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그렇게 많을 이유가 있을까요?
영화의 잔치를 다 함께 즐겨보셔요.”
정지욱 이냐시오 로욜라 인천가톨릭영화제 프로그램 디렉터
저는 일 년의 거의 대부분을 영화관이나 영화제를 찾아다니며 지냅니다.
그곳에서 영화를 보고, 영화인들을 만나고,
지난 일 년간 봐왔던 작품들을 서로에게 추천하거나 추천받으며 나누고,
학생들에게 영화를 가르치며 보냅니다.
누군가는 물어봅니다.
“대체 우리나라에 영화제가 몇 개예요?
그렇게 영화제가 많을 필요가 있나요?”
저는 대답합니다.
“지금 우리나라에 도서관이 몇 개나 있나요?
아직 도서관이 부족하단 생각을 해보지 않으셨나요?”
그렇습니다.
다양한 책들을 보관하고 관리하며 많은 독자들이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도서관’이라면,
다양한 영화들을 한자리에 모아 여러 관객들이 볼 수 있도록 자리해 주는 것이 ‘영화제’라 하겠습니다.
규모와 주제 등 다양한 모습의 영화제가 있고, 기간이 한정되어 열립니다.
부산은 종합, 부천은 판 타지, 전주는 자유와 독립, 제천은 음악 등
정말 다양한 주제로 지역에서 영화제가 열립니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주제로 한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노인을 주제로 한 서울국제노인영화제도 있답니다.
그중 가톨릭 정신에 입각해 열리는 것이 인천가톨릭영화제입니다.
이에 비해 일반 영화관에서는 상업영화를 주로 상영하죠.
저는 영화평론 일을 하며 수많은 영화 작품들을 관람합니다.
그것이 일반 영화관에서든 크고 작은 영화제 현장에서든,
그것도 아니면 이메일이나 sns로 전해지는
스크리너(특별한 목적을 위해 인터넷상에 올려서 관람할 수 있도록 한 인터넷 링크)를 통해
일 년에 장편과 단편 등 3,000여 편 내외의 작품을 보며 지냅니다.
물론 이 중에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작품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관객들과 함께 나누며 울고, 웃고 때론 분노하며 뜻을 같이하고픈 수작들도 꽤 많이 있습니다.
다양한 언론 매체, 학술적인 논문,
또 누구나 손쉽게 읽을 수 있는 인터넷 등에 글을 써서 이런 작품들을 알리기도 하고,
영화제 프로그램으로 이들 작품들을 그 성격에 맞춰 선정하거나 추천해
함께 나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 일이랍니다.
오는 6월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영화공간 주안’에서 열리는
제2회 인천가톨릭영화제에서도 프로그램 디렉터를 맡았습니다.
영화제에서는 ‘사제복으로 뭔가를 하고 싶었던 민지’의 이야기를 담은 <민지올림> 등
열다섯 편의 단편영화와 가난하고 병들어 사회에서 소외되고 버림받은 이들과 함께하는
‘요셉의원’의 이야기를 담은 <사랑, 우린 멀리 이곳에> 등
열세 편의 장편영화를 여러분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오롯이 우리 가톨릭의 정신을 담았고,
어렵거나 지루하지 않은 재미있는 영화들로 가득한 영화 잔치랍니다.
사흘간 열여섯 번의 상영으로, 우리 가톨릭의 사랑과 실천, 슬픔과 치유,
그리고 다함께 행복한 공생의 아름다움과 용서들을 마음껏 무료로 즐기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자, 어서들 ‘영화공간 주안’으로 달려와 맘껏 즐겨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