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중루의 서해랑길 기행, 영암 17코스 걷기
서해랑길 영암 17코스는 앞 선 15.16코스와 더불어 바다와 호수로 이어지는 물의 고장을 걷는 코스다. 서해에 연한 금호호.
영암호. 영산호를 차례로 잇는 이 구간에는 바다와 호수의 낭만이 차고 넘친다. 이 길에서라면 적어도 누구나 일상에서의 피
로나 번다한 스트레스의 심연에서 가볍게 벗어날 수 있음은 물론, 그 낭만까지 찾아 오롯 즐길 수가 있다. 뿐만 아니다. 지혜
로운 사람이 물을 찾아 즐기듯, 바다와 푸른 하늘 담은 드넓은 호수를 바라보며 가슴을 활짝 열면 천지간에 웅혼한 자연으로
부터 호연지기를 키울 수도 있다. 영암 17코스는 삼호읍 세한대 영암캠프스 앞에서 시작해 목포시로 이어진다. 캠프스 앞을
두르는 대불수로를 거슬러 영산호로 나간 후, 호수 남쪽 둑방의 자전거길을 따라 영산호를 바라보며 나불 삼거리로, 이어서
삼호대교를 건너 목포시로 건너간다. 석가 탄일이었던 지난 주말, 이 코스를 걸었다.
요즈음 남도의 들녘은 마치 봄과 가을(?)이 공존하는 듯 초록과 항금 들판이 넘실댄다. 수확을 앞둔 이모작 보리밭들이 황금
물결을 이루고, 모내기를 마친 논들은 초록으로 채워진다. 보리 수확과 모내기를 대신하는 농기계들이 쉼 없이 들판을 누빈
다. 새벽을 쫓아 금강(錦江)을 건너고 김제 평야를 가로질러 삼호읍 영암 17코스 들머리를 찾았다.삼 면이 바다와 호수로 둘
러싸인 영암군 삼호읍은 섬이 육지가 되는 것과 반대로 육지가 섬이 된듯한 고장이다. 읍 동쪽의 남북을 가로질러 영산강과
영암호를 잇는 수로가 놓인 까닭이다. 현대삼호조선소와 대불공단이 있는 삼호읍은 대표적인 산업단지다. 세명대 영암캠프
스 앞에서 무리지은 노란 금계국이 꽃길을 이룬 대불수로를 거슬러 영산호를 찾았다. 무안과 영암을 잇는 무영대교를 흘러
온 영산강은 이곳에서 강심을 한껏 넓혀 영산호가 된다. 자전거길로 포장된 호반 둑길은 나불도로 이어지고, 그 사이 호안
시설이 없는 자연 그대로의 영산호반에는 온갖 습지 식물들과 야생화들이 꽃밭을 이루고 있어 좋았다. 둑길 동쪽 멀리의 산
그리메로 아름거리는 호남의 명산 월출산을 보는 것은 덤으로 얻는 별경.
삼호읍을 이으며 육자가 된 나불도를 찾았다, 영산재로 이름난 한옥 호텔의 아름다운 한옥촌이 그림 되어 펼쳐지고, 드넓은
대지에 자리한 전남농업박물관은 반드시 들러야 하는 명소다. 테마별로 들어선 각각의 별관을 차례로 둘러보며 영농 문화
를 접해보는 건 짧은 시간이지만 여행길의 또 다른 매력이었다.
삼호대교를 찾았다. 영암군 삼호읍 나불리와 목포시를 잇는 영산강 하구 다리다. 다리를 건너서면 다시 긴긴 둑길로 이어진
다. 바로 영산강 하구둑이다. 일렬로 길게 이어지는 거대한 갑문들은 그 자체가 그림이고, 그 앞을 걷다 보니 큰 규모에 외경
스럽기까지 했다. 다리 서쪽의 바다는 목포로 돌아 나가고, 동쪽은 넓은 영산호가 하늘을 담고 천지간의 평화로움을 끝없이
펼쳐낸다. 전남도청이 자리한 무안군의 강변 도시들은 북쪽 호반을 아름답게 두르고, 무안과 대불부두를 잇는 철길은 멀리
에서 마치 부교처럼 꿈틀대며 넓은 호수를 건너고 있었다. 목포시 25호 광장으로 들어서는 길, 일순 고개를 돌려 뒤돌아 보
니 아카시아꽃과 질레꽃 향기로웠던 금호호, 영암호, 영산호의 호반길이 해당화 붉게 핀 영산호 둑길 뒤로 멀어지고 있었다.
영암 솔라시도대교로의 코스 변경으로 뒤늦게 찾은 봄날 3주 간의 서해랑길 15,16,17코스가 잠시 주마등처럼 흘렀다. 보고
있어도 또 보고 싶다는 듯이-
촬영, 2023, 05, 27
▼영암군 삼호읍 세한대학교 영암캠프스 정문 앞 17코스 들머리
▼ 영암 17코스
▼대불수로 수변길
▼ 대불수로 - 1
▼ 대불수로와 금계국 - 2
▼ 갯찔레
▼벌노랑이(콩과 식물)
▼대불수로와 영산호
▼ 갈퀴나물 꽃
▼띠꽃
▼영산호와 무영대교
▼영산호 호반 자전거 길
▼모내기
▼뒤돌아 본 영암 월출산
▼영산호 둑길 산호 양수장
▼갯메꽃
▼백화등
▼2 모작 보리
▼라밴더 밭(허브 식물)
▼영산재(한옥 호텔) - 1
▼영산재
▼ 농업박물관 마실길 - 1
▼농업박물관 마실길 - 2
▼ 후박나무
▼전남 농업박물관
▼나불 삼거리
▼멀구슬나무 꽃
▼영산호 갑문
▼영산호
▼삼호대교와 영산강 갑문
▼영산강 하구 둑길
▼해당화
▼목포 부주동 부흥산 자락
▼목포시 부주동 25호 광장 앞 - 1
▼목포시 부주동 25호 광장 앞 - 2
▼목포시 부주동 25호 광장 앞 - 3
▼부흥산 인공 폭포
▼목포지방해양수산청 앞
▼ 목포지방해양수산청 앞 17코스 날머리
첫댓글 역방향으로 걸었던 길을 순로로
사진을 찍고 정리하느라 애 많이 쓰셨습니다.
영산강 하구둑과 영산호의 물길도 좋았지만
잘 꾸며진 전남농업박물관은 기대치를
훨씬 넘었습니다.
다음부터는 다시 신안코스로 가게 되어
서울에서 이동거리가 단축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