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제목 엄마 마중 이태준 글/
김동성 그림
아가야, 오늘도 엄마를 마중 나왔구나~
엄마가 아침에 일러준 대로 따뜻한 모자를 쓰고 외투도 뜨시게 입고 조심조심 나왔구나.
너보다 훨씬 큰 어른들 사이에 안전지대를 ‘낑’하고 올라와 잎을 떨군 무시무시한 나무를 지나 커다란 전차가 들어오는 정거장까지 왔네.
이번 전차에 엄마가 따뜻한 미소를 띠며 전차에서 내리길 기다리지만 매정한 차장님은 그 어딘가에서 엄마를 태워주지 않았나 보다.
무뚝뚝한 아저씨만큼이나 바람도 세차고 차갑지만, 정거장에 사람들은 아가에게 신경도 안 쓰고 오고 가지만 괜찮아, 엄마는 지금 아가에게 줄 따뜻한 호떡을 품에 안고 차가운 바람을 가르고 전차에 올라 탔을 거야. 오늘따라 엄마의 일이 늦게 끝났나 봐.
그래도 마음 착한 차장 아저씨가 친절하게 아가에게 위험하니 서성이지 말고 한자리에서 엄마를 기다려야 한다고 일려주었네.
나도 우리 아가들을 키울 때 혹시라도 엄마를 잃어버리면 잃어버린 그 자리에서 엄마를 기다리라고 말해주었었단다. 서로 찾아 헤매다가 어긋나면 영영 못 찾을 수도 있거든.
날은 점점 더 어두워지고 바람은 차가워져 코가 얼어 쫄쫄 콧물이 흐르지만, 우리 아가는 얌전히 엄마를 기다리는구나. 나는 정말 깜짝 놀랐잖아!! 대단하다 아가야~~정말 이쁘다.
아가는 아마 더 크고 나면 훌륭한 어른이 되었을 거야! 왜냐면 엄마를 한자리에서 오랫동안 기다린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거든. 게다가 이 추운 날 어두워지는 거리에서 무서운 생각을 털어내며 혼자서!
아가야, 걱정하지 마. 엄마는 아가를 많이 사랑하고 너 또한 엄마의 사랑으로 잘 클 거야.
우리 나중에 다시 만나자~~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