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기초 교리 28ㅡ인간의 출현과 생활ㅡ2
최초 인간의 출현과 생활
중생들이 이것을 먹으면서부터 차차 모양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어떤 중생은 남자 형상이 되고 어떤 중생은 여자 형상이 되었다. 그래서 남녀의 형상이 생김을 서로 보고서 ‘악중생’이 났다고 말을 했다. 남자와 여자의 모습을 한 사람이 생기자 중생들은 서로 쳐다보고 살피고 하는 동안에 마음이 물들고 번뇌를 일으키며 마침내는 서로 애착심을 일으켜 성욕이 생겨 더욱 친근하게 되었다. 이윽고 부정행위를 저지르니 다른 중생들이 보고 어째서 그런 짓을 하느냐 하며 크게 꾸짖었다.
부정행을 한 남자도 스스로 잘못을 크게 뉘우치고 “내가 잘못했다.” 하고 땅에 엎드려 일어날 줄 몰랐다. 부정행위를 함께 한 여인이 음식을 갖다주니 여기에서 처(妻)라는 말이 생겨났다. 그 후에 중생들은 부정행위를 더욱 더하게 되니 스스로 집을 만들어 그 안에서 때도 없이 정욕을 함부로 했다. 여기에서 부부가 생기고 수명과 복이 다한 중생이 명을 다하고는 이 세간에 태어나 어머니의 태중에 드니 이것이 인간 태생의 최초다.
이상이 여러 경전에 보이는 이 세상 최초의 인간에 관한 기록이다. 어쩌면 일종의 신화라고 웃어넘길지 몰라도 그럴 수 없는 중요한 시사와 교훈을 거기서 발견할 수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이 땅에 최초의 인간은 어떤 신이나 권능자가 만든 것이 아니고 천상사람이 화생했다는 점이다. 색계천 중 광음천에 사는 천인이 복이 다하고 명이 다 함에 인간으로 화생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 본성이 원래로 청정하여 동요가 없지만 중생은 미혹하여 번뇌를 일으켜 여러 가지로 그 마음이 동요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중생차별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 아닙니까? 그렇다면 광음천 중생이 번뇌를 일으켜 보다 거친 마음의 파동을 일으키게 될 때 당연히 광음천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자기 마음정도(삼매력)의 세계를 만나는 것도 당연하다.
이 땅에 회생한 광음천인도 그 마음이 더욱 거칠어지기 전까지는 자기 광명으로 살고 생각으로 음식을 삼으며 자유로이 날아다녔다고 하는 점은 광음천 천인의 정력 속성인 것도 이해가 되는 것이다. 다음에는 인간의 생활의 변화와 환경의 변화는 매우 흥미가 있다. 무엇보다 식량문제인데 최초에는 감천을 마셨고 다음에는 지미를 먹었으며 3단계에서는 지비, 4단계에서는 파라, 5단계에서는 자연경미를 먹었다고 했다.
그런데 당초의 생각으로 음식을 삼았던 중생이 음식물에 마음을 일으키고 그 맛에 탐착하여 음식을 탐하였을 때 몸에서 나던 광명은 사라지고 신통력은 잃었으며 미묘 단정한 천상사람의 모습을 잃었다. 뿐만 아니라 생활의 차별이 생겨 추한 자와 단정한 자가 나타나고 서로 시기하고 미워하여 투쟁심을 일으키고 그러는 사이 식량은 점점 거칠어지고 생활은 어려워져갔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서도 인간이 외적 감각에 탐착하여 마음을 일으키고 거친 마음이 날 때 중생 자신이 원래로 지녀온 정신적 육체적 능력을 점점 상실하게 되고 또한 식량이라는 생활 조건의 변동이 생긴 것을 알 수 있다.
셋째로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은 인간이 당초에는 남녀 구별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스스로가 지닌 삼매의 힘이 어느 정도 남아 있고 감천이나 지미, 지비 등을 양식으로 하고 있는 동안에는 인간의 남녀의 성은 없다.
그 때까지만 해도 광음천의 기본적 삼매력이 존속되었던 모양인데. 그것이 자연 경미를 먹기 시작한 때부터 남녀상이 나타나고 남녀가 서로 보며 점차 정욕이 생겨서 서로 친근해지자 당시에 큰 사회문제가 되었던 것을 알 수 있다.
이상에서 인간의 시초와 그 생활상을 살펴볼 때 무엇이 인간의 향상이며 무엇이 인간의 타락인가를 여실히 보는 것이다. 경계에 빠져들어 감각의 욕망을 만족시키고 나아가 그 마음에 대립심이 생기며 증오하고 다툼이 일어날 때 이것은 인간 타락의 길이다.
인간의 정신적 타락이나 생활상의 타락은 단순한 인간 자신의 타락에 그치지 아니하고 그 생활환경이 급격히 바뀐 것을 알 수 있다.
외적 감각에 의존하여 욕망을 일으키고 그 추구에 빠져들었을 때, 첫째는 인간이 지닌 정신적
능력이 감퇴하였고 다음에는 그 얼굴이나 몸매와 모습이 거칠고 추하게 되었으며 더 나아가 생활환경에 일대변화가 생기는 것이다.
이 점을 돌이켜 생각해 볼 때 최초의 인간설에 관한 경전의 말씀에서 우리들은 많은 것을 배우는 것이다. 보다 강한 자극을 요구하고 환락의 증대를 인간 조건으로 생각하며 물질 만능 문명의 지향성에 대하여 우리는 깊은 반성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장아함경중 소연경>,
<세기경 본연품>,
<중아함경 범지품>.
<대루탄경〉
옮겨온글
동하합장()()()
꽃사진ㅡ성덕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