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허창옥 에세이집 『감감무소식』(선우미디어. 2020.9.5)
[저자 소개]
저자 허창옥 작가는 경북 달성군 성서면 본리동의 작은 마을 감천리에서 태어나서 열두 살까지 성장했다. 이제는 없는 그 마을을 잊지 못한다.
본리초등학교를 다녔으며 효성여자중학교, 경북여고, 대구가톨릭대학교 약학과를 졸업했다.
월간에세이(1990)로 등단하여 현재까지 글쓰기의 즐거움과 괴로움을 은총으로 여기며 살아간다. 남아있는 나날에도 오직 읽을 수 있고 쓸 수 있기를 소망한다.
한국문협, 대구문협, 한국수필가협회, 수필문우회, 대구수필가협회, 대구가톨릭문인회 회원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으며 한국수필문학상, 김규련수필문학상, 대구문학상, 약사문학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수필집『말로 다 할 수 있다면』(문학수첩 1997년),『길』(도서출판 그루 2002),『먼 곳 또는 섬』(선우미디어 2008년),『새』(선우미디어 2003년),『감감무소식』(선우미디어 2020년), 산문집『국화꼬치 피다』(북랜드 2007년),『그날부터』(수필세계사 2013년), 수필선집『세월』(현대수필가 100인선, 좋은수필사 2010년),『섣달 그믐밤』(선우명수필선, 선우미디어 2014년) 등이 있다.
[편집]
박찬미(저자의 딸)
[책머리에]
수필은 내 가슴 속에 자리한 작디작은 오두막이다.
나는 햇살이 가득한 뜰을 거닐며 마음의 소리를 듣는다.
달빛이 지창에 물드는 밤이면 바람소리를 듣는다.
때로 외롭고 때때로 서러우며 또 어느 때는 통곡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에 나는 복되다.
내 영혼이 나에게 나지막이 말을 건ㄴ네면
그 말을 받아 적는다.
그 집에서 나는 고요하다. 평화롭고 자유롭다.
2020년 봄 허창옥
[뒤 표지에 실린 글]
모든 존재는 길 위에 있고
그 길에서 실존하기 위해 절대로 높칠 수 없는 게 '밥'이겠다.
'밥'이란 위에서도 서술했듯이 먹는 것일 수도 있고,
채우고 싶지만 채워지지 않는 욕망일 수도 있다.
그런 견지에서 보면 '새', '섬', '길·4'를 한 줄에 꿸 수도 있다.
그뿐만 아니라 나의 다른 작품들도 대부분 그 줄에 세울 수 있겠다.
길 위에 있는 자는 고단하고 외로운 법이다.
길을 걸을 때, 멈추어 섰을 때,
그리고 종착점이 보이지 않아서 퍼질러 앉았을 때
내가 열망하는 게 있다. 바로 자유(=편안함)이다.
자유란 굴레에서 벗어나 휠훨 나는 게 아니다.
내 새장에 새가 있고 그 새는 날고 싶어 하지만
어디론가 날라가 버리고 싶은 건 아니다.
내게 있어서 자유와 동의어인 편안함을
일탈도 초월도 아닌 '멍하니'와 유사한 의미다.
-<살아내기 그리고 글쓰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