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 집안의 멸망
[삼상 4장]
[내용개요]
본장은 이미 언급된 엘리 가정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 실제적으로 성취된 사건을 기록하고 있다. 블레셋과의 전투에서 이스라엘이 패하자, 엘리의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는 실로에 있는 법궤를 가지고 왔다(1-4절). 그러나 이스라엘은 블레셋에게 또다시 패하여 법궤는 빼앗기고 홉니와 비느하스도 전사하고 말았다(5-11절). 이 소식을 들은 엘리는 앉아 있던 의자에서 넘어져 죽고 말았으며 마침 해산하던 며느리도 아이를 낳고 죽고 말았다(12-22절). 이와 같이 본장은 하나님을 떠나 타락한 자들에게 임할 심판의 엄중성을 분명하게 보여 주고 있다.
[강 해]
본문에는 하나님께서 엘리 집안을 향해 내린 심판과 저주가 실제로 역사 속에서 어떻게 성취되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 주고 있습니다. 즉 본문은 블레셋의 침공으로 이스라엘이 크게 패배하고, 언약궤를 빼앗기며, 이로 인해 대제사장 가문이 완전하게 몰락해 가는 한 과정을 보여 줍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당신의 말씀을 한치의 오차 없이 그대로 이루시는 분임을 실감하게 됩니다.
1. 블레셋의 침공
1) 블레셋이 침공함
사무엘이 이스라엘의 사사와, 선지자로 사역을 시작한 직후, 이스라엘은 블레셋의 침공을 받았습니다. 원래 블레셋과 이스라엘은 특정한 국경선 없이 서로 맞붙어 있어 분쟁이 잦았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다시금 블레셋의 침공을 받은 것입니다. 이는 범죄하고 회개치 않는 엘리 집안을 심판하기 위한 하나님의 특별한 섭리였습니다. 이렇게 하나님은 인간의 역사 속에서 친히 섭리하시며, 당신의 뜻을 이루어 나가시는 역사의 하나님이십니다.
a. 블레셋의 작은 침공(삿13:1)
b. 역사 속의 하나님(출3:6)
2) 이스라엘이 패배함
블레셋의 침공을 당한 이스라엘은 군사를 모집하여 블레셋에 대항하였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삽시간에 4,000명이나 되는 군사가 죽음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이스라엘은 처절하게 패배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이스라엘이 이렇게 패배당한 것은 하나님께서 이 전쟁을 통해 엘리 집안을 심판하기로 작정하셨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무고한 이스라엘 군사들이 전사하고, 이스라엘에 큰 두려움이 엄습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참으로 한 사람의 그릇된 지도자가 국가나 백성에게 얼마나 큰 해악을 미치는지를 분명히 발견하게 됩니다.
a. 이스라엘이 블레셋에게 패배함(삼상31:1)
b. 악한 지도자가 미치는 피해(마23:15)
2. 언약궤를 빼앗김
1) 언약궤를 전쟁터로 가져 옴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패배한 이스라엘은 급기야 실로에 있던 언약궤를 전쟁터로 가지고 왔습니다. 군사력으로 블레셋 군사를 이기지 못함을 감지한 이스라엘은 이제 하나님의 힘을 빌어 블레셋 군대를 격퇴하려 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출애굽 이후 역사 속에서 이스라엘은 전쟁 때마다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이방 군사들을 물리친 경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하나님의 지상 임재 처소인 언약궤의 힘을 빌어 대적을 물리치려 했던 것입니다.
a. 전사 되신 하나님(출14:14)
b. 전쟁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잠21:31)
2) 이스라엘이 또 패배함
여호와의 언약궤를 앞세우고 블레셋 적진을 향해 나아간 이스라엘은 또다시 블레셋 군사에게 참패하고 말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거룩한 언약궤까지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이런 참담한 일은 이스라엘 백성들로서는 도무지 상상도 하지 못하던 일이었습니다. 당연히 하나님에서 블레셋을 물리쳐 주시리라고 생각했던 이스라엘로서는 패배의 슬픔보다 먼저 두렵고 무서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처럼 언약궤 그 자체가 어떤 신비한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스라엘이 하나님께 범죄 할 때는 아무리 언약궤를 앞세운다 한들 결코 하나님의 은혜를 입지 못합니다. 중요한 것은 은혜를 받을 만한 마음의 그릇을 준비하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a. 외식적인 신앙의 허점(마3:9)
b. 은혜받을 심령을 준비하라(렘33:3)
3. 엘리 가문의 몰락
1) 엘리의 두 아들이 전사함
엘리 대제사장의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는 블레셋과의 전투에서 전사하고 말았습니다. 이들은 제사장들로서 아마 하나님의 언약궤를 메고 나갔다가 전사했을 것입니다. 이는 그들이 살아 생전 온갖 악행을 자행한 결과, 결국 하나님의 준엄한 심판을 받은 것입니다. 즉 성막에서 수종드는 여인과 동침하기를 서슴지 않았으며, 또 하나님께 드리기 위해 가져 온 희생 제물을 탈취하여 자신들의 몫으로 삼는 등 악행을 저질렀습니다. 아무리 하나님이 택한 제사장이라 해도 하나님 앞에 불경되며, 잘못을 범하고서도 회개치 않는 자는 하나님의 심판을 피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a. 엘리 두 아들의 죄악(삼상2:12,16)
b. 악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하라(벧후3:17)
2) 엘리가 목이 부러져 죽음
이스라엘이 전쟁에서 패하고 언약궤마저 빼앗겼다는 소식과 더불어, 두 아들 홉니와 비느파스의 전사 소식을 전해 들은 엘리는 그만 앉은 의자에서 뒤로 넘어져 목이 부러진 채 죽고 말았습니다. 그는 두 아들의 불량스런 행실을 적극적으로 저지하지 않고, 아들들을 그릇되게 양육한 죄의 대가를 받았던 것입니다. 부모는 자녀들을 주 안에서 올바로 양육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습니다. 이 의무를 올바로 감당치 못할 때, 부모 된 자는 그 책임을 결코 피할 수 없게 됩니다.
a. 올바른 자녀 교육(엡6:4)
b. 부모의 책임(신6:7)
3) 비느하스의 아내가 출산 중에 죽음
남편 비느하스의 전사 소식과 시아버지 엘리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들은 비느하스의 아내는 갑작스레 산기를 느꼈습니다. 그리고 아이를 출산하던 도중 죽음을 맞이하고 말았습니다. 이제 엘리 집안은 갓 태어난 핏덩이 이가봇을 제외하고는 완전히 멸하고 말았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이 내리시는 심판은 두렵고 무섭습니다. 하나님은 사랑과 자비가 풍성하신 분이지만, 일단 심판을 시작하시면 세상 어느 누구도 그분의 준엄한 심판을 피하거나 가로막을 수 없음을 알아야 합니다.
a. 사랑이 많으신 하나님(요일4:8)
b. 엄위로우신 하나님(출19:21)
결론
이처럼 하나님은 엘리 집안을 완전히 멸하셨습니다. 대제사장으로서 가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또한 백성들을 그릇된 길로 인도한 그 죄가 결코 작다 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이 사건을 보면서 우리 역시도 주님의 진노를 사는 행실을 범하지 않았는지 한번 반성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단어해설]
1절. 블레셋. 지중해 연안 평야 지대에 살던 해양 민족으로 이스라엘이 통일 국가를 이룰 때까지 계속 이스라엘을 괴롭힘.
2절. 항오를 벌이니라. 싸움을 위해서 전투 대형으로 군사를 배치한 것을 말함.
3절. 백성. 원어 <![':암>은 '백성, 민족'을 뜻하는 말로 여기서는 나라를 위해서 전쟁터로 나간 일정한 나이의 젊은이들을 가리킴. 장로들이. 이스라엘 사회에서 정치, 경제, 종교적인 지도자로 뽑힌 사람들. 보통 각 지파의 우두머리들로 구성됨.
4절. 그룹. 천사를 가리키는 말로 성경에는 생명나무를 지키는 자(참조,창3:24) , 또다른 뜻으로는 하나님의 보좌를 운반하는 자(참조,시18:10) 등으로 나타남.
6절. 히브리. 원어 <yrIb][i:이브리>는 '강을 건너다'라는 <rb'[;:아바르>에서 유래. 원래는 다른 민족들이 이스라엘 자손들을 부를 때 사용한 이름으로 조상 아브라함이 유브라데 강을 건너 가나안으로 왔음을 나타냄.
9절. 대장부. 원어 <!~yvn"a;:아나쉼>은 '사람, 남자'를 뜻하며 인간의 강한 면을 강조할 때 사용.
10절. 쳤더니. 전쟁의 치열함을 나타내는 단어<!j'l;:라함>은 '싸우다, 삼키다'를 뜻. 즉 마치 삼킬 듯이 결사적으로 싸우는 모습을 표현. 장막으로 도망하였고 전쟁에서 완전히 패하여 자신의 집으로 도망가는 모습을 나타냄.
[신학주제]
법궤와 전쟁의 패배. 이스라엘은 과거 가나안 입성 때 법궤를 앞세우고 요단 강을 건넜고 여리고를 쳐부술 수 있었다. 그런데 본장에서 홉니와 비느하스는 블레셋과의 전투에서 여호와의 법궤를 앞세우고도 패배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법궤를 빼앗기고 말았다. 그러나 이것은 오히려 당연한 결과였다. 왜냐하면 그들은 법궤의 의미를 잘못 이해했기 때문이었다. 즉 그들은 당시 이방 족속들처럼 법궤 자체가 영험한 힘을 지닌 신물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에게 법궤는 그 자체가 능력을 지닌 신물이 아니라 진정한 힘의 원천인 하나님의 상징일 뿐이다. 따라서 흡니와 비느하스가 하나님을 바로 믿지 않고 죄악을 행하는 이상 하나님의 도우심을 얻지 못하고 법궤는 더 이상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이상의 사건은 현대에 성도다운 삶이 없이 정기적인 예배와 헌금 등을 통해 물질적 축복을 보장받으려는, 성도들의 모습과 동일하며 그것은 샤머니즘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준다.
[영적교훈]
이스라엘이 블레셋에게 패한 것은 숫자가 적어서도 아니며 무기가 약해서도 아니었다. 하나님과의 관계에 실패한 것이 패배의 결정적인 원인이었던 것이다. 이와 같이 성도들이 세상에서 성공된 삶을 살 수 있는 것은 외적인 조건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바른 믿음으로서는 것임을 교훈해 준다. 그러므로 세상에서의 성공을 얻기 위해 하나님의 실을 소홀히 하고 신앙 생활에 게을러지는 것은 오히려 실패의 지름길임을 깨달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