 장치로는 사상 최초로 모니터를 채택하였고, 1952년에는 주기억장치로 자기 코어(magnetic core)를 최초로 채택하였습니다.
자기 코어(Magnetic core)
1947년 아마추어 발명가 Frederick Viehe에 의해 최초의 자기 코어 메모리 관련 특허가 출원되었으나, 하버드(Harvard)의 An Wang의 ‘write-after-read cycle’ 기술(1949년)과 MIT의 Jay Forrester의 ‘the coincident-current system’ 기술(1951년)이 발표되면서 주기억 장치로서 사용할 수 있는 자기 코어 메모리가 실용화되었습니다. 1952년 MIT에서 훨윈드(Whirwind) 코어 메모리라는 이름으로 개발되었습니다.
자기 코어 메모리는 작은 페라이트 자성체로 된 고리에 여러 가닥의 케이블이 통과하는 모양의 격자의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자기코어 기판에는 가로.세로 64개씩, 또는 128개씩의 자기코어가 평면으로 나열되어 있는데, 이러한 그물모양의 자기코어 모음의 행렬면 1장을 '코어 평면'이라고 합니다. 기판의 코어 하나가 1비트(Bit)의 기억 용량을 가집니다. 글자 한 자를 8비트로 표현하는 시스템에서는 코어 평면을 8장 겹쳐 이용하는데, 이것이 실제의 기억 장치가 됩니다.
자기코어의 구조를 보면 하나의 코어에 4가닥의 케이블이 지나갑니다.
두 가닥의 쓰기케이블(X,Y선)이 가로와 세로로 배열되어 있고, 각 케이블이 만나는 곳마다 코어를 하나씩 통과하게 되어 있습니다. 코어는 한 가닥의 쓰기케이블에 전류를 흘렸을 때는 자화되지 않지만, 두 가닥에 전류를 흘리면 자화되는 자기특성을 가지고있습니다. 특정 코어에 데이터를 쓰려면 코어를 지나는 쓰기케이블 두 가닥에 전류를 흘려 자화시킵니다. 전류의 방향에 따라 코어의 자기장의 방향이 결정되어 0 또는 1의 비트 값을 지정하게됩니다. 자화된 코어는 전류가 멈춰도 자화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비휘발성 메모리에 속합니다.
특정 코어의 데이터를 읽으려면 그 코어를 지나는 쓰기케이블 2개에 전류를 흘리고 읽기용 케이블(감지선)의 전류를 감지합니다. 쓰기 전류에 의해 현재의 코어 자기장의 방향이
바뀌면, 읽기케이블에 전류가 흐르고, 방향이 바뀌지 않으면 읽기케이블에 전류가 흐르지 않습니다. 이를 통해서 코어의 비트값을 알 수 있습니다.금지선은 불필요한 코어가 자화되어 있을 때 코어의 자화 상태를 소멸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자기 코어 기억장치는 데이터를 읽을 때 쓰기케이블 2개에 전류를 흘려야 하므로, 한번 읽으면 기존 비트값이 초기화되기 때문에 읽은 후 다시 쓰기 작업을 해 주어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1950년대 말에는 코어를 만들기 위해 노동력이 풍부한 극동(주로 중국)에서 메모리 제조 공장이 설립되었습니다. 수백 명의 노동자가 하루에 얼마 안 되는 임금을 받으며 코어 메모리를 조립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코어 메모리의 값은 초기에 한 비트(bit)에 1 달러 정도였던 가격은 나중에는 한 비트에 0.01 달러까지 떨어지게 되었으며, 1960년대 초에 주기억장치로 널리 쓰이게 되어 값싸고 성능이 떨어지는 자기 드럼 메모리뿐 아니라 비싸고 성능이 좋은 진공관 메모리도 점차 쓰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자기코어 기억장치는 반도체 메모리가 개발되어 주기억장치로 범용화 되기 전인 1970년대까지 오랫동안(약20년간) 널리 쓰였습니다.
트랜지스터의 발명과 집적회로(IC)기술의 발전은 전기.전자산업에서 반도체 소자를 활용하는 영역을 급격하게 확장시켰습니다.
컴퓨터의 기억장치에도 반도체 소자를 활용하여 반도체 메모리-ROM과 RAM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ROM의 개발
컴퓨터의 메모리로 사용되는 반도체 소자를 이용한 ROM이 상용적으로 도입된 것은 1965년 Honeywell 컴퓨터를 위한 256-bit 바이폴라 TTL ROM이 Sylvania에서 제작된 것이 시초이며, 또한 같은 해에 General Microelectronics에서 느렸지만 용량이 4배 큰, MOS형 1024-bit ROM을 개발하였습니다.
1970년대 초까지 Fairchild, Intel, Motorola, Signetics, TI 등의 업체에서 1024-bit TTL ROM을 제공하였고, AMD, AMI, Electronic Arrays, General Instrument, National, Rockwell 등의 업체는 4096-bit (4K) MOS ROM을 생산하였습니다.
마스크 롬(Mask ROM)은 데이터를 제작과정에서 영구적으로 기록하는 특성상 대량생산에 적합한 메모리 칩으로, 1970년대에 탁상 계산기에 쓰이며 대량 소비된 16K ROM 이후, 그 소비량의 백만의 수백배에 이르는 비디오게임 롬 카트리지가 1970년대 후반 미국과 일본의 업체에 의해 공급되었습니다. 일본 Nintendo의 첫번째 NES 게임인 'Super Mario Brothers'의 생산량은 4천만대를 초과하였습니다.
마스크 롬을 생산하는 업체로는 우리나라의 삼성, 일본의 NEC와 Oki 전기, 대만의 Macronix 등의 4개 업체가 유명합니다.
PROM은 프로그램이 되지않은 상태에서 판매되어 1회에 한해서 새로운 내용을 기록할 수 있는 롬을 말합니다.
PROM은 1956년 뉴욕의 "Arma Division of the American Bosch Arma Corporation"에서 일하던 조우원쥔(周文俊 Zhōu Wénjùn 1918~2001)이 발명했습니다. 이것은 미국 공군의 Atlas E/F ICBM(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제어 컴퓨터를 위해서 설계되었으며,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되어 기밀로 통제되었습니다.
상업적으로 유용한 안티퓨즈 기반(antifuse-based)의 반도체 OTP메모리는 1969년부터 나타났으며,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사는 1979년 MOS 게이트 산화물 파괴 안티퓨즈(MOS gate-oxide breakdown antifuse)를 개발했으며, 듀얼-게이트-산화물 2트랜지스터 MOS 안티퓨즈(dual-gate-oxide two-transistor(2T) MOS antifuse)가 1982년에 도입되었습니다.
초기의 산화 파괴 기술은 스켈링, 프로그래밍, 크기 및 제조상의 다양한 문제가 나타나서 이러한 기술을 기반으로하는 메모리 소자의 대량생산을 가로막고 있었습니다. antifuse OTP ROM은 수십년의 기간동안 사용되어졌지만, 표준 CMOS 칩에는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2001년에 Kilopass Technology사에 의해서 로직 CMOS 칩에 PROM의 통합을 가능하게하는 기술이 개발되었습니다.
2005년, 분할 채널 안티퓨즈 장치(split channel antifuse device)가 Sidense에 의해 도입되었습니다. 이 분할 채널 비트 셀은 일반적으로 하나의 트랜지스터(1T)에 두껍고(IO) 얇은(게이트) 2개의 폴리 실리콘 게이트 산화 장치를 결합합니다.
PROM의 1회성 기록이라는 단점을 개선한 EPROM이 개발되어 ROM의 사용에 편리성을 제공하게 되면서 ROM의 활용도가 넓어지게 되었습니다.
UVEPROM은 1971년 인텔의 엔지니어인 Dov Frohman이 발명하였으며 최초의 제품은 인텔 1702A입니다. 이 EPROM은 2048-bit 용량으로 여러번 재사용이 가능했습니다. 내부에 기억된 패턴은 패키지의 석영 창을 통한 자외선의 노출에 의해 삭제되었습니다. 정보의 삭제과정은 몇 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며, 데이터가 지워진 이후에는 석영 윈도우는 불투명하게 변화됩니다.
EEPROM은 비휘발성 메모리(NVM, NVRAM)의 하나로 1983년 인텔의 George Perlegos가 개발한 인텔 2816이 첫 제품이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EPROM과 유사하지만 내용을 지우는 작업이 전기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EPROM 칩과는 달리, EEPROM은 기록된 내용을 수정하기 위해 컴퓨터에서 빼낼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고 EEPROM 내의 어떠한 바이트도 지우고 다시 쓸 수 있습니다. 이러한 향상된 기능에 비해 단점은 가격이 비싸다는 것입니다. 또한 데이터를 쓰는 시간이 상당히 길기 때문에 EEPROM을 시스템의 메인 메모리로 사용하기는 힘듭니다.
플래시메모리는 전원이 끊겨도 저장된 데이터를 보존하는 롬(ROM)의 장점과 정보의 입출력이 자유로운 램(RAM)의 장점을 동시에 지닌 메모리반도체입니다. 플래시 메모리는 1984년 당시 도시바에서 근무하고 있던 마스오카 후지오 박사가 발명했으며, 데이터를 지우는 방법이 카메라에 달린 플래시가 번쩍 터지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저장용량이 큰 데이터 저장형(낸드: NAND)과 데이터 처리속도가 빠른 코드저장형(노어: NOR) 두 가지가 있습니다. 주로 디지털 카메라나 MP3, 휴대폰, USB 드라이브 등 휴대형 기기에서 대용량 정보를 저장하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RAM의 개발
1963년 3월 5일 Fairchild의 Robert H. Norman은 ‘Solid State Switching And Memory Apparatus'라는 제목으로 래치 구조의 메모리를 최초로 특허출원하였으며, 이 특허는 1971년 2월 9일에 미국에서 등록되었습니다(미국특허공보 US 3562721 참조).
1964년에는 Fairchild사의 John Schmidt에 의해 64-bit p-channel MOS형 SRAM이 설계되었습니다.
1967년 IBM의 Robert H. Dennard는 1개의 MOSFET과 1개의 커패시터가 1비트를 저장하는 DRAM(Dynamic RAM)에 관한 특허를 출원하였습니다.
Dennard의 특허의 도면에 도시된 DRAM 셀 어레이 구조는 현재 생산되고 있는 DRAM의 셀 어레이 구조와 거의 같은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지난 40여년간 DRAM 기술은 동일한 형태의 메모리 셀을 탑재하면서도 메모리 셀당 면적을 결정하는 공정의 미세화와 외부 입출력 속도(읽기/쓰기 속도)를 높이기 위한 구조 개발에 집중되어 왔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RAM(Random Access Memory)은 자주 변경되는 데이터를 저장하므로 읽기/쓰기 속도가 가장 중요한 척도입니다. 바이폴라 접합 트랜지스터(BJT)는 MOSFET에 비하여 빠른 응답속도를 가지고 있으므로, 초기의 상업용 RAM은 바이폴라 접합 트랜지스터를 이용하여 구현되었습니다.
1965년 Scientific Data Systems(SDS)와 Signetics의 공동 개발로 SDS의 Sigma7을 위한 8-bit 바이폴라 RAM이 개발되었고, 같은 해 IBM
1966년에는 Honeywell의 Model 4200 미니컴퓨터에 탑재되는 TMC3162 16-비트 메모리가 Transitron Elctronic Corp.에 의해 출시되었습니다.
마이크로프로세서(CPU) 제조업체로 잘 알려진 인텔(INTEL)은 1968년 고든 무어(Gordon Moore)와 로버트 노이스(Robert Noyce)가 설립하였으며 처음에는 '집적회로'를 만드는 회사에서 출발했습니다. 1969년에 인텔사에서 개발, 상품화한 최초의 제품이 쇼트키 바이폴러 64비트 SRAM 3101이었으며, 인텔 최초의 MOS형 제품으로 256-비트 실리콘 게이트 RAM인 1101에 이어서, 1970년에 세계 최초의 1,024비트 MOS형 다이내믹형 메모리(DRAM) 1103을 제품화하면서 회사의 입지를 다졌습니다. 이어서 1971년 최초의 마이크로프로세서 4004를 개발하였고, 이후 8088, 8086, 80286 등 마이크로프로세서 생산에 힘을 기울였습니다.
1970년 Honeywell의 William Regitz와 인텔의 Joel Karp에 의해 개발된 DRAM 메모리 셀은 3개의 트랜지스터와 캐패시터로 1비트의 데이터를 저장하도록 구성된 회로였습니다. 인텔의 1103은 1K 비트를 하나의 칩에 저장할 수 있는 상용 DRAM이며, 자기 코어에 비해 훨씬 빠른 성능을 동등한 가격(비트당 1센트)에 제공함으로써 자기 코어를 메모리 시장에서 급속히 몰아내는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1970년 IBM은 자사의 System/370 Model 145에 탑재할 128-비트 바이폴라 RAM을 개발하였고, IBM System/370 Model 145는 주기억 장치로 반도체 메모리를 탑재한 최초의 IBM 컴퓨터 시스템이 되었습니다. 같은해인 1970년, 페어차일드사는 256-비트 칩을 사용하여 ILLIAC IV 슈퍼컴퓨터의 메모리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1972년, IBM은 시스템 370 모델 158을 위한 빠른 속도의 N-채널 MOS 공정을 개척하고 신속하게 전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메모리 제조 업체가 되었습니다.
1973년 발표된 Mostek의 MK4096은 16핀 DIP 패키지로 만들어졌는데 이는 업계의 표준 패키지 방식이 되었습니다. MK4096은 4K-비트를 저장할 수 있는 DRAM이며, 그 기술적 성공으로 한동안 Mostek은 세계 DRAM 시장의 85%까지 점유하는 독보적인 성공을 이루었으나, 1980년대 일본의 DRAM 제조업체로부터의 가격공세로 인해 프랑스의 STMicroelectronics에 의해 인수되는 비운을 맞게 됩니다.
향후 30년 동안, 반도체 메모리 산업은 치열한 국제 경쟁과 맞물려 매 3년마다 4배의 비율로 밀도를 높여가는 기술적 진보가 있었습니다.
1973년의 4K-bit 도달에 이어서, 16K-bit는 1976년에, 64K-bit는 1979년에 도달하였습니다. 1M-bit DRAM이 1985년에, 첫 번째 기가비트(1,000 만 비트) DRAM은 2000년에 도달하였습니다.
이러한 DRAM의 기술적 발전은 고도의 집적화와 속도 개선의 방향으로 발전되어 FPMRAM, EDORAM, SDRAM, RDRAM, DDR-SDRAM, DDR2-SDRAM, DDR3-SDRAM으로 발전되어 갔습니다.
초기의 XT PC 메인보드에서는 DIP 소켓에 칩을 끼워 사용하였습니다. 80286의 PC/AT에는 메모리 사용량이 늘어나고 메인보드 공간을 절약하고 메모리를 간편하게 증설할 수 있도록 메모리 모듈이 쓰이게 되었습니다. 80286 컴퓨터에서는 비표준의 SIPP(single in-line pin package)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보드에 메모리를 장착할 때 핀이 꺾이거나 부러지는 일이 많았기 때문에 핀 대신 접점 방식을 이용하는 SIMM이 급속히 보급되었습니다.
SIMM(single in-line memory module)은 1983년 WANG Laboratories의 연구원인 제임스 클레이튼이 고안했으며 1980년대 중반 IBM PS/2에 도입되어 메인보드의 소형화나 높은 용량의 메모리 장착, 여러 메모리 칩들과의 호환성 문제 등을 해결해 주었습니다.
초기의 SIMM은 30핀 8비트 데이터(패리티의 경우 9비트)로 286과 386, 486 시스템에 사용되었으며 90년대 중반 이후 72핀 32비트 데이터(패리티의 경우 36비트)로 교체되어 486, 펜티엄, 펜티엄 프로와 일부 펜티엄 II 시스템에도 사용되었습니다.
FPMRAM, EDORAM 등은 CPU의 클럭 속도와 상관없이 자체의 독립된 작동 클럭을 가진 비동기식 RAM이었습니다. 팬티엄 이후로 CPU의 버스(FSB) 속도는 점점 더 빨라져서 상대적으로 느린 메모리의 속도에 의한 병목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하여 CPU의 FSB 클럭과 연동하여 동작하는 동기식(Synchronous) DRAM인 SDRAM이 개발되었습니다. 또한 메모리 모듈의 양쪽으로 접속단자가 만들어져 SIMM보다 2배 이상의 데이터 버스 너비를 가지고 있는 DIMM(dual in-line memory module) 방식이 사용되었습니다. SDRAM은 작동 클럭으로 66MHz, 100MHz, 133MHz 등이 있는데 이를 각각 PC66, PC100, PC133이라고 부릅니다. SDRAM은 팬티엄II와 팬티엄III PC의 메모리로 주로 사용되었으나 CPU의 빠른 속도를 따라가기에 역부족이었습니다.
팬티엄 Pro(1995)에 도입되어서 팬티엄III(1999)까지 사용되었던 P6 마이크로아키텍처의 후속인 7세대 x86 아키텍처-넷버스트 마이크로아키텍처를 적용한 새로운 CPU를 준비 중이던 인텔은, 최고 대역폭이 133MHz에 불과한 SDRAM을 대신해서, 쿼드펌프드(Quad Pumped) 기술을 이용하여 400Mhz까지 올라간 새로운 CPU의 FSB 클럭을 맞출수 있는 고속의 메모리가 절실하게 필요하였습니다. 또한 AMD와의 전쟁에서 끈질긴 AMD의 추격을 따돌리기위한 전략을 고심하고 있었습니다.
미국의 램버스(Rambus)사는 1990년에 설립된 메모리 제조회사로서 고속 인터페이스 기술의 특허를 가지고 1996년 독자적인 램버스 램을 제작하여 일본의 비디오 게임기 '닌텐도 64'에 공급하고 있었습니다. 램버스 사의 DRAM은 1992년에 개발되었으며 16-bit를 직렬 전송하는 직렬전송방식을 사용하지만 내부 클럭을 DDR(Double Data Rate) 기술을 이용하여 800MHz에서 최고 데이터 전송속도 1.6 GB를 지원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고속 메모리를 찾고있던 인텔에 의하여 팬티엄4의 주메모리로 RDRAM이 채택이 되었습니다.
2000년 인텔의 새로운 CPU인 팬티엄4의 발표와 함께 RDRAM이 권장사양으로 제시되었으나 RDRAM의 지나치게 높은 가격과 새로운 시스템 아키텍쳐로의 전환 등은 기존의 컴퓨터 업계에 환영을 받지 못하였습니다. 반인텔 진영의 주축이었던 AMD와 다수 메모리 업체에 의하여 DDR RAM이 대세가 되면서 RDRAM의 입지는 흔들려 결국 인텔도 DDR RAM을 채택하는 방향으로 가버려 램버스사의 RDRAM은 버림받은 처지가 되었다고나 할까요. SDRAM으로는 따라갈 수 없는 빠른 속도를 자랑하지만 가격의 장벽이 너무 높아 대중화에 실패한 케이스.
팬티엄4는 초기의 윌라멧코어+RDRAM 조합의 보급 실패와 프레스캇 코어의 발열 문제로 인텔에게는 실패한 흑역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시기의 AMD는 1GHz의 속도를 구현한 에슬론(Athlon-K7) 시리즈의 이어지는 성공으로 성장을 크게 하게되었습니다.
RDRAM의 실패로 열 받은 램버스사는 '특허괴물'이라는 별명답게 이후 메모리 업체를 상대로하는 무차별 특허 소송을 벌였으며 이러한 소송에 우리나라의 삼성과 하이닉스도 시달렸습니다.(관련기사 : 하이닉스, 램버스와 소송 취하하고 기술제휴 <연합뉴스>)
SDRAM의 주파수 클럭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DDR(Double Data Rate) 기술을 적용하여 데이터 전송대역폭을 2배로 증가시킨 DDR-SDRAM은 SDRAM의 메모리 구조에서 크게 변경하지않고도 쉽게 제작이 가능하여 인텔의 RDRAM 적용에 불만이 있었던 메모리업체나 반인텔의 AMD의 선택을 받게되었습니다. 이후로 DDR-SDRAM은 속도 개선에 힘을 기울이며, 2004년에 DDR2, 2005년에 DDR3의 개발로 이어지면서 오늘날의 메인메모리로 통일이 되게 되었습니다. 물론 DDR1, DDR2, DDR3 등의 RAM은 같은 DDR 계열의 제품이긴 하지만, 내부적인 기술에 차이가 있고, 모듈의 모양(슬롯 형태)도 다르기 때문에 사용할 수 있는 메인보드가 각각 정해져 있습니다.
2010년 12월 세계 최초로 DDR4의 개발에 성공한 삼성전자는 2013년 9월 20나노급 DDR4 양산에 들어갔습니다. 또한 2013년 9월에 열린 IDF 2013(Intel Developer’s Forum, 인텔 개발자 포럼)에서 DDR4 메모리를 장착한 데스크탑 PC가 등장.시연되어 앞으로의 DDR4 메모리 시대를 예고하였습니다.
차세대 메모리 기술
현재 사용중인 메모리를 대체할 차세대 메모리는 데이터의 비휘발성, 빠른 처리 속도, 데이터의 무작위적 접근(random access), 최소 전력 소비, 초소형, 안전성, 저렴한 가격 등의 특성이 요구됩니다.
현재 연구되고 있는 차세대 메모리들은 반도체 메모리가 주축을 이루며, 기본 단위인 셀의 구조나 물질에 따라 FeRAM(Ferroelectric RAM: 강유전체 램), MRAM(Magnetic RAM: 강자성 램), PRAM(Phase Change RAM: 상변화 램), ReRAM(Resistance RAM: 저항 램), PoRAM(Polymer RAM: 폴리머 램), NFGM(Nano Floating Gate Memory: 나노튜브 램), 홀로그래픽 메모리, 분자 전자 소자, 모듈러 메모리 등으로 구분되고있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스스로 탐구해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