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은뱅이 밀>
풀꽃상을 드립니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풀꽃세상'을 위해 감사나 북돋움이나 연민 등의 다양한 표현으로 우리의 생각을 실천하고자 합니다. 그 표현의 형태를 우리는 '풀꽃상'이라 붙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동강의 비오리, 보길도의 갯돌, 가을 억새, 인사동 골목길, 새만금 갯벌의 백합, 지리산의 물봉선, 지렁이, 자전거, 논, 간이역, 비무장지대, 우리씨앗 앉은뱅이밀에게 풀꽃상을 드렸습니다. '우리는 자연의 일부입니다'란 풀꽃세상의 생각에 공감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풀꽃상을 추천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공생의 가치에 대하여 늘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사람을 대하듯이 자연을 대하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셀 수 없이 많은 풀잎들 중의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그런 마음을 '풀씨의 마음'이라 부르려고 합니다. 그러한 마음의 힘을 우리는 믿고, 또한 개개인의 작은 실천이 세상을 조금씩 변화시키리라 믿습니다. 우리는 풀씨의 마음을 뿌리고, 함께 살아가고 있는 모든 풀씨들을 북돋고자 합니다.
'우리 씨앗 앉은뱅이밀'에게 12회 풀꽃상 드리기로
글쓴이 : 풀꽃세상 날짜 : 06-10-04 14:05 조회 : 6395
지난달 29일(금) 연남동 풀꽃방에서 열린 열린울타리회의에서
'우리씨앗 앉은뱅이밀'에게 12회 풀꽃상 본상을 드리기로 하였습니다.
9월 9일 부안에서 열린 선정회의에서 '우리씨앗'이 결정되었으나
우리씨앗을 대표하여 하나의 씨앗 종자를 선택한 것입니다.
앉은뱅이밀은 우리 토종 밀로 키가 작은 것이 특징이며 생명력이 매우 강합니다.
풀꽃세상 사무국에서는 지난달 9월 20일
경남 남해군을 방문하여 남해 농민들이 대대로 내려오는 앉은뱅이밀을
재배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밀 종자도 얻어왔습니다.
시상식은 11월 5일(일) 남해에서 하기로 하였습니다.
시상식때까지 남은 한달 동안 홍보에 주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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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은뱅이밀에 대하여>
달마는 후르츠달마를 낳고 후르츠달마는 농림10호를 낳고 농림10호는 소노라를 낳았다."
마태복음 첫장을 연상케 하는 이 귀절은 밀에 대한 족보이다. 미국 아이오와주 출신의 육종학자 보로그 박사는 멕시코에 있는 국제맥류옥수수연구소의 책임자로 일하면서 '소노라'라는 밀 품종을 개발하였는데 1970년에 그는 이로써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그가 개발한 신품종 밀로 1960년대 말 인도와 파키스탄을 기아에서 구출할 수 있었던 녹색혁명을 불러왔다는 공적 때문이었다.
예전의 거의 모든 품종의 밀은 키가 커서 쓰러지기가 일쑤였다. 이 때문에 수확량이 높지 않았다. 그러나 보로그 박사가 개발한 밀 “소노”라는 키가 작아 거센 바람에도 쓰러지지 않았다. 수확량은 급증하였고 파키스탄과 멕시코는 이로 인해 일시적이기는 하였지만 밀을 수출하기까지 하였다.
키가 작은 유전자를 지닌 이 밀 품종의 “먼 조상이 바로 우리의 앉은뱅이밀이었다는 사실을 알면 우리는 놀라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농학자 안완식 박사는 앉은뱅이밀의 직계 후손이 아직 살아있음을 밝혀냈다. 그의 저서 <우리가 지켜야 할 우리종자>에서 그 순간을 다음과 같이 그리고 있다.
"재배지를 확인하기 위해 내가 그곳을 찾은 것은 밀이 한창 필 무렵인 1995년 4월 25일. 남해대교를 건너 500~600 미터쯤 남해섬을 돌아 도로를 끼고 왼쪽으로 돌아서자 아래쪽으로 논과 밭이 온통 마늘로 덮여있었다. 그런데 오른쪽 언덕에 막 이삭이 패고 있는 작은 밀밭 한 뙈기가 보이는게 아닌가! 김재명씨(밀밭 주인)를 찾기도 전에 무언가에 끌린 듯 차를 세우고 밀밭을 찾아 기어 올라 갔다. '과연 이것이 내가 찾던 앉은뱅이밀이었구나!' 하는 반가움에 전율을 느꼈다."
소득이 낮아 외면당하던 앉은뱅이 밀이 한 뜻있는 농부에 의해 대를 이어오고 있었던 것이다. 키가 작다는 뜻의 '앉은뱅이'라 이름 붙은 이 밀은 우리나라 중, 남부 지역에서 널리 재배되던 품종이었다. 이 난쟁이 밀이 일본으로 건너간 것은 임진왜란 때로 추정되지만 일제침략기에 일본으로 건너간 기록이 있다. 일제는 한국의 농업에 관한 제반 사항을 조사하기 위해 1904~1905년에 한국토지농산조사를 실시하였는데 이 때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작물의 재래종을 가져갔다. 이 때의 기록에 '까락이 있고 키가 작은 밀'이라고 표현한 앉은뱅이 밀도 포함되어 있다.
우리보다 육종기술이 한 발 앞섰던 일본은 앉은뱅이 밀을 계통 선발하였고, 1914년에 키가 작다는 뜻의 달마(達磨)가 탄생하였다. 달마는 미국계 키가 큰 밀인 “후르츠”를 만나 “후르츠달마”를 낳았으며 후르츠달마는 다시 미국에서 많이 재배하던 겨울밀인 “터키레드”를 만나 1936년에 키가 작지만 이삭이 크고 줄기가 굵은 “농림10호”를 낳은 것이다.
1945년 2차세계 대전 당시 일본에 진주한 미군의 농업고문인 “사몬”이라는 사람은 농림10호를 미국으로 가져갔다. 미국으로 건너간 앉은뱅이밀의 키가 작은 유전자는 미국의 품종들과 교잡되어 <노린10/브레베, 게인스, 뉴게인스> 등이 나왔는데 이는 기존의 밀에 비해 40% 이상의 수확량 증가를 가져다 주었다. 가히 녹색혁명이라 할 만하다. 앉은뱅이밀의 피를 물려받은 품종이 연이어 탄생하였는데 “보로그 박사의 소노라도이” 가운데 하나이다. 현재 미국 밀의 90% 이상이 앉은뱅이밀의 피를 물려받은 것이며 세계 밀 재배면적의 1/4이 넘는다고 한다.
이토록 우수한 유전자원을 두고도 우리밀이 절멸로 갈 뻔하다가 우리밀 살리기운동본부 등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되살아났지만 우리의 밀 자급률은 고작 0.1%에 그치고 있으며 거의 전량을 미국에서 사다먹고 있다. 이런 와중에서도 우리의 농업유전자가 오늘도 해외로 유출되고 있는데 농업유전자원 해외유출을 처벌할 근거법도 없는 형편이다. 다음 기사를 보자.
농진청 유전자원과 조은기 과장은 “농업유전자원 유출 행위를 처벌할 근거 법이 없어 종자를 갖고 나가더라도 제재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당국에 적발된 사례는 빙산이 일각일 뿐”이라며 “21세기 핵심 국가경쟁력으로 떠오른 농업유전자원이 아무런 통제도 받지 않은 채 국외로 유출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6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의해 각국의 토종식물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인정하는 내용의 ‘식량농업식물유전자국제조약(ITPGRFA)’이 발효되는 등 농업유전자원이 새로운 국가자원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관련 입법의 조속한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20세기 이후 우리나라의 중요한 농업유전자원이 해외로 유출돼 외국 종묘업자들이 커다란 이익을 챙겼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