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여유
2018100307 신해윤
‘별로 다른 거 없네.’
대학 생활을 시작한 그 주 주말에 든 생각이었다. 극단적으로 얘기해서 고등학교 때는 5일 가던 학교를 대학 와서는 4일만 가도 된다는 것을 제외하고 크게 다른 것은 없었다. 자사고에 다녔던 나는 고등학교 때도 이미 짜여있는 시간표대로 수업을 들은 것이 아닌, 듣고 싶은 과목을 스스로 정해서 수강신청을 해서 시간표를 만들었다. 심지어 공강 시간도 있었다. 동아리도 정말 활발했다. 술 마실 시간에 활동을 해서 그런지 대학 동아리만큼 아니면 오히려 더 활동적이었던 것 같다. 한 학기에 적어도 2번의 학회에 참석하고, 적어도 2개의 대외활동을 준비하며, 학술제와 같은 교내 행사에도 참여했다. 동아리가 아니어도 마음 맞는 친구들끼리 모여서 단기 프로젝트도 많이 진행했다. 이면지가 너무 많이 생기는 것을 보면서 문제를 인식한 친구들끼리 모여서 이면지노트를 제작해서 판매하고, 수익금은 기부를 했다. 지금 와서 생각을 해보면 고등학교 생활과 대학교 생활에 차이가 없는 것이 아니라, 일주일만으로는 그 차이를 느낄 수 없었던 것이다.
대학생이 되었음은 ‘여유’를 통해서 느꼈다. 중학교 때부터, 쉬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다. 쉬는 것이 오히려 힘들고, 부담스러웠고, 불안했다. 매일같이 새벽 3시에 자는 것은 별로 힘들지 않았지만, 잠을 많이 자는 것은 힘들었다. 몸이 힘든 것보다 마음이 힘든 게 더 견딜 수 없었고, 지금도 그렇다. 대학생이 되고 나서 와 닿은 첫 번째 변화는 시간적 공백이었다. 일단 학교를 4일밖에 가지 않고, 학교를 가는 날에도 수업이 3개씩밖에 없었다. 늘 할 일이 많아서 예전에는 일찍 잘 때가 새벽 2시였는데, 대학을 가고 나서는 밤 12시만 되도 딱히 할 일이 없었다. 처음에는 ‘이렇게 쉬어도 되는 걸까’ 싶으면서 불안했다. 12시에 침대에 억지로 몸을 눕히고서도 잠에 들지 못했다. 침대에 누워서 새벽을 맞이하며 학교를 가는 것 외에 무엇을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의무감에서 시작된 답답하고, 무거운 고민이었다. 하지만 매일 새벽 고민이 계속 될수록 이 고민은 가볍고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시간이 된 것이다. 시간적 공백은 점점 시간적 여유로 바뀌게 되었고, 스스로를 알아가는 데 집중했다.
새벽 고민을 통해서 음악을 시작했다. 소속 학과인 ‘경영학과’와는 거리가 먼 선택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악을 배우기로 결정한 것은 ‘경영학과’를 선택했던 이유와 같다. 궁금하고, 배우고 싶고, 하고 싶기 때문이었다. 실용음악학원을 등록했고, 학과 공부와 병행하기 시작했다. 솔직히 말해서 잠 잘 시간도 없이 바쁘고, 피곤하다. 하지만, 피로를 뛰어넘는 즐거움과 뿌듯함이 뒤따라와 학과 공부도, 음악도 그만둘 수가 없다. 낮에는 학과 공부를 하고, 밤에는 음악을 하는 생활을 지속할수록 두 가지가 분명해진다. 첫째, 앞으로 사회에 나갈 때 꼭 하고 싶은 일을 해야겠다는 사실이다.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즐겁다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좋아하기 때문에 힘들어도 계속하게 되고, 좋아하기 때문에 그 순간 자체가 의미가 있고, 좋아하기 때문에 더욱 잘할 수 있는 것이다. 좋아하는 일을 할 때 열정적인 자신을 보며 직업을 갖게 된다면 좋아하는 분야인지를 꼭 검토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나 더 분명해지는 사실은 ‘어떤’ 음악을 하고, ‘어떤’ 경영자가 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안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고등학교 때에는 ‘행복하고,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이라는 추상적인 꿈을 가지고 있었다면, 대학생인 나는 추상적인 꿈을 구체화시켜야 한다. 대학 이후에는 정말로 사회에 나가기 때문에 꿈을 구체화시킬 수 있는 마지막 시기가 대학생인 이 시점이다.
대학생인 이 시기에 어떤 직업을 가질지에 대한 고민도 중요하지만, 직업을 갖고 나서 어떤 방향으로 일을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더 중요하다. 마치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 헤매다 음악하고, 경영을 찾게 되었을 때 ‘어떤’이라는 의문이 드는 것과 마찬가지로 무엇을 쫓으며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대학을 다니면서 해야 한다.
나는 대학생이자, 예비 사회인이다. 사회에 나가기 전, 인생을 준비하기 위해 대학생인 지금 여러 고민의 답을 찾아나서야 한다. 단순히 어떤 직업을 갖고 무엇을 하면서 살 것인지를 넘어서, 무엇을 쫓으며, 어떤 자세로 살아갈 것인지를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여유롭게 호기심을 탐색할 수 있는 시기, 호기심을 확인해도 잃을 것이 없는 이 시점에 삶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은 행복한 삶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대학생인 나는 오늘도 스스로에게 묻고, 스스로 답을 하려 노력한다.
첫댓글 열심히 쓴 글이네요 ~ 이 글에서는 새벽에 잠이 든다는 것, 그리고 시간이 많아서 음악공부를 새로 시작했다는 것이 눈에 띄어요. 이부분에서 그냥 설명하지 말고 상황묘사에 좀 더 힘을 솓아보세요. 음악을 어떻게 하고, 내게 어떤 변화를 주었는지 드응 좀 더 구체적으로 `~~~
구체적으로 생생하게 작성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해보겠습니다~