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논술 전형으로 합격하였습니다. 처음 합격창을 보았을 때는 잘못 본 줄 알고 몇 번이나 다시 확인해 보았습니다. 그러고 나서 곧장 부모님께 전화로 합격 소식을 알렸는데, 전화하는 내내 1년 동안 열심히 공부하고, 또 대입을 준비한 과정이 떠올라 눈물이 나더라고요. 논술로 가고 싶었던 대학을 가는 경험은 정말 짜릿했습니다. 제 내신 성적은 약 3.2로, 제가 교과나 학종으로는 절대로 갈 수 없는 대학을 합격했다는 사실에 더욱 감격했던 것 같습니다. 논술을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것은 최저 기준이었습니다. 최저가 높으면 실질 경쟁률이 많이 줄어든다는 말을 듣기도 했고, 또 평소 내신에 비해 모의고사가 1~2등급으로 높은 편이었기에 논술로 쓰는 대학을 모두 최저가 높은 대학으로 골랐거든요. 결국 수능 때 국어 2등급, 영어 1등급, 생활과 윤리 1등급으로 3합 6이라는 높은 최저를 맞추고 약 나흘 동안 파이널 수업을 들은 뒤 논술 시험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 파이널 수업이 제게 정말 큰 도움이 되었어요!!) 이화여대의 경우 답안지의 분량에 비해 시간이 부족해 1번 문항은 반을 겨우 넘겼고, 2번, 3번 문항만 끝까지 채웠습니다. (3번 문항은 영어 제시문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 제시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통으로 해석한다는 느낌으로 작성했습니다.) 이대는 특히나 분량을 중요하게 여기는 학교라는 말을 들었기에 사실상 불합격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분량을 채우지 못한 제가 합격한 것을 보아하니 역시 논술은 학교가 원하는 키워드를 정확히 제시하고, 또 글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건 이대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인강, 개인 과외, 셀프 첨삭 등 다른 논술 공부는 전혀 하지 않고, 일주일에 한 번 있는 수업만 열심히 들은 학생으로서 제 논술 공부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가 숙제를 매번 해 가는, 성실한 학생은 아니었기에 숙제를 열심히 하라는 얘기를 당당하게 하지는 못 하겠지만, 한 번 글을 쓸 때는 최대한 집중해서 꼼꼼하게 쓰고자 노력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숙제는 해 가면 해 갈수록 느는 것 같아요. 그리고 선생님께서 평소 수업 때 강조하시는 이성과 감성, 객관과 주관 등 대비되는 개념은 논술 제시문을 분석할 때 정말 유용하게 쓰입니다. 또한 중간에 들려주시는 역사적, 윤리적 지식도 논술 문제를 풀 때 배경지식이 되니 수업도 열심히 들으시길 바랄게요.
‘논술은 로또다.’라는 말이 있는데, 저는 그 말이 사실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선 논술 시험은 분명한 정답이 있는 시험입니다. 학교에서 제시하는 모범 답안이 있고, 채점 기준이 준비되어 있고, 출제 의도가 존재한다는 뜻입니다. 물론 약간의 운이 따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기본적으로 글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실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실력은 기르면 됩니다. 여러분도 충분히 할 수 있어요.
논술 준비를 하면서 힘들고 지칠 때마다 문제집 뒤에 있는 합격 후기를 읽으며 마음을 다잡았던 경험이 있는데 이 글도 친구들과 후배들에게 응원이 되는 글이었으면 좋겠네요. 합격 후기의 다음 주인공은 여러분이 되길 바랍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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