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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얄팍한 판단: 헤 디케 (ἡ δίκη, 공의가/복수의 여신이)
파선에서 살아남은 276명은 '멜리데(몰타)' 섬에 상륙합니다. 비가 오고 추운 날씨에 위대한 사도 바울은 특권을 누리지 않고 솔선수범하여 나뭇가지를 주워 불을 피웁니다.
그때 뜨거움을 피하려던 **독사(Echidna)**가 바울의 손을 물어버립니다! 원주민들은 뱀이 매달린 것을 보고 "저 자는 바다에서는 살았으나, 복수의 여신 디케(Dikē)가 그를 심판하여 죽이는구나"라며 인과응보의 잣대로 그를 살인자로 정죄합니다. 세상은 고난을 받으면 항상 하나님의 저주라고 착각합니다.
사명자의 절대 보호: 메덴 카콘 (μηδὲν κακόν, 조금도 상함이 없더라)
그러나 바울은 비명도 지르지 않고 그 맹독성 독사를 불 속에 툭 떨어버립니다. 시간이 지나도 바울이 붓거나 죽지 않자, 원주민들은 그를 '신(Theos)'이라 부르며 경악합니다.
마가복음 16장 18절의 "뱀을 집어 올리며 무슨 독을 마실지라도 해를 받지 아니하며"라는 주님의 언약이 문자 그대로 성취된 것입니다! 하나님이 로마 황제 앞에 세우기로 작정하신 자의 생명은 유라굴로의 광풍도, 치명적인 독사의 이빨도 결코 뚫어낼 수 없습니다. 사명자는 사명이 끝날 때까지 절대 죽지 않습니다!
II. 멜리데의 축복: 죄수가 영적 통치자가 되다 (28:7-10)
(행 28:8-9) "보블리오의 부친이 열병과 이질에 걸려 누워 있거늘 바울이 들어가서 기도하고 그에게 안수하여 낫게 하매 이러므로 섬 가운데 다른 병든 사람들이 와서 고침을 받고"
복음의 절대적 생명력: 이온토 (ἰῶντο, 고침을 받고)
섬의 최고 권력자 보블리오가 그들을 영접합니다. 바울은 죄수의 신분이었으나, 병들어 누운 보블리오의 부친에게 들어가 기도하고 안수하여 낫게 합니다. 이 소문을 듣고 온 섬의 병자들이 몰려와 치료를 받습니다.
로마로 끌려가는 초라한 사형수가, 파선된 미지의 섬에 상륙하여 그 섬 전체에 하나님의 생명과 축복을 쏟아붓는 가장 강력한 영적 통치자로 군림합니다! 십자가의 복음을 가진 자는 환경의 지배를 받지 않습니다. 그가 밟는 모든 땅이 하나님의 생명이 뻗어 나가는 성소가 됩니다.
III. 로마 입성과 코이노니아의 환희 (28:11-16)
(행 28:14-15) "거기서 형제들을 만나 그들의 청함을 받아 이레를 함께 머무니라 그래서 우리는 이와 같이 로마로 가니라 그 곳 형제들이 우리 소식을 듣고 압피오 광장과 트레스 타베르네까지 맞으러 오니 바울이 그들을 보고 하나님께 감사하고 담대한 마음을 얻으니라"
구속사의 승전가: 호우토스 에이스 텐 로멘 엘다멘 (οὕτως εἰς τὴν Ῥώμην ἤλθαμεν, 이와 같이 로마로 가니라)
석 달을 머문 후 '디오스구로' 장식이 있는 배를 타고 이탈리아 반도로 진입합니다. 수라구사와 레기움을 거쳐 보디올에 상륙한 바울은 드디어 로마를 향한 '압피아 가도(Via Appia)'를 걷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와 같이 로마로 가니라!" 사도행전의 가장 감격스러운 승리의 선언입니다! 예루살렘에서부터 시작된 수많은 암살 위협, 산헤드린의 재판, 유라굴로의 광풍을 다 찢어버리고, 마침내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제국의 심장 로마에 십자가의 깃발이 꽂히는 순간입니다!
형제들의 환영과 담대함: 엘라베 다르소스 (ἔλαβε θάρσος, 담대한 마음을 얻으니라)
죄수의 몸으로 로마에 들어가는 바울의 마음 한편에는 인간적인 고독과 긴장감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알았는지 로마 교회의 성도들이 약 65km 밖의 '압피오 광장'과 50km 밖의 '트레스 타베르네(세 여관)'까지 벌떼처럼 마중을 나옵니다!
개선장군을 맞이하듯 달려온 형제들을 본 순간, 바울은 "하나님께 감사하고 담대한 마음(Tharsos: 용기, 뱃심)을 얻으니라!" 십자가의 코이노니아(교제)는 고독한 사역자의 심장에 불을 지피는 가장 강력한 하나님의 위로입니다.
IV. 이사야 6장의 선고: 이방 선교의 완전한 개방 (28:17-29)
(행 28:23, 27-28) "그들이 일자를 정하고 그가 유숙하는 곳에 많이 오니 바울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강론하여 하나님의 나라를 증언하고 모세의 율법과 선지자의 말을 가지고 예수에 대하여 권하더라... 이 백성들의 마음이 우둔하여져서 그 귀로는 둔하게 듣고 그 눈은 감았으니... 그런즉 하나님의 이 구원이 이방인에게로 보내어진 줄 알라 그들은 그것을 들으리라 하더라"
마지막 변증의 용광로: 페이돈 테 아우투스 페리 투 이에수 (πείθων τε αὐτοὺς περὶ τοῦ Ἰησοῦ, 예수에 대하여 권하더라)
로마에 도착한 지 불과 사흘 만에, 바울은 유대인 지도자들을 자신이 머무는 셋집으로 불러 모읍니다. 그리고 아침부터 저녁까지(Apo prōi heōs hesperas) 구약 성경 전체를 쥐어짜며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가 바로 그들이 기다리던 메시아임을 피를 토하듯 강론합니다.
유대주의의 최종적 거부와 심판의 선고:
그러나 그들의 반응은 엇갈렸고 흩어졌습니다. 이때 바울은 이사야 6장 9-10절의 그 무시무시한 심판의 말씀을 인용하여 유대 민족을 향한 최종적인 선고를 내립니다!
"성령이 이사야를 통해 하신 말씀이 정확하다! 너희는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는 우둔한 자들이다! 그런즉 하나님의 이 구원이 이제 '이방인(Tois ethnesin)'에게로 보내어진 줄 알라! 그들은 들으리라!"
로마의 한복판에서 터져 나온 이 선언은 유대 민족 중심의 구원사가 완전히 끝나고, 온 우주의 이방인들을 향한 은혜의 대문이 활짝 열어젖혀졌음을 공표하는 구속사의 거대한 도약입니다!
V. 거침없는 전진: 열린 결말과 아콜뤼토스 (28:30-31)
(행 28:30-31) "바울이 온 이태를 자기 셋집에 머물면서 자기에게 오는 사람을 다 영접하고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하며 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모든 것을 담대하게 거침없이 가르치더라"
로마 감옥의 역설: 이디오 미스도마티 (ἰδίῳ μισθώματι, 자기 셋집에)
바울은 로마 병사 한 명과 쇠사슬로 묶인 채(가택 연금) 2년 동안 셋집에 머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 로마의 연금 상태를 도리어 '가장 안전한 복음의 베이스캠프'로 역용하셨습니다. 바울은 이곳에서 찾아오는 모든 자를 영접하고, 에베소서, 빌립보서, 골로새서, 빌레몬서라는 찬란한 옥중서신을 집필하여 온 우주 교회의 심장을 폭발시킵니다!
사도행전의 위대한 피날레 (행 28:31): 아콜뤼토스 (ἀκωλύτως, 거침없이)
누가는 위대한 사도 바울이 황제 재판에서 순교했는지 석방되었는지 결론을 쓰지 않습니다. 사도행전은 주인공의 죽음으로 끝나는 영웅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누가는 기독교 2천 년 역사에 가장 맹렬하게 메아리칠 한 단어로 사도행전의 마침표를 찍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하며 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모든 것을 담대하게 '거침없이(Akolytōs: 그 누구도 금하는 자 없이, 아무런 장애물 없이)' 가르치더라!"
R.C. 스프로울과 마틴 로이드 존스는 이 한 단어 앞에서 엎드려 통곡합니다! "사도행전은 끝난 것이 아니다! 바울의 손발은 쇠사슬에 묶여 있었으나, 그가 전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로마 황제의 칼날도, 지옥의 권세도 결단코 막을 수 없이(Akolytōs) 전 우주를 향해 맹렬하게 팽창해 나갔다! 사도행전의 마지막 장은 '아멘'이 없다. 왜냐하면 성령께서 목사님의 강단과 아름다운교회를 통해 지금 이 순간에도 사도행전 29장을 '거침없이' 써 내려가고 계시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